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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가 오늘 또 아팠습니다.
아침부터 열이 나서
병원에 데려갔더니 감기였습니다.
하루 종일 '병간호'를 하면서
줄곧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내가 잘 하고 있나?"
사실 이건 육아를 시작하고 나서부터
계속해서 드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인생이 배우면서, 부딪히면서 사는 거지만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해서
가르쳐주는 사람도 없이
뭔가를 불안하게 해온 경우가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여튼 육아의 길은 멀고 험합니다.
주선생님 역시 비슷한 고민이 있습니다.
그런데 저하고 표현은 좀 다릅니다.
"난 모성애가 부족한 것 같애.."
근데 제가 매우 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모든 산모들이 이런 말을 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힘들어서
이런 상황에서 무한한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사람은
원더우먼이나 슈퍼맨 뿐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사회가 워낙에 '모성애'를 심하게 강조합니다.
며칠 전에 감자부침가루를 샀는데
포장지에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어느 죽 집 젓가락 포장지에는
'진짜 맛있게 만들었습니다'를 이렇게 써놨습니다.
"어머니의 정성으로 맛을 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새로 엄마가 된 사람들이 애 낳기 전에 스스로
"엄마는 무릇 이래야 해~"하면서 생각한 게 있을 텐데
자기가 막상 엄마가 되고 나서보니까
이게 잘 안되는 겁니다.
모성애가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법 합니다.
하지만, 이건 엄마들 잘못이 아닙니다.
암튼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할 일은 해야 합니다.
우선 저의 과제는 미루를 아프지 않게 하는 것
그리고, 머리 모양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이런 걸 잘 해내면
'내가 잘 하고 있나' 하는 불안감은 없어질 것입니다.
미루 열이 좀 내렸을 때
전 두 번째 과제를 잊지 않기 위해
고개를 힘차게 왼쪽으로 돌리면서 외쳤습니다.
"지금부터 잠은 무조건 왼쪽으로~~!"
이 모습을 보고 주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상구~그건 오른쪽이야~"
음...제가 정말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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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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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저도 그 불안감에 아직도 시달려요. 특히 백일전에는 뭐랄까, 이렇게 막막한 길로 안내자도 없이 내몰린 것에 대해 원망이 가득했지요. 저는 그런 원한으로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ㅎㅎ그런데... 아기 키우기는 백일까지가 제일 힘들었어요. 아마 아기가 너무 연약해서 그랬나봐요. 아기가 씩씩하게 신체활동과 감정교류를 시작하는 앞에 놓인 세월은... 지금에 비해 내리막길일 겁니다. 기운내세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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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goo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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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그럼 지금부턴 내리막길? 우하하~신난다~!!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