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 2006/10/12 19:54

                실험의 논리 : 과학적 설명과 추론



                            


      “Philosophy should be done scientifically,

       and science philosophically" (Rudolf Carnap)



1. 과학과 설명


실험이란 과학적 방법의 이상적 형태이다. 따라서 실험의 논리란 과학적 방법 논리의 기초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실험의 논리는 과학의 논리를 근거로 설명될 수 있다.

인간은 호기심을 갖고 항상 자연을 알려고 하였다. 그것이 무엇인가, 왜 일어나는가, 어떻게 일어나는가 하는 물음을 던지고 이런 물음에 답을 줄 수 있는 지식, 즉 자연현상을 기술하고 설명할 수 있는 지식을 구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들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통념이나 상식, 권위자나 권위 체계를 비롯한 타인들이 제시하는 정보나, 선험적이고 직관적인 앎이나, 또는 개인의 비의도적인 관찰에 의하여 경험한 내용들을 자연현상에 대한 기술, 설명의 지식으로 받아들여 왔다. 그런데 이러한 양식에 의해 획득된 지식을 활용하고 타인에게 전수하고 또 다른 지식과 관련되어 축적,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획득된 지식이 보편적으로 참인 지식이 아니라는 것이 계속 들어나게 되었다. 따라서 자연현상에 대한 정확한 기술, 참 설명을 줄 수 있는 지식을 획득하고 축적하는 방법이-보편적이고 객관적인 방법들이-모색되었고 이러한 노력들이 체계화되어 형성된 것이 과학이며 그 대표적인 방법이 실험방법인 것이다. 즉 과학이란 ‘주체(subject)’이며 ‘아는자(knower)’인 인간이 ‘대상(object)’인 현실의 자연현상을 지각하여 이에 대해 추상화한 ‘지식(knowledge)’ 사이에 다리를 놓아서 지각된 지식내용에 진실성, 타당성, 객관성을 부여시키며 그러한 지식에 의해 자연현상이 설명되게 하는 체계화된 방법의 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과학에서는 어떤 자연현상이 무엇인가, 어떠한가를 기술하는 것과 그것이 왜 그러한가를 설명하는 것이 그 근본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현상이 어떠어떠하다는 것의 기술자체가 그 현상이 왜 그러한가 까지를 설명해 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기술은 설명을 줄 수 없는, 설명의 한 부분적 단계라고 생각할 수 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설명에서는 부분적 낱개의 기술들이 상호 관련성을 가지고 조합되어 공통적 촛점에 수렴하므로서, 단지 무엇이 일어나는 가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서, 왜 일어나는 가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여러 수준의 법칙에 의해 상세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von Wright, 1971). 따라서 과학의 기본 목적은 현상의 설명에 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렇다면 과연 과학적 설명이란 무엇이며, 자연현상의 무엇을 설명하는 것이며 어떻게 설명하는 것이며 그러한 설명의 타당성은 어떻게 주어지는가?1)

