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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8
    세상에서 가장 죄책감을 느끼며 핀 한 대(16)
    ㅇㅅㅇ레이
  2. 2008/06/13
    허거걱(1)
    ㅇㅅㅇ레이
  3. 2008/06/12
    610 촛불시위(4)
    ㅇㅅㅇ레이
  4. 2008/06/04
    체력이 생명(10)
    ㅇㅅㅇ레이

세상에서 가장 죄책감을 느끼며 핀 한 대

얼마전 엄마가 서울에 오셨다.

엄마는 내가 흡연자라는 걸 모르신다.(물론 그게 아닌걸로 판명 났지만 ) 그래서 엄마를 만나기 3시간전부터 금연도 하고, 양치도 하고, 손도 씻고 온몸을 탈탈 털며 담배냄새를 없앴다.

하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남기고 말았다.

핸드폰 메인에 써둔 문구 [금연결심ㅇㅅㅇ레이]

엄마는 그 문구를 보더니, 나에게 "너 설마.."라는 말을 남기고 잠시 밖으로 나가셨다.

난 속으로 "이제 난 죽었어, 길바닥에서 무지 쳐맞겠지ㅠ_ㅠ"라며 생존의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엄마로 말하자면, 절때로 가족이 담배피는 꼴을 못보신다. 아빠도 그래서 20년 흡연생활을 청산하셨고, 오빠도 몰래피던 게 걸려서 죽을듯이 맞고 끊었다(고 하지만, 역시 모를 일)

 

그런데 엄마가 당체 들어올 생각을 안해서 나가보았더니, 엄마가 울고계셨다.

헉. 우리 엄마가 이런일에 울 사람이라고 전혀 상상도 못한 나는 당황해서 머리를 3초간 열심히 굴렸다.

역시 이때는 막내딸이라는 나의 위치를 최대한 이용하는 수 밖에 없었다.

 

필/살/애/교 + 거짓말

 

홍대 근처 건물 엎에서 엄마에게 앵겨 떨어지지 않은채 갖은 애교와 협박과 거짓말을 하기 시작했다.

 

나 : 엄마~ 내가 잘못했어, 이제 착한 딸 할게~ 울지마, 엄마가 우니까 내가 더 슬퍼어어어어~

엄마 : 떨어져 남들이 본다.

나 : 남들이 보든 무슨 상관이야~ 모녀 지간에. 엄마아아아아아아아앙~ 

엄마 : 떨어지랬지. 너한테서 담배냄새나.

나 : 무슨 소리야~ 나 금연한지 3개월(은 개뿔. 3시간-_ -이었으나)됐어. 무슨 냄새가 나아~

엄마 : 너 미워 저리가.

나 : 엄마. 엄마가 이렇게 울고 나 안보고 집에 내려가면, 나 걱정되서 어떻게 시험공부해? 엄마, 나 맘편하게 시험공부하고 싶어. 그런데 엄마 이렇게 나 속상하게하고 집에 갈꺼야? 응?

 

요렇게 계속 앵겨서 갖은 애교를 떨었더니, 엄마가 넘어오셨다.

 

엄마 : 너 진짜 금연한거 맞지? 너 원래 담배피는거 알고 있었는데, 믿을라 했거만, 이렇게 걸리니? 이제 진짜 피지마, 알았지!

 

이렇게 엄마와의 이야기를 끝낼 무렵, 나의 구원자 ㅅㅇㅅ이 나타났다.

엄마한테는 친구 데려올게 라는 말과 함께 ㅅㅇㅅ에게 달려가 짧게 사건공유를 하고.

나의 금연기간은 3개월이니라. 라고 주입시켜두었다.

 

다행히, 엄마가 집에 돌아가는 시간까지 ㅅㅇㅅ과 함께 했고, 난 더이상 질책받지도, 맞지도 않았다.

