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 2007/05/06 16:46

* 노동자들의 심리적 스트레스를 자본이 관리한다고.. 생산성향상을 위한 인적자원관리겠지.. 현대하이스코, 삼성 이런 회사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정말로 '일할 맛'이 날까?
"회사서 일할 맛 납니다"
'직원 스트레스 관리(EAP)'기업들 도입 확산
자녀·재테크 등 모든 것을 상담
'일류-이류' 판별 잣대로 떠올라
#1. 현대하이스코 A과장은 지난해말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 아이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다. 주위가 산만해 학교에서 꾸지람 듣고 성적은 하위권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회사가 그 해 11월 마련한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EAP)을 찾았다. 아동교육 전문가, 정신과 의사 등의 상담으로 3개월만에 딸 아이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A과장은 "요즘 정말로 일할 맛 난다"고 말했다.

#2.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의 B인사부장은 최근 사장에게 혼이 났다. '투자액 대비 5배 이상의 효과가 있다는데 왜 아직도 EAP 도입을 검토하지 않느냐'는 질책이었다. B부장은 부하 직원을 시켜 지난해 EAP를 도입한 회사의 자료를 모으고 있다.

회사가 직원의 모든 스트레스를 챙겨주는 EAP가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일반 기업은 물론이고 공기업과 국책연구소까지도 EAP를 도입하고 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돈 많은 외국계 기업에서나 운영하는 것으로 통하던 EAP가 이제는 직원을 배려하는 '일류 기업'과 그렇지 않은 '이류 기업'을 판별하는 잣대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EAP는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일본에서는 80년대 대부분 기업이 채택했으나, 한국에서는 2000년까지 이를 도입한 기업이 전무했다. 듀폰코리아, 한국IBM, 유한킴벌리, P&G 등 외국계 기업만 본사 지시에 따라 EAP를 운영 중이었다.

국내 업체 중 EAP를 최초로 도입한 곳은 삼성전자로 2001년부터 전국 8개 사업장에 상담센터 9개를 설치했다. 2004년에는 SK그룹이, 2005년에는 LG전자ㆍLG필립스, 현대ㆍ기아자동차가 스트레스에 민감한 연구 인력이 근무하는 연구소를 중심으로 EAP를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굴뚝산업(현대하이스코)과 국책연구원(한국화학연구원) 등도 동참, EAP를 운영 중인 회사가 30여개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EAP는 어떻게 운영될까? 철저한 비밀아래 세상만사 모든 것에 대해 상담이 이뤄진다. 한 관계자는 "비밀이 보장되지 않으면 아무도 상담을 받으러 오지 않을 것"이라며 "회사에서 정보를 요청한 적도 없고, 설사 요청한다 해도 상담사는 자신의 자격 유지를 위해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직장 내 대인관계에서 자녀 및 가족, 이성문제는 물론이고 심지어 재테크 분야도 조언을 해준다"고 말했다.

EAP가 확산되는 것은 '결과적으로 남는 투자'라는 인식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박지원 연구원은 "미국 맥도널 더글러스는 생산성이 14% 높아졌고, 3M은 상담실을 이용한 직원의 80%가 성과가 향상됐다"고 말했다. 그는 "결근율 하락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운영 비용의 5배 이상 효과가 나타난다는 게 외국의 일반적인 연구결과"라고 주장했다.

한국 EAP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계약을 맺고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현재 다인C&M과 휴먼 다이나믹 2개 업체만이 영업 중인데 3~4개 업체가 새로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에 육박하면 EAP 시장이 자연스레 형성된다"며 "한국도 그런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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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06 16:46 2007/05/0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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