설명의 개념은 과학 철학자들 간에 다소 다른 정의가 내려지고 있으나(Hempel, 1966; Taylor, 1970; Weimer, 1979; Achinstein, 1983; Salmon, 1984), 일반적으로 ‘왜?’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라고 볼 수 있다. ‘왜 한 현상은 그러한가, 왜 현재의 상태특성을 지니고 있는가, 왜 그러한 것이 일어났을까?’ 또 ‘이것이 일어날 때 저것은 왜 일어나는가?’등의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그러한 대답은 항상 현상의 부분과 부분, 그러한 현상과 그러하지 않은 현상, 그러한 현상과 다른 어떤 속성, 조건들과의 관계성에 대한 대답이 된다. 그리고 그 관계성은 현상의 어떤 하나의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종류의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관계성인 것이다. 즉 어떤 일반적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 관계성인 것이다. 따라서 설명이란 문제의 사건, 현상을 가능하게 하는 어떤 것과 그 사건, 현상간의 관계성을 밝히는 것이며 그 관계성이 보편적 일반화의 법칙임을 밝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 관계성을 어떠한 절차와 논리에 의해 밝히는가 그리고 이 관계성이 어떠한 관계성인가에 대한 기본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설명의 이론들이 제기되었다. 이 이론들 중에서 과학적 설명이론의 출발점이 된 것은 Hempel(1964; 1965)의 입장이다. Hempel은 연역-법칙적(Deductive-Nomological) 설명이론과 귀납-통계적(Inductive-Statistical)설명이론을 제기했다. Hempel은 어떤 현상의 과학적 설명의 형식적인 구조는 3개의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그 첫째는 어떤 특정사건, 현상을 기술하는 진술 E와 두째로 그 사건에 선행되거나 원인으로서 연결된 사건들, 조건들의 진술인 C1...Cn, 세째는 ‘C1...Cn의 진술들에서 기술된 사건들이 일어나거나 조건들이 충족될 때마다 다른 사건 E가 반드시 일어난다’는 내용의 법칙적인 보편적 일반화의 진술 L1...Lr이다. 여기에서 어떤 현상 E와 어떤 조건 C1...Cn사이에 보편적 일반화 법칙 Lr이 적용되는 관계가 성립된다는 것을 제시하는 것이 바로 바로 설명이 되는 것이다. ‘연역-법칙적’ 설명에서는 법칙  Lr이 확실성을 지닌 연역적 법칙이고 ‘귀납-통계적’ 설명에서는 법칙 Lr이 확률적 법칙이 된다. 여기서는 설명항이 주어졌을때 피설명항이 필연적으로 발생함을 추론하는 것이 아니라, 결과 사건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거나(highly probable) 실제로 거의 확실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현상과 현상과의 법칙적 관계를 이러한 논리에 의하여 설명될 수 있다고 본다면(물론 다른 설명논리에 의한 설명도 있을 수 있지만), 그러면, 현상과 그러한 현상이 일어나기 위하여 전제되는 조건 사이에 관계는 어떠한 관계이며, 그러한 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은 어떻게 추론할 수 있을까?



2. 설명과 인과성


어떤 현상의 발생과 그러한 발생의 전체가 되는 조건 또는 사건과의 관계는 과학에서나 일상생활에서나 인간관계로서 생각되어왔다. 한 현상이 다른 선행하는 사건, 행위, 상태, 속성, 특성 등의 것에 뒤따라 일어나는 관계를, 전자를 결과 후자를 원인이라고 하여, 후자에 의하여 주로 전자가 필연적으로 결과되는 인과율에 의해 나타나는 관계로 간조해 왔다. 그런데 문제는 인과성, 원인의 개념정의가 확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계속 변형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인과성 개념의 선구자는 Aristotle로서, 그는 모든 과학은 원인(Cause)을 탐색하는 것이라고 보았고 현상의 원인에는 네가지가 있다고 보았다. 그 첫째는 질료인(ma- terial cause)으로서 하나의 조각품을 만든다고 할 때 사용되는 쇠와 같은 질료 또는 잠재적 가능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둘째는 형상인(formal cause)으로서 사물의 본질, 형상, 체제화하는 원칙(조각에서는 인간의 형상)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 두 개의 원인은 현상을 설명하기보다는 기술의 목적에 주로 사용된다고 보았다. 셋째는 동인 또는 작용인(efficient cause)으로서 물질에 형태를 부여하거나 물질을 존재하게 하는 행위자(agent) 또는 그의 행위(action)(쇠에 인간의 형상을 부여하여 조각품을 만드는 행위 또는 조각가)가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이 세번째 원인의 개념이 과학애서의 인과율의 원인의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넷째는 목적인 또는 종인(final cause)으로서 물체(조각품)를 만들려는 의도(목적)가 또는 종국적으로 완전히 조화된 상태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동인과 목적인에 의하여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물체의 움직이는 현상은 그 물체가 어떤 안주할 수 있는 장소에 안정하려하기에 일어난다는 설명이었다. 이러한 식의 설명은 신을 동인으로서 그리고 신의 섭리를 목적인으로서 개념화하여 모든 현상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줄 수 있는 개념체계로 중세 말기까지 간주되어 왔다. 이러한 전통은 자연현상을 자연현상 자체의 기계적 필연성의 법칙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개체의 행위와 의도, 목적에 의해 일어난다고 보았다. 또한 이 전통은 현상을 설명함에 있어서 보편적 법칙의 개념을 별로 사용하지 않았으며, 사용하였다 하다라도 그 법칙의 타당성의 진실 여부는 경험적 사실에서 보다는 이성의 추리에 의해 주어진다고 보았다. 또한 어떤 법칙에 예외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이러한 입장에서는 한 두개의 긍정적 또는 부정적 증거를 경험적으로 수집하고 그에서 검증, 추론한다는 것은 그렇게 커다란 비중을 지니지 못하였다. 따라서 이 전통에서는 귀납적 추론방법 보다는 연역적 추론에 의해 명제를 증명하는 방법에, 그리고 또 기계적인 인과율에 의한 설명보다는 분류, 명명에 의한 기술에 더 중점을 두게 되었고 그 결과로 실험보다는 자연관찰법을 주 방법으로 사용하였다.

