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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이야기

 

 

 

 

 

돌 사진을 찍고 보관해둔, 인형 상자 속에 담긴, 한살인 채로 늙어버린... 죽거나 썩기 직전의 거무스름한 나를 엄마가 우리에게 넘겨주었다. 남편이 그걸, 상자에서 꺼내 키우자고... 팔다리가 종이기둥에 와이어선으로 묶여있는 것을 그냥 보기 힘들다고 했다. 그런 남편이 너무 이상했지만, 그러자... 설득 당했다. 우리는 아이를 꺼내 이불 위에 뉘였다. 멍이 든 것처럼 검푸른 빛이 돌던 아이는 조금씩 하얗게 생기를 되찾아갔다. 그 다음은 선명한 기억이 없다. 나는 이래서는 안 된다, 아이를 다시 넣자고 했던 것 같다. 남편이 반대를 했던가. 나는 아이를 들고 욕실로 가서 샤워기를 들었다. 수채구멍에 재 같은 것들이 투두둑 떨어졌다.

 

열흘간 명치께가 답답했고, 나의 명치가 다시 아플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는 다시 살아야 한다. 아니 처음부터 다시 살고 싶다. 이제 나는 속이 후련할 것 같다. 우리가 다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휴무 둘째 날이다. 많은 잠을 잤다. 오늘 고등학교 수학 문제집을 한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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