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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여기 참 좋다"
처음 주선생님과 이 동네에 왔을 때
주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 옆에는
임대 아파트가 잔뜩 들어서 있습니다.
그래서, 휠체어 탄 장애인들이 유독 많습니다.
우리가 처음 여기 왔을 때에도
여기 저기서 휠체어들이 막 다니고 있었습니다.
보통 이런 곳을 보면 사람들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여기 집 값 안 오르겠다"
그런데 우리 주선생님은
너무 자연스럽게 여기 참 좋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소외 받는 사람들에 대한 본능적 연대감 같은 걸 갖고 있습니다.
저는 머릿속으로야 주선생님과 똑같이 생각하고 말은 잘 합니다.
몸에 체화된 상태는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노력 중입니다.
그 날 이후로 이 동네에 살면서
참 여러가지 광경을 봅니다.
공원에는 장애인과 노인 전용 체육시설이 있습니다.
운동장에서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여서
크리켓을 합니다.
얼마 전에는
할머니 한 분과
그 분의 장애인 딸과
그리고 그 딸이 난 아이가 함께 산책하는 걸 봤다고
주선생님이 와서 얘기해줬습니다.
장애인 딸을 가진 부모 상당수가
딸에게 불임 수술을 해주는 게 현실인걸 감안하면
그 할머니, 진짜 훌륭하신 분입니다.
예전에, 미루를 임신했을 때 한 동안
"우리 애는 어디 이상 없겠지?"하는
걱정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은 어느날
주선생님이 해준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 사라졌습니다.
"있잖아. 광진구에 정립회관.. 거기 문제 있어서 사람들이 농성하고 그러잖아.
내가 아는 사람이 거기 갔다가 중증 장애인 한분 하고 얘기하는데 그 분이 그랬대.
자기는 자기 부모님한테 참 감사하다고.
그래서 조금 의아해하면서 감사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부모님이 자기를 지우지 않고 나아주지 않았냐고... 그래서 참 고맙다고 하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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