이러한 입장은 중세말에 이르러 점차 수정되기 시작하였다. 14세기에 Oxford학파의 Scotus, Bacon, Oakham 등은 과학적 방법이란 현실적 검증을 중심으로한 귀납적 방법이어야 하고 자연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실험이 필수 불가결함을 주장하였다. 그들은 연역적 추리로만은 어떤 진실을 증명하기 곤란하고 감각경험에 근거하여서만 참 지식을 얻을 수 있으며 그러한 감각경험은 실험을 통하여 획득된다고 보았다. 어떠한 명제의 진실성을 알기 위해서는 연역적 추리나 자연적 관찰이 아니라 통제된 관찰을 하여 증명하여야 하며, Aristotle과 같은 중다원인(multiple cause)이란 불필요한 것이며 어떠한 현상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하여는 직접적 원인이 되지 않는 것은 가차없이 제거하여 직접적 단일 원인과 결과와의 관계를 형성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은 현대 과학의 실험 논리의 주춧돌이 되고 있으며, 특히 중다 원인 조건을 가차없이 제거하여 단일원인만 남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은 현대 실험이론에서 ‘독립변인을 제외한 모든 가외변인의 제거’라는 실험의 원칙에 선구가 되었다. 이러한 주장들은 Aristotle전통의 ‘Proof of truth by reason’관에 대신하여 ‘Proof by experimentation’이란 관을 형성하게 했고, 하나의 원인과 그에 따른 결과 사이에 ‘필연적인 관계’라는 개념의 중요성을 제기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들은 과학의 또는 실험의 이론에 그치었지 실제의 과학적 실험적 연구 수행과 체계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실제의 실험연구 수행을 통하여 ‘실험’, ‘필연적 관계’의 관계를 발전시키며 Aristotle전통의 관을 전복시킨 것은 르네상스 시기에 이르러서였다. 르네상스 시기에는 위의 Bacon, Oakham 등의 생각과 이슬람 문화권이 유지시켜온 실험적 연구수행의 전통이 융합되면서 Aristotle의 작용인, 동인, 목적인보다 ‘법칙’에 의해 현상을 기술, 설명하려는 경향이 형성되었다. 즉 어떤 작용인 또는 목적인에 의해 결과가 초래된다기 보다는 한 자연법칙에 의해 그 작용인이 ‘필연적’으로 그러한 결과를 낳게 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따라서 인과라는 개념에 ‘필연성’, ‘법칙성’의 개념이 도입되었다. 이와 같이 작용인에 의한 작용현상의 설명 전통에서 탈피하여 필연적 법칙성으로서의 인과율에 의하여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전통으로 전환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Galileo Galilei였다.

