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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인지 예의인지??

파란꼬리님의 [s 보아라.] 에 관련된 글.

 

  그닥 관련이 크지는 않으나 올 여름 이와 비슷한 일로 오래된 관계에 아주아주 커다랗게 구멍이 생긴 일이 있었다..  내가 문자로 의사소통을 주로 한다는건 웬만한 지인들이면 다 아는 사실이다.  여기서 일이 꼬이게 된 사연은 오래된 친구와 의견을 주고 받는 과정에서의 일인데, 내가 문자를 보낸지 24시간도 더 지난 시간에 답장이 왔다. 그것도 내가 고이 잠자고 있는 아침나절에... 떠지지 않는 눈을 비비며 답변을 했고, 제발 아침 일찍 문자 치지 말아 달라고 했더니, 대뜸 하는 말이 '너 참 이기적이다, 나 시간나서 편한 시간에 답장좀 했기로서니 그렇게 까칠하게 답할 수 있냐?' 는 식으로.. 여기서 나는 '이기적'이라는 말에 발끈하여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길래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어야 하지?? 하여, 또다시 문자를 쳤다. 그게 왜 이기적이냐고, 문자를 받고도 24시간이나 지난후에 자기 편한 시간에 보낸건 이기적이 아니냐고 하면서.. 아무리 생각해봐도 화가 났다.  난 분명히 그 친구에게 도움이 될만한 정보를 준거고 그것의 답을 기다린 상황였는데 왜 느닷없이 그런말을 들어야 하는거지? 자기가 편한 시간, 즉 아침일찍 문자를 친건 괜찮고 그 시간에 상대방이 잠을 잘 수도 있는 시간이란걸 몰랐으면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는게 순서 아닌가??  물론 나역시 남의 상황 철저하게 배려하지 않고 문자 보낸적 있다.  내 문자를 받은 시간이 황당한 시간였다고 말하면 난 서슴없이 미안하다고 말한다. 나중에라도..내가 황당한 시간에 문자를 보내는건, 작위적인 판단이지만 그냥 귀엽게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의 관계라고 착각해서 인지도 모르지만..

 

  여기서 살짝 모순이 생긴다. 그럼 그 친구도 충분히 그렇게 생각했을 수 있겠구나...자기가 문자 보낸시간에 내가 당연히 일어나 있을 것이기에 문자를 보내도 문제가 되지 않겠구나 라고... 그런데, 문제는 예측하지 못한데서 온다.  그러면 문제가 생긴데 대한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오랜된 친구니까 이럴때는 가벼운 사과 한마디면 되는것을 이기적이니 어쩌니 하면서 부아를 돋군데서 일이 거침없이 커진것 같다. 끝내 그 친구와 매끄러운 결말을 보지 못하고 급기야 서로의 가치관 문제로까지 번져 지금은 아주 심각한 냉전 상태에 있다.. 





   이 두가지를 구분하는 것은 분명히 주관적인 기준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이 문제에 너무도 많이 부딪혀 왔기 때문에 점점 더 이문제에 긴장을 하면서 지내곤 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굉장히 다양하다. 그 다양성을 다 인정하기에도 벅차지만 도무지 갈피를 못 잡을때, 나는 정말이지 혼란스럽다. 나는 깍듯하게 예의 지킨다고 생각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게 예의가 아닌 경우도 종종 있고 또는 내가 너무 틈을 보인 나머지 새벽 두세시도 상관없이 문자 보내는 사람들 있다.  정말 개념 없는 사람들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나를 편하게 생각했기 때문에 보낸거겠지, 라면서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못참겠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제발 구분해야 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신중하게 판단했으면 좋겠다.  아침일찍 문자 치는게 싫다고 말했으면 안하면 그만 인것을 이기적이니 어쩌니 하면서 물고 늘어지는 것, 그런 에너지는 다른데다 쓰면 얼마나 생산적일까?   밤늦게 문자 치는것은 당연히 실례이다.  그래야 할 경우에는 양해를 구했으면 좋겠다.  아무렇지도 않게 새벽 두세시에 문자 보내 놓고 그 다음날 일언반구도 없이 지나가는 사람들, 앞으로는 절대로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  그 문자 때문에 어렵게 잠든거 깬 경우가 있었고 잠이 깨서 그날 일정을 완전히 망쳐 버린 경우도 종종 있었다.  스케줄에 착오가 생기는건 내가 가장 싫어 하는 일이며 약속시간 제때 안지키는 사람들은 정말이지 패주고 싶을 만큼 짜증 나는 일이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예의인 상대방의 의사 표현을 함부로 무시 하거나 생까지 말았으면 하는 바이다. 내가 비록 소통하는데 신체적인 장애가 있기로서니 그것을 빙자로 대화에 누가 되는양 하면서 그냥 넘어가지는 말아 달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게 한마디 한다면, 역시 나도 완벽하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라는 것. 그러나, 양비론적으로 들고 나오면 정말로 할말이 없어진다는 것.  나이를 먹어도 아무리 관계가 깊어 진다고 해도 지킬것은 지키자, 죽을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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