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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정치연구소 “노동 위기의 주범은 대기업노조와 양대노총”

 

 

 

진보정치연구소 “노동 위기의 주범은 대기업노조와 양대노총”
민노당 부설, 민주노총 격렬한 반발 촉발
입력 :2005-12-21 15:17   유성호 (bonjourpoem@dailyseop.com)기자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이하 연구소)가 ‘대한민국 위기 주범 TOP 10’을 선정하며 그 중에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 진영’을 지목해 특히 민주노총 측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국회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위기의 한국사회, 대안을 찾아서’라는 심포지엄에서 장상환 연구소장은 ‘대한민국 위기의 주범 TOP 10’을 발표했다.

진보정치연구소와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의 의견을 수렴해 발표에 나선 장 소장은 “사회 양극화 등 우리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너무나 어려운 사안들이 누적되고 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 숫자가 많이 늘었고 농민들의 주름이 깊게 파여져 가고 자살하는 서민들도 속출하는 위기의 원인이 어디서 비롯되고 있는지 생각해 봤다”며 발표의 배경을 설명했다.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 진영, 한국사회 위기의 주범 중 하나”

이날 장 소장이 발표한 ‘위기 주범’들은 1. 노무현 대통령 2. 열린우리당 3. 한나라당 4. 삼성 이건희 회장 5. 조선일보 6. 사법부 7. 기획부동산업자 8. 국제투기자본 9. 대학사회 주류 10.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 진영 등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제일 마지막으로 지목된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 진영’이다.

연구소는 미리 공개된 토론문을 통해 “노조운동, 특히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은 시민사회 내에서 가장 커다란 정치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화된 세력”이라며 대기업 노조운동을 진단했다.

토론문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은 다수 보통 사람들의 사회경제적 권리신장을 위한 실질적 민주주의에 전혀 기여를 하고 있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오히려 각종 비리와 부정부패 사건과 정파갈등으로 점철하면서 노조운동의 중요성을 훼손시키고 사회적 기반을 부식시킨다”는 게 대기업노조운동에 대한 연구소 측의 시각이다.

“노동 위기의 주범들은 대기업노조와 양대노총”

이어 연구소는 ‘노동 위기의 주범들’ 중의 하나로 “재벌 대기업 노조운동진영과 이에 기반한 양대 노총”이라고 직접 거론했다.

이와 관련, 장 소장은 “진보진영의 정책구심을 자임해온 민주노동당과 오랫동안 1,400만 노동자의 지도부로 공인받아온 민주노총에 대한 뼈아픈 지적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또 “시대의 어둠을 밝히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사탕보다는 채찍이, 단 소리보다는 쓴 소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장 소장과 연구소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17일 개최한 민주노총 중집회의에서 보고안건으로까지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인터넷신문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보고안건이었지만 회의에 참가한 간부들이 상당히 흥분했었다”며 “특히 부문할당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민주노동당 중앙위 개최 하루 전이었기에 더욱 민감하게 진보정치연구소의 발표를 받아들였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내부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진보정치연구소의 판단은 보수언론의 민주노총을 향한 무차별적인 공세 논리를 그대로 가져다 온 것으로, 타당치 못하다는 것이 중집회의의 중론”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노총, 민주노동당에 공식 항의

민주노총은 17일 중집회의에서 ‘진보정치연구소의 발표에 대한 당의 공식입장’과 ‘해당 발표가 나오기까지의 경위를 조사해 줄 것’을 민주노동당 비대위에 공문을 통해 공식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비정규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가운데, 예년에 비해 저조한 투쟁 동력 등이 민주노총 지도부의 고민으로 남아 있는 현실에서, 진보정치연구소의 이 같은 양대노총을 향한 직접적인 비판에 대해, ‘한국 노동운동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한 것’이라는 의견과 ‘민주노동당의 존립 기반 중 하나인 민주노총을 비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의견이 서로 엇갈리고 있다.

ⓒ 데일리서프라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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