Galilei는 실제로 실험을 통한 증명에 의해(예; 왜 사물이 움직이는가의 문제에 대해) Aristotle식의 동인 또는 목적인 중신의 설명이 근거가 없음을 보여줌으로써 새로은 설명의 길을 열었다. 당시의 천문학자, 수학자 등에게서 영향받은 Galilei는, 공허한 목적론적 동인에 의한 현상의 설명보다는 기계적이고 필연적인 자연의 법칙에 의해 사상들이 관계를 맺는 것으로 설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어떤 현상의 설명은 ‘왜’에 대한 목적론적 대답을 제시함으로써가 아니라 ‘어떻게’ 일어나는가에 관한 엄밀한 기술을 함으로써, 그 현상이 자연의 기존 법칙체계에 끼워 맞출 수 있는 규칙성을 지니고 있음을 밝힘으로써 설명된다고 보았다. 즉, 이것이 인과의 법칙이며 이는 논리적 필연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Galilei 등은 한 법칙은 예외가 없이 항상 참이어야 하며 단 하나의 예외도 특정 법칙을 반증시킬 수 있다고 보았으며 이러한 증거는 경험적 증거 즉 실험적 증거를 통해 주어진다고 보았다. 이러한 Galilei 등의 입장은 Aristotle전통에 대한 하나의 혁명이었으며 이레 따라서 현상의 변인간의 인과관계가 과학적 설명 개념으로 대두되게 되었다. 두 전통의 대립된 관점을 K. Lewin(1931)은 표1과 같이 명료히 제시하고 있다.

뒤이어 나타난 Neuton은 Galilei의 ‘필연성’, ‘법칙성’, ‘인과성’의 개념을 강화하여, 우주현상에는 법칙과 질서가 있고 모든 현상은 명확한 인과의 법칙에 의해 기계적으로 결정되는 것이라는 기계적 결정론(Mechanistic determinism)을 제창하였다. 그는 모든 물리적 사건은 상당히 단순하고 수학적으로 표현될 수 있는 규칙들의 체계내에 맞추어 넣음으로써 설명할 수 있다고 보았고 그러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 과학의 과제라고 보았다. 그는 또한 한 걸음 나아가 심적 현상도 기계적 결정론의 지배를 받는다고 보았다.


뒤이어 나타난 영국의 경험주의자들과 연합주의자들은 Galilei와 Newton의 ‘기계적인 필연적 법칙성으로서의 인과관계’를 경험적 자료에 근거하여 도출 하여야 한다고 하여 ‘경험론‘을 강조했으며 동시에 ’인과성’의 개념을 가다듬으려 하였다.


    표 1  ;  두  과학적  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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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ISTOTELIAN  전 통                        POST-GALILEIAN 전 통

-------------------------------------------------------------------1 . 법칙의 참됨                      1 . 한 법칙은 항상 어떤 경우에나

    과학 법칙의 타당성은 해당사건이      참 이어야 한다. 따라서 ,  단

    일어나는 빈도 (OCCURENCE) 수에       하나의 예외라도 한 법칙을 반

    달려있음 .                           시킬수 있다.

    그러한 사상이 많으면 많을수록

    더 법칙적임 . 따라서 예외라는 것

    이 있을수 있고 예외는 무시하여도

    좋을수 있음 .

    즉 몇 개의 예외에 의해 한 법칙의

    타당성이 반증되지 않음 .

2 . 현상의 분류 , 명명이 대개 대비   2 . 변인은 연속선상에서 점진적 변

    중심으로 명백히 단적 분절되는 요     화를 한다고 본다. 단정적인 이

    소로서 이루어 진다.                  분법이 아님 .

    (이분법적 분류)                       (연속적 동일 차원 )

3 . 가치가 담긴 변인                 3 . 중립적 분류

    이 분류는 흔히 인간의 편견 가치

    관이 개입된 분류를 낳는다.

4 . Phenotype                        4 . genotype

    표면적으로 들어나는 유사성 , 특      기능적 관계성 , 인과 관게성등

    에 의해 분류한다.                    의 특성을 중심으로 분류한다.

5 . 순환적 설명이 가능함 .           5 . 현상과 관련하여 나타난 변인들

    - 먹는 본능이 있기에 먹는다.즉       간의 관계성에 의해 설명

     동일 범주에 속한다는 것으로 설

     명을 대신

6. 목적론적 , 종국론적               6 . 인과적 , 기계적

   - 개체 또는 사건 자체가 어떤 목적    - 환경과 유기체의 상호 작용에

   을 향해 자연적으로 움직이는 그 사     의해 변화가 일어남 .

   상의 내적 역동적 특성에 의해 변화

   가 일어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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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한다고 하여 ‘경험론’을 강조했으며 동시에 ‘인과성’ 의 개념을 가다듬으려 하였다. 초기 경험주의의 Hobbes는 인과관계가 논리적으로 필연적인 것이며 원인은 결과에 대한 충분조건일 뿐만 아니라 필요조건이라고 하였다.