ㅅㅇㅅ 사랑한다. 우리 잘살자.ㅋㅋ

 

엄마를 지하철을 태워 보낸 후, 약 6시간을 니코틴 없이 보낸 나는 근처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서 하나 입에 물었다. 그리고 불을 붙이려는 순간. 어찌나 죄책감이 몰려오던지 -_ - 이걸 펴 말어,라고 3초 고민했다.

손도 은근 떨리고.(죄책감때문인지 금단증상인지 -_ -ㅋㅋ)

 

어쨌든. 이렇게 엄마와의 사건은 종결되었다.

물론 이 시건때문에 엄마와 엄청난 논쟁을 하긴 했지만, 우선 여기까지 정리해야겠다.

다음 포스팅은 엄마와 나의 흡연 논쟁을 써봐야것다.

 

아. 엄마 진짜 미안해요. 엄마가 진보불로그까지 오지 않을거라고 믿어요.

진짜. 나 흡연하는거 빼곤 엄마한테 거짓말하는거 딱 하나 밖에 없어요.

사랑해요. 엄마.(보진 못하겠지만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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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거걱

#1

그동안 집회다 뭐다 바쁘고 바쁘다보니 학교생활을 굉장히 등한시 했더랜다.

 

밀린 보고서를 쓰려고 인터넷으로 개설되어있는 학교 사이트에 들어가보았더니, 지금까지 보고서 안낸 사람들은 그냥 0점 처리하겠다고 교수님의 글이 올라와있다;;;;

 

그냥 보고서라면 지금이라도 후루룩써서 대충 메일로 제출한다음에 빌면되겠지만, 영어로 쓰는 보고서다보니 대충 갈겨쓸수도 없다.

 

이대로 0점을 받는것인가ㅠ_ㅠ 20%나 들어가는데, 이건 아니됀다.

 

이러다가 절대평가과목에서 C미만을 받는 일이 발생할거다. 안된다안된다.

 

우선 교수님께 내일 정오까지 꼭 제출하겠으니 봐달라고 애원하는 메일을 보내두었는데, 이거 뭐 괜찮을까 어쩔까 전혀 감이 안잡힌다ㅠ

 

(그 와중에 불질을 하고 있는 나는 무엇인가-_ - )

 

진정 이번학기 성적이 불안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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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 촛불시위

#1

 

신촌에서부터 출발해 시청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꽤 많은 대오가 모였고, 탐탁치않은 기자들의 사진기를 피해보고자 날씨도 더운데 마스크로 얼굴을 꼭꼭 싸매고 걸었다. 어쨌뜬 610 촛불시위에 뭔가 커다란 기대를 했었다. 시청앞에 모였을 때 수많은 사람이 이미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은 무슨일이 있어도 청와대로 나아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기대를 해버렸다.

 

여기는 사람들이 모두 스크럼을 짜고 앞으로 한두걸음씩만 나간다면, 전경들의 방패따윈 문제되지 않을텐데, 라고 친구들과 농담아닌 농담을 하며 행진을 시작했다. 광화문을 지나 명박산성을 한번 구경하고, 서대문을 향해 행진을 하였다. 행진코스가 어딘지 전혀 공유되지않는 상황에서 어떤 무리는 앞이 막혔다며 돌아오고, 어떤무리는 경찰청으로 향하고. 경찰청에 도착했을 땐, 난 혹시 사람들이 어청수를 겨냥해서 이 코스를 만든건가.진지하게 고민했지만, 행진대오는 그냥 다시 시청을 향해 행진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광화문에 모였다. 그리고 해산할 사람은 해산하고, 여느때와 비슷하게(아니, 유독 610이 더 심했다.) 둘러앉아 이야기를 하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는 무기력한 자리가 되어버렸다. 앞에 우두커니 서있는 컨테이너박스를 기점으로 또다시 우린 갇힌 상황이었고, 내가 여기서 외치는 이야기가 과연 어떤 영향력을 미칠 것인가 고민하게되었다.

