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6/08/24 17:56

당 활동가
- 詩 강제윤


그는 공산당원이었다.
돌이켜 보면 40년 세월 동안 싸우지 않은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전사로서 그는 부끄러움이 없었다
늘 당당했다
과학적 사상으로 무장한 노동자계급의 전위투사
대중을 지도하고 대중으로부터 배우는 활동가

현장에서 파업을 주도하고 무장봉기의 그날을 위해
무기를 준비하고 노동자 군대를 빈틈없이 훈련시켜온
강철같은 혁명가
인간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신뢰를 가진
그는 공산당원이었다
이가 갈리는 착취체제를 끝장내기 위해
죽음도 불사하며
때로는 공장에서
때로는 관공서에서
어떠한 임무가 주어져도 성실히 수행해온 실천가

마지막에 그는 감옥에서도 조직을 건설하고
악랄한 고문과 비인간적인 대우에 맞서 싸웠다
그리고 개처럼 끌려가 사흘 밤낮을 온갖 악형과 고문을 당한 뒤
반송장이 되서 돌아왔다
부러진 허리 찢어지고 깨진 머리
대창에 찔려 피가 그칠줄 모르는 손톱
그는 지혈을 시켜주며 눈물을 흘리는 동지들을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고문을 받고 돌아온 저녁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더듬거리며 부러진 이를 악물고
"놈들이 내 손톱 끝에 쑤셔박은 꼬챙이는 대나무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공산당원의 의지는 강철로 된 것입니다
슬퍼하지 마십시오 동지들
결국 우리는 승리하고야 말 것입니다"
그는 그렇게 웃었다

그는 죽어가는 순간까지 승리에 대한 확신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공산당원이었다
또한 그는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같은 방의 동지들이 우리 혁명이 완수되는 날
우리 후손들이 당신을 자랑스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이름을 알려주십시오
간청을 했으나 그는 끝내 자신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
"나는 공산당원입니다" 그 말 뿐이었다

(중국혁명을 그린 한 보고문학작품의 주인공을 모델로 하여 강제윤님이 [노동해방문학] 제10호(1991)에 발표한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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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4 17:56 2006/08/24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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