한편 Hume은 , 인과성에서의 원인과 결과의 연결이 필연적 연결이라는 생각은 합리적 근거가 없으며 , 이는 주관적이고 확률적인 개념이기에 , 어떤 현실의 경험적 자료의 관찰에서 필연적인 인과관계를 도출할수 없다는 회의론을 제기하였다.

그에 의하면 인과관계는 논리적 필연성도 아니며 단 하나의 사례에서 인과관계를 관찰할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인간이 알 수 있는 것은 인간의 감각 , 지각에서 도출되는 관념 뿐이다.

‘인과관계’라는 관념을 분석 해보면 , 원인과 결과사이의 인접성 (Continguity)과 연속성(succession)의 두개의 관념으로 나누어 볼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관념은 자극들에 대한 두 개의 관념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두 관념은 자극들에 대한 감각 경험에서 도출된 것이다.

이를 넘어서 우리가 이야기하는 인과성에서의 ‘ 필연적 연결(Necessary Connection)'이란 관념은 그근거가 되는 감각 경험을 관찰 할수 없다 .

따라서 인과성이란 , 인접 또는 연속에 의한 연결일 뿐 , 그 사이에 어떤 필연적 연결이 있다는 것은 우리의 주관적 판단 일 뿐이다.

그것은 한 사건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다른 사건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 일 뿐 이며 ,  이는 한 사건이 다른 사건을 뒤 따른 다는 사실을 여러번 반복해서 관찰 , 경험함으로써 생겨지는 사고의 ‘경향성’ 일 뿐 이다.

따라서 , 인과관계란 또 , 필연성이란 , 대상 자체에 실재한다기 보다는 우리의 사고내의 ‘습성 또는 경향성’일 뿐이다.

인과관계란 필연성의 인과관계가 아니라 과거의 경험에서 관찰된 빈도에 의해 형성된 다분히 확률적인 의미의 관계성이다. 따라서 원인은 직접적으로 증명될 수 없는 것이며 어떤 명제의 참 , 거짓 여부는 결코 밝혀 질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Hume의 생각에 의하면 , 인과성이란 , 인간의 주관을 떠나 자연 현실에 내재하여 미래를 예언할 수 있는 확고한 법칙이 아니라 , 과거 경험을 근거로 인간의 주관에 의해 형성되어 반증가능하고  상대적 , 확률적 이며 , 그리고 현실을 기술하는데 그치는 관념이다. 따라서 어떤 한 관찰의 예에서 보편적 추론을 한다는 것은 그릇된 추론이다. 고로 귀납적 추론이 근거가 없음을 그는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Hume의 이론에도 문제는 있다. 이 입장은 인과적 연결이나 내재하는 능동적이고 생산적인 본질 즉 , 효능성(efficacy)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 또한 Hume의 ‘항상-연접’의 조건을 만족하면서도 실상은 분명히 인과관계가 아닌 상관 관계들이 있으며 ,만족하지 않으면서도 분명히 인과관계인 것이 있다. 즉 , 상관관계와 인과관계가 구별되지 않는다. (Ducasse, 1951) 또한 Hume의 ‘항상-연접’조건은 B가 A를 뒤 따르고 B와 유사한 것들이 A를  항상 뒤 따르면 A와 B사이의 인과관계가 마음속에 형성된다는 입장인데 , 무엇이 유사한 것 인가가 규정되지 않아서 순환론에 빠질 위험이 있다. (Taylor, 1951)

또한 단일 관찰에서 인과관계가 마음속에 형성되는 것을 설명하지 못하며 , 각 사건은 과거와 미래와 연결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위와 같은 논지를 전개하는데 , 이는 인과관계가 없다는 선험적 전제를 가지고 인과관계를 비판하는 모순에 빠지고 있다. 본질적으로 Hume의 입장은 인과관계를 규칙성으로 (항상-연접)으로 환원 시켰으나 , 이는 현상의 보편적 특성을 인식론(과학적 방법)과 혼동한 것이며 , 존재론적 범주를 방법론적 준거로 환원시키는 오류를 범한것이 있다. (Bunge,1979) .

