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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생명

#1

이번 주말 내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하루는 물대포를 쏴대더니 다음날은 소화기다. 물대포 맞고 온몸이 젖었지만 열심히 함께 시위를 했고, 새벽 3-4시경이 되어가자 온몸이 으슬으슬 춥더라.

순간 든 생각은,

이제 수도민영화되면, 물대포에 맞아도(서울시가 자랑하는 아리수라도 뿌려주지, 물에서 냄새나더구나) 수도세 걱정에 샤워도 못하고, 의보민영화되면 물대포 맞고 감기걸려도 제대로 치료 못받겠구나.다

이래저래 집회에 참여해야할 의무감만 불타오른다.

그래서 엄청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요일에도 집회에 갔다. 혹시 물대포를 또 쏠까 우의도 준비하고, 추워질까 옷도 두껍게 입고 갔으나, 물대포는 안뿌리고 참 더웠다; 나의 예측은 이리도 빗나가는군.

 

#2

집회에 있으면 전경과 싸우는것도 일이지만 내부투쟁도 참으로 빡세다 -_ -

대오가 부족해지자, 참여자들에게 앞으로 와, 대오를 만들어달라고 소리를 지르자, 어디서 술한잔 거하게 하신 분이 와서는

"아가씨 잘하네 참, 수고해"이라고 반말로 찍찍 갈겨댄다. 거기다 어깨를 툭툭치려고 까지한다 -_ -

그래서 "알겠는데, 반말은 하지마세요."라고 친절하게 말했으나(물론 표정은 썩어있긴했다) 여전히 반말로 우습다는듯이 계속 헛소리를 한더니 가려고한다. 그래서 "그래~ 잘가라~"라고 같이 반말했다능.

 

거기다, 닭장차 위에 올라가있는 전경들에게 외치는 참여자들의 구호 "키스해 키스해" -_ -

와 이게 도대체 무슨 맥락에서 나오는 구호? 아무리 즐겁게 액숀을 하는건 좋지만(물대포 쏠때 온수! 온수! 온수!라고 외치거나, 전경들을 향해 "취침점호 보장하라"등등은 참 재밌다) 할 구호가 있고, 안 할 구호가 있는거다. 요런 호모포비아적 발언을 서슴지않고 하다니-_ -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결정한것은, 뻘소리가 나오면 그냥 무난한 구호를 더 크게 외쳐서, 뻘소리를 묻히게 하는것,(그래서 툭하면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죽어라고 외쳤다. 내 목소리 지못미ㅠ)

 

너무나 많은 대중들이 모인 집회판이다보니, 문제로 다가오는 것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집회를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것. 분명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집어가며, 액숀을 취해야할 필요가 있다.

 

#3

촛불집회를 참여하다보니, 나의 적은 전경도, 뻘소리도, 물대포도 아니었다. 바로 체력급저하.

이틀밤을 광화문일대에서 보내다 보니, 이거 뭐 체력이 남아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물대포 맞은 후 모닥불 앞에 앉아 "이대로 눈 감고, 일어나면 그냥 유치장 안이었음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월요일 수업에 들어가 4시간 내리 졸아버리는 나를 보며, 이렇게 체력 저하되서 집회 못나가면 2MB랑 전경이랑 한나라당이 좋아할거야.라는 생각에 공포가 엄습했고,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수요일까진 좀 체력단련을 하고, 5일부터 달려야겠다. ㄱㅎ과 함께 연행결의를 하고 집회가기로 했으니, 72시간동안 한번 달려보겠어.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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