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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 시대가 왔다!!

나는 원래 글에 그림이나 음악 넣는거 무척 싫어한다. 아니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림 넣고 음악 넣어서 그럴싸해진 글을 보면 무척이나 기분이 좋기는 하다. 다만 그러한 과정이 귀찮을 뿐이다. 아주 귀찮다. 그림 구하고 음악 구하고 다시 그것을 태그까지 넣어가며 편집하는 과정이.

 

그럼에도 한때 그림을 넣고 음악을 넣어가며 글을 썼던 이유는 워낙에 텍스트만 죽어라 올려놓으니까 사람들이 잘 안읽거든. 진짜 안읽는다. 내용 없어도 일단 사진이 있고 음악이 있으면 어떻게든 찾아 읽는데, 나처럼 괜히 글만 긴 경우는 별로 잘 읽지 않는다. 그래서 경쟁력 재고 차원에서, 나도 인기 좀 끌어보겠다고 그림도 넣고, 음악도 넣고 했다.

 

그런데, 이제 그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어졌다. 위대하신 저작권님 덕분이다. 그림을 넣으려 해도 그림의 저작권이 걸린다. 음악을 넣으려 해도 음악의 저작권이 걸린다. 그렇다. 이제는 핑계가 생긴 것이다. 그림도 음악도 넣을 수 없는. 그야말로 온리텍스트를 지향하는 나의 본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제 그림 넣고, 음악 넣는, 멀티미디어적인 포스트로 인기를 끄는 시대는 갔다고 봐야 한다. 이제 멀티미디어 포스트는 끝났다. 다시 80년대식의 텍스트 위주의 포스트 시대가 돌아왔다. 그림도 음악도 넣는 걸 귀찮아하는 나같은 텍스트족의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한 것이다.

 

하이텔 VTX화면이 사라지고 나서 다시는 텍스트의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꿈이라 생각했던 텍스트 시대가 저작권법으로 인해 다시 돌아왔다. 90년대 감성에 머물러 있는, 아직은 아날로그적인 텍스트세대인 나를 위해. 복고의 위대함이여. 저작권법의 은혜에 축복이 있을진저. 바야흐로 내 시대의 도래다. 프하하하하하하~!!!!

 

그런데 나중에는 영화 보고 평론 썼다고 저작권법에 걸어버리는 건 아니겠지? 제목을 마음대로 인용했다고. 내용을 마음대로 인용해 썼다고. 상상만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마음을 조인다. 설마. 진짜 설마로만 끝나고 말겠지? 불안하다. 아무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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