인과관계 추론이란 그러한 ‘항상-연접’ 관계에서 추론하기 보다는 불확실성(설사 불확실성을 완전히 영으로 환원 시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을 감소 시키는 절차에 의해 추론해야 할것이다.

이러한 Hume의 회의론에 반대하여 , J.S.Mill은 , 원인이란 어떤 현상이 무조건적으로 항상 뒤따르는 선행충분 조건들 이라고 정의함으로서 Hume이 인과성의 개념에서 제거한 필연성의 개념을 되살려 놓았다.

이후의 연구자들에 의해 발전된 인과관계에 대한 이론에는,인과관계를 원인에 해당하는 조건들을 걸과에 대한 충분조건 관게로 개념화하는 입장,필요조건 관게로 개념화 하는 입장,필요충분조건 관계로 개념화 하는 입장,불충분하나 필도한 조건 관계로 개념화하는 입장,인과관계를 단순히 확률적 관계로 보는 입장,인과성의 본질의 분석은 미루고 인과적 진술의 논리적 형태의 분석에만 머무르려는 입장,인과적 연결보다는 인과적 과정에 중점을 우고 구조적 변과를 전달하는 것으로 개념화하는 입장,목적론적 인과의 개념을 강조하려는 입장들이 있다.인과개념의 통일된 분석이 어려움이 뚜렷히 들어나 있다(Cook & Capbell, 1979: Bunge,1979).

현대에 이르러,실증주의자들은 Hume의 주장을 받아들여,원인이라든가 인과관계,필연성이라는 개념을 버리고 조건과 조건사이의 ‘함수관계’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인과관계의 개념을 과학에서 축출하려고 했다.원자물리학에서는 불확정성의 원리를 적용하여,종래의 ‘필연성’으로서의 인과율이 타당하지 않음을 보임으로서 실증주의자들의 인과율적 경향을 뒷받침해 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극단론에 반대하여,실제 과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설명 양식을 살펴볼 때,인과관계,인과율이란 개념은 제거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제시되고 있다.비판적 실제론자들은 Hume의 회의론과는 달리 인과성은 인간의 주관적 산물이 아니라 자연에 내재하는 법칙이며,원자물리학에서와 같이 입자수준에서는 불확정적이고 확률원칙의 개념이 타당하나,대단위의 자연현상인 대단위 수준에서는 인과성의 개념이 적합하며,특히 사건현상에서는 목적적 워인에 의한 인과관계가 형성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따라서,예전과 같은 절대 필연성의 개념이 보편적으로 적용된다는 인과율의 개념을 다소 인식론적으로 수정하여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원인에 상당하는 선행조건을 조작하면 결과의 변화가,인식론적으로 절대적 필연성은 아니나 확률적 법칙에 의해 결과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며,이러한 변화를 관찰함으로서 쉽게  그리고 비교적 명확히 타당한 인과추론을 내릴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실제로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들이 받아들여야 할 인과성의 개념이라고 하겠다.



3. 설명과 귀납적 추론


설명이 현상에 대하여 부여하는 자연법칙이 인과관계라면 그러한 인과관계는 실제의 관찰된 사실에서 어떠한 절차를 거쳐 도출되며, 그렇게 도출된 인과관계가 보편적으로 참인 법칙임은, 즉 그러한 인과의 추론이 참임은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는 보편적 법칙에 적합한 논리적 추론 유형은 무엇이며 그것의 정당성은 어떤 논리에 근거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가) 귀납, 확인, 반증적 제거법


어떤 전제를 근거로하여 다른 진술의 참임을 결론짓는 추론방법에는 연역적 추론법과 귀납적 추론법이 있다. 필연적 확실성을 근거로하는 연역적 추론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어떤 한 관찰된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그 현상이 확실성이 있고 참인 한 일반적 법칙에서 연역해 낼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임을 논증한다. 그런데 이러한 보편적 명제에서 특수 개별 명제들을 도출하거나 개별 명제와 어떠한 경험적 자료와의 합치성을 추론해 내는 확실성 있는 추론은 가능하다. 그렇지만 특정 경험적 자료의 내용과 같이 참이 개별 명제에서 보편적 법칙에 대한 추론을 할 수 없다. 즉 이미 알려져 있는 보편적 지식 이외의 새로운 보편적 지식을 이끌어 낼 수 없다. 따라서 경험적 자료를 근거로 보편적 원칙을 찾으려는 과학적 방법의 핵심적인 추론법이 될 수 없다. 이에 J.S.Mill은 연역법은 ‘합치성의 논리’에 그치며 귀납법만이 ‘발견의 논리’요 ‘참의 논리’라고 표현하고 있다.

