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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고 나서

수족구 때문에

엄청 아프고 나서

많은 게 변했습니다.

 

우선 오전에 놀이집에 맡길 때

미루가 엄청 웁니다.

 

"어찌나 울던지 속상해 죽는 줄 알았어"

 

수족구 이후 첫날

미루는 아침에 놀이집 맡길 때에도 울었는데

오후에 찾으러 갔을 때도 울고 있었습니다.

 

우리의 타는 가슴은

아예 무너집니다.

 

놀이집에 있는 시간을

점점 늘리려고 했던 우리는

미루를 다시 오후 2시에 찾기로 했습니다.

 

수족구 후 둘째날

미루는 여전히 울면서 헤어졌습니다.

 

"내가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친구한테 전화를 해봤거든?"

 

당분간 놀이집에 맡기지 말고

미루를 집에서 데리고 있어야 하나

머리를 쥐어뜯고 있었는데

주선생님이 매우 그럴듯한 설명을 합니다.

 

"아프고 나면 애들이 잘 안 떨어질려고 한대...

그때 놀이집 안 보내면 애들은 인제 안 가는구나 좋아하는데

그러다가 다시 보내잖아? 그러면 절망감이 더 커진대"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대신에 일찍 찾는 건 좋은 것 같애.

그러면 미루가, 놀이집은 안 갈 수는 없는 곳이구나. 하지만 내가 힘들면

엄마 아빠가 일찍 찾으러 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역시 힘들고 어려울 때

감동의 멘트로 상황을 돌파하는

주선생님 답습니다.

 

말을 듣고 보니

다시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래! 우리 잘 해 보자!!!"

 

수족구 후 셋째날. 오늘 아침.

 

놀이집에 들어간 미루는

밖에서 다 들리게 비명을 질렀고,

주선생님은 한참 동안 밖에 서 있었답니다.

 

자신감은 다시 사라지고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아~그때, 미루가 운 거 아닌대요?

미루가 들어오자 마자 다른 애가 비명을 지르면서 울더라구요"

 

미루는 오늘 놀이집에서 잠도 자고

재미있게 놀기도 했답니다.

다시 적응을 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제야 마음이 한결 놓입니다.

 

놀이집 적응은 이렇게 어렵지만

미루는 아프고 나서

갑자기 똑똑해졌습니다.

 

말귀도 잘 알아듣고

손으로 물건을 가리키면서

말도 막 합니다.

 

아프고 나면 애가 팍 큰다는 데

정말 그런 것 같습니다.

이래서 놀이집에도 다시 빨리 적응하나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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