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개봉한 영화 중천. 좋은 흥행 실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100% 국내 기술로 만들어진 CG 기술은 그 어느 영화보다 놀라우리만큼 사실적이다. 중천을 통해 한국영화 CG의 미래를 살펴봤다.
지난 12월 중순경 개봉한 영화「중천」은 죽은 영혼이 49일간 머물며 준비하는 이승과 천상 사이의 가상 공간인 중천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판타지 무협멜로 영화다.
중천은 2005년 초반부터 CG팀이 합류해 약 2년간의 작업을 통해 완성됐다. CG를 위해 12개의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형태로 진행된 CG작업은 인력만 무려 300여명이 투입됐다.
12개 업체들은 D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코너스톤(Cornertone), 컵비주얼이펙트(Cup Visual Effect), ZUZAK, IMCG, AMA,조커(JOKER),디지털 시네메카(Digital CineMeka), 성공회대학교 디지털컨텐츠학과, 동서대학교 디지털컨텐츠센터, 2L 등이다.
이 중에서도 최초 개발한 후 적용할 대상을 찾던 ETRI의「디지털 액터」기술이 중천에서 처음 시도됐다. 처음 시도되는 만큼 한국영화사상 전례가 없었기 때문에 액션 씬을 비롯한 일부 CG 씬은 실제 촬영을 통해 확인해보지 않고서는 완성도를 장담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
제작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여러 차례의 테스트 촬영을 거쳤고 주인공 이곽을 제외한 모든 존재가 육체 없는 영혼들인 ‘중천’에서 전투가 벌어졌을 때 나타나는 영혼들의 ‘소멸’ 효과와 영화 속 캐릭터인 웅귀의 ‘사슬창 액션’, 주인공 이곽의 디지털 액터 등이 이 테스트 촬영을 통해 확정됐다.
처음 개발 중인 기술을 실제 영화에 적용한다는 것이 다소 모험적인 것이 사실이었고, 그만큼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하지만 제작진들은 실제 디지털 액터 기술을 적용해 지금까지의 CG 기술보다 훨씬 더 진보된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었다.
「한국영화 CG」한 단계 진화
디지털 액터 기술은 소니 픽처스 등 해외 유명 스튜디오에서도 현재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엄청난 흥행 수익을 올린 <반지의 제왕>의 골룸이나 <스타워즈 에피소드 3>의 요다처럼 디지털 액터는 향후 디지털 영상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고, 그 경제적 효과 역시 막대하다는 기대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CG 기술을 통해 주연 배우를 대체함으로써 개런티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주는 등 영상 산업 전반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중천의 최정화 PD는 "ETRI의 디지털 액터기술은 해외 블록버스터에 등장하는 디지털 액터와 동등하거나 일부 기술에선 오히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며 "또한 디지털 액터 기술은 영화 산업 이외에도 관련 게임이나 캐릭터 등의 연계사업을 통해 이뤄지는 부가가치 창출에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관심을 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헐리우드와 같은 곳에서는 CG를 위한 전문적 팀이 구성돼 있지만 아직까지 국내에는 소규모 CG팀들만이 구성돼 있다는 점은 아쉽다. 그동안 한국영화서 CG를 소극적으로 사용하거나 좋은 결과물을 도출해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천은 한국영화의 CG가 한 단계 더욱 발전하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고차원의 CG 기술이 적용돼 헐리우드 영화를 능가하는 한국영화를 많이 볼 수 있을지 주목해 본다. @
유윤정 기자 ( ZDNet Kore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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