Mill의 주장대로 귀납적 추론법이 과학적 논증의 주 방법이라면, 어떻게 그러한 귀납적 추론에 의해 보편적 법칙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한가?  귀납적 추론이란 확실성이 결여된 채 하나의 진술에서 다른 진술로 추론해 나아가는 것을 말하며, 흔히 참인 낱개의 사실에서 보편적 진술로 추론해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즉 직접적으로 관찰된 사실이나 그에 합치하는 진술에서부터 직접적으로 완벽하게 관찰 검증할 수 없는 진술의 참 여부를 추론하는 것이다. 이러한 귀납적 추론의 형식은 선행사건 C1...Cn의 충족 여부를 관찰하고 다음에 선행사건에 뒤따라 일어나는 후행사건 E의 발생여부를 관찰하여 그에서 C1...Cn이면 E이다라는 관계성을 찾아내고 이어서 보편적 법칙(C1이면 E이다)을 추론하는 것이다.


                관찰  C1...Cn → E

                보편적 법칙 L(C1...E)


이러한 귀납적 추론의 한개 또는 몇개의 제한된 경험적 사례에서 모든 아직 경험이 안된 사례에까지 일반화하여 추론하기 때문에 일종의 위험부담을 지니고 있다. 즉 관찰된 경험적 사례에서는 참인 명제, 법칙일지라도 아직 관찰이 안된 동일 종류의 사례에서는 참이 아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사례표집을 많이하여 사례 X1...Xn에서 ‘a이면, b이다’라는 명제가 참이라는 것을 관찰하였다 해도, 나머지 사례들 Xn + 1...X≤를 포함한 모든 경우에서 관찰하지 않고 모든 경우에 그 명제가 참인가 아닌가에 대해 절대적인 확실성을 가지고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런데 모든 경우를 관찰해야 한다는 것은 무한한 시간, 공간, 사례의 경우를 다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러한 완비적 귀납법은 현실적으로 수행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떤 명제를 지지하는 몇개의 사례들에 근거하여 보편적 법칙을 추론한다는 것은 불확실하며, 오류가 있고 따라서 추론된 보편적 법칙의 참은 오직 확률적인 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확실성이 결여된 채 사례에 근거하여 한 명제가 참일 가능성을 결정하는 과정을 확인 또는 확증(confirmation)이라 한다.

반면 어떠한 명제가 참이 아님을 보여주는 사례에서 보편적 명제에 대하여 추론하는 경우에는 단 하나의 부정적인 사례에 의해서 보편적 명제가 완벽하게 반증, 부정되어진다. 이와같이 확실성을 가지고(따라서 이 경우에는 연역적 추론에 해당한다) 자료에 근거하여 명제가 참임을 결정하는 과정을 검증(verification)이라 하며 부정적인 사례나 부정적인 진술에 의하여 보편적 명제가 참이 아님을 추론하는 것을 반증(falsification)이라고 한다.

이와같이 한개의 부정적 사례(진술)에 의해 보편적 명제가 반증은 될 수 있으나 한 개 또는 그 이상의 긍정적 사례(진술)에 의해서는 보편적 명제가 검증(절대적 참임을 밝힘)은 안되고 확인 또는 확증(확률적 참을 밝힘)만 가능하다는 것이 귀납법의 불균형적 특징이다.

