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배가 나오다

미루가 앉아 있는데

배가 아주 불룩합니다.

 

"상구, 얘 봐...배가 왜 이렇게 나왔냐"

 

금방 젖을 먹긴 했지만

이건 좀 지나치게 많이 나왔습니다.

 

그래도 말은 좋게 해야 합니다.

 

"막 젖먹은 후라서 그런 거 아닐까?"

"그런가?"

 

"그나저나 미루는 팔 다리가 긴게 벌써 어른 몸매 같애"

 

자기 애라고

주선생님은 미루 팔 다리가 길답니다.

저도 호응해줬습니다.

 

"그러게 배 나온 것도 꼭 어른이랑 똑같고"

"뭐가 똑같애?"

 

주선생님의 물음에 저는

 

우리는 보통 성인 남자를 그릴 때

근육질에 날렵한 몸을 그리지만

사실 현실의 성인 남자는 대부분 배가 볼록하다는 취지의 말을 했습니다.

 

"그렇군"

 

대화는 가볍게 했지만

걱정이 돼서 우리는 결국

병원을 찾았습니다.

 

"복벽이 약해서 애들은 배가 다 그렇게 나와요"

 

괜한 걱정의 대가들 다운

행동이었습니다.

 

그래도 애들은 다 그렇다는 걸 확인하니까

마음은 안심입니다.

 

장인어른이 찾아오셨습니다.

 

"얘 배가 너무 나왔구만"

 

안 그래도

걱정이 돼서 병원에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우릴 비웃어줬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얘기를 들으신 장인어른의

반응은 이랬습니다.

 

"그래도 배가 너무 나왔어"

 

이유식을 먹이려는데

미루 배를 만지시면서

또 한 말씀 하십니다.

 

"안 먹어도 배부른데 뭘 그렇게 열심히 먹여"

 

속으로 외쳤습니다.

"미루야 꿋꿋하게 많이 먹어라~"

 

어른들 불룩한 배는 일반적이지만 정상은 아닙니다.

미루의 배는 일반적이고 정상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