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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지 수업을 하고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갔습니다.
식사가 나오고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문득 앞에 놓여 있는 숙주나물무침에 눈길이 갔습니다.
"이거 숙주나물이지?"
"응"
예전에는 콩나물하고 숙주나물을 구분 못해서
몇 번이나 "야, 이 콩나물 무침 맛있다~"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넓은 아량으로 저를 품어주신
주선생님께 지금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말을 했습니다.
"가만있어봐..이건 당근이네..
숙주나물은 데쳤을거고..
이건 안 데치고 그냥 채만 썰어서 넣었나?"
주선생님 귀찮을텐데 대꾸해줍니다.
"그런 것 같은데..어차피 안 익혀도 당근은 먹잖아.."
"이건 부추냐, 실파냐..부추구만.."
"그래, 부추 맞네.."
"근데, 왜 파는 안 넣었지?
무침하는데 마늘은 당연히 들어갔고, 파도 넣어야 하지 않나?"
"그러게, 이 집에선 안 넣나보네.."
"간장은 안 넣고 소금으로 간 한 것 같고..
당근 사 놓고 별로 쓸 데가 없었는데 이거나 한 번 해 먹어봐야겠다.."
예전에 식당에 가면
무슨 반찬이 나오든 그냥 먹고 나오면 그만이었는데
요즘은 반찬 하나하나에 관심이 많이 갑니다.
밥상에 대한 저의 관찰력이
점점 예리해지고 있는 겁니다.
옆에서 퍼져 잔 미루 덕에
맛있게 밥을 먹고 개운한 기분으로 식당 밖을 나왔습니다.
주선생님이 말씀하십니다.
"이야~맛있게 먹었다."
제가 말했습니다.
"이야~한 끼 때웠다~"
저는 밥을 맛있게 먹은 것 보다는
이렇게 해서 한 끼를 또 무사히 해결한 것이 훨씬 기뻤습니다.
직접 안 차리고 밥 먹은 게 기뻤습니다.
주선생님 잊지 않고
평가를 해주셨습니다.
"오~~주부의 자세~~"
이제 확실히 주부가 돼 가고 있습니다.
내일 아침은 모시조개국입니다.
댓글 목록
진경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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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조개국 진짜진짜 좋아했는데...주부가 되고 나서는 오히려 조개국 못 먹는다는 거 아녜요. 해감시켰더니 발을 척하니 내놓은 조개들을 끓는 물에 넣는 것이 슬퍼서요 ㅠ.ㅠ 어떡하죠. 조개국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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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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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 봐도 주부 레벨의 최절정은 육아인 것 같아...부가 정보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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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조개국이랑... 전어 먹고 싶네요~~ 아님.. 매운낙지(쩝쩝..글의 주제와 벗어나 입맛만 다시고 있음)부가 정보
sanggoo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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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맘/ 놀러오세요...조개국 끓여드리지요..말걸기/ 맞아..최절정..ㅠㅠ
re/ 저도 먹고 싶은 거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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