 

그동안 동이틀때까지 함께 전경들과 대치하며 싸우던 시민들은 이제 '비폭력'을 입에 달고 있으며, 점차 사그러들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2

 

610집회를 기점으로 지금까지의 집회와는 사뭇 다른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새로운 국면이 펼쳐질 것이다. 좋지 않은 방향으로

모두가 무기력하게, 비폭력만을 외치며, 의지없음으로 인해, 집회는 점차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앞선다.

 

당분간. 집회에 나가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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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생명

#1

이번 주말 내내 촛불집회에 참여했다. 하루는 물대포를 쏴대더니 다음날은 소화기다. 물대포 맞고 온몸이 젖었지만 열심히 함께 시위를 했고, 새벽 3-4시경이 되어가자 온몸이 으슬으슬 춥더라.

순간 든 생각은,

이제 수도민영화되면, 물대포에 맞아도(서울시가 자랑하는 아리수라도 뿌려주지, 물에서 냄새나더구나) 수도세 걱정에 샤워도 못하고, 의보민영화되면 물대포 맞고 감기걸려도 제대로 치료 못받겠구나.다

이래저래 집회에 참여해야할 의무감만 불타오른다.

그래서 엄청 피곤한 몸을 이끌고 일요일에도 집회에 갔다. 혹시 물대포를 또 쏠까 우의도 준비하고, 추워질까 옷도 두껍게 입고 갔으나, 물대포는 안뿌리고 참 더웠다; 나의 예측은 이리도 빗나가는군.

 

#2

집회에 있으면 전경과 싸우는것도 일이지만 내부투쟁도 참으로 빡세다 -_ -

대오가 부족해지자, 참여자들에게 앞으로 와, 대오를 만들어달라고 소리를 지르자, 어디서 술한잔 거하게 하신 분이 와서는

"아가씨 잘하네 참, 수고해"이라고 반말로 찍찍 갈겨댄다. 거기다 어깨를 툭툭치려고 까지한다 -_ -

그래서 "알겠는데, 반말은 하지마세요."라고 친절하게 말했으나(물론 표정은 썩어있긴했다) 여전히 반말로 우습다는듯이 계속 헛소리를 한더니 가려고한다. 그래서 "그래~ 잘가라~"라고 같이 반말했다능.

 

거기다, 닭장차 위에 올라가있는 전경들에게 외치는 참여자들의 구호 "키스해 키스해" -_ -

와 이게 도대체 무슨 맥락에서 나오는 구호? 아무리 즐겁게 액숀을 하는건 좋지만(물대포 쏠때 온수! 온수! 온수!라고 외치거나, 전경들을 향해 "취침점호 보장하라"등등은 참 재밌다) 할 구호가 있고, 안 할 구호가 있는거다. 요런 호모포비아적 발언을 서슴지않고 하다니-_ - 그래서 친구들과 함께 결정한것은, 뻘소리가 나오면 그냥 무난한 구호를 더 크게 외쳐서, 뻘소리를 묻히게 하는것,(그래서 툭하면 고시철회 협상무효를 죽어라고 외쳤다. 내 목소리 지못미ㅠ)

 

너무나 많은 대중들이 모인 집회판이다보니, 문제로 다가오는 것들이 너무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집회를 나가지 않을 수도 없는것. 분명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집어가며, 액숀을 취해야할 필요가 있다.

 

#3

촛불집회를 참여하다보니, 나의 적은 전경도, 뻘소리도, 물대포도 아니었다. 바로 체력급저하.

이틀밤을 광화문일대에서 보내다 보니, 이거 뭐 체력이 남아나지 않는다. 오죽했으면, 물대포 맞은 후 모닥불 앞에 앉아 "이대로 눈 감고, 일어나면 그냥 유치장 안이었음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월요일 수업에 들어가 4시간 내리 졸아버리는 나를 보며, 이렇게 체력 저하되서 집회 못나가면 2MB랑 전경이랑 한나라당이 좋아할거야.라는 생각에 공포가 엄습했고, 체력을 길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수요일까진 좀 체력단련을 하고, 5일부터 달려야겠다. ㄱㅎ과 함께 연행결의를 하고 집회가기로 했으니, 72시간동안 한번 달려보겠어. 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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