과학적 설명, 이론, 가설등은 어떠한 사상에 대한 예언을 할 수 있으며, 만일 그 예언이 맞지 않는다면 그것들은 아무런 쓸모가 없게 된다. 그런데도 어떠한 소수의 관찰된 현상을 근거로 일반화된 이론을 도출하고 예언을 한다는 것은, 경험자료를 초월하여 미래의 사건 내용에 대해 상정, 기대함을 의미한다. 이것이 바로 불완비적 귀납법이다. 이러한 불완비적 귀납법은 모든 입증자료를 참조한 추론이 아니기에 그 추론의 결론적이지 못한 진술이며 또한 그 추론의 전제에서 필연적으로 그 결론이 뒤따르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완비 귀납법의 위험부담을 고려할때 우리가 과학에서 사용하는 귀납추론의 진실성을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는가? 즉 추론이 절대적인 참이 아니라 확률적인 참이라면 보편적 법칙에 대한 우리의 귀납적 추론은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하여 Hume은 앞서 진술한 바와 같이 우리의 귀납적 추론을 정당화 할 아무런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하고 따라서 보편적 지식이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즉 관찰된 사건들 사이의 인과관계성이란 실재하는 관계성이 아니라 그 사건들을 인접, 접속하여 함께 과거에 반복하여 경험함으로써 생겨난 우리의 사고 습성일 뿐이고 그 필연성이 없는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관찰된 사건들에 관찰되지 않은 사건들까지 일반화할 논리적 근거가 없고 곧 귀납적 명제는 참, 거짓 여부를 검증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Hume의 회의론에 대하여, Kant학파는 감각자료를 넘어서 확대하여 적용되며 동시에 선험적으로 참이라고 알려진 ‘종합적 선험적 판단’이 있음을 주장하여 Hume이 던진 회의론을 극복하려 했다. 그리고 Poincare같은 사람들은 소수의 경험적 사실에 의해 잘 입증된 귀납적 결론은 부정적 예가 나타나도 우리가 그것을 반증되게 내버려두지 않을 정도의 확실성 수준에 올려지게 되며, 바로 이것이 귀납법의 정당화라고 보았다. 또한 Peirce, Reichenbach같은 사람들은 “귀납법이란 인간이 사건의 진행을 예언하는 데 적용하는 하나의 정책이다. 이러한 정책이라는 것이 과연 성공적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것이 미지의 세계에 대한 상징을 함에 있어서 최선의 방도라는 근거에서 귀납법의 사용이 합법적임을 정당화할 수 있으며, 귀납법은 잘못된 신념, 이론을 자가교정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에 종국으로는 참된 귀납적 결론에 도달한다”고 주장하였다. 반면, 확인주의자들은 절대적인 보편적 법칙은 없으며, 어떤 보편적 진술이란 확률적 특성을 지니며 따라서 그 진술의 타당성은 그 진술에 합치되는 긍정적 사례들에 의해서 확인될 수 있으며, 긍정적 사례들이 많을수록 그 진술이 참일 가능성(확인 정도)이 증가한다고 보았다. 즉 충분히 많은 그리고 다양한 긍정적 사례들을 축적함으로써 그 진술을 참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정당화 된다고 보았다. 한편 K.Popper는 Hume의 입장을 받아들이며 확인주의자의 오류를 지적했다. 개별관찰에서 보편적인 명제의 확인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그렇다고 하여 귀납법이 무용하다는 것이 아니고, 어떤 명제가 반증(falsifiable)될 수 있어야 과학적 명제가 되며 반증가능하지 않으면 증명될 수 없다고 보았다. 따라서 어떤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가능한 명제들을 모두 대립시켜 하나 하나 반증을 통해 제거해 나아감으로써 적자생존 하도록 하여, 보편적 진리 명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상에 열거한 여러 주장들은 모두 서로 다른 각도에서 귀납법의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들 주장은 각각 장점이 있기는 하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현대과학의 지주가 되었던 확인주의나 이를 무너뜨린 반증주의나 모두가 경험적으로 얻은 자료가 과학의 Paradigm이나 연구자의 이론에 영향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독립적으로 수집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과학철학에서 Hanson, Kuhn, Feyerabend등에 의하여 이러한 전제가 근거 없음이 드러나게 되어, 현재로는 귀납법의 정당화에 대한 논리에 있어서 통일된 지배적인 과할철학 이론이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과학철학자가 아니고,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자인 우리로서는 “실제 수행되고 있는 과학이라는 활동과 과학철학에서 제시하는 과학적 이론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과학 철학의 이론이 과학활동의 실제를 근거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주장에 따라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실증주의자, 확인론자, 반증론자들이 제시한 논지들 중에서 현재의 실제 과학적 활동에 부합하는 특성만 받아들여 귀납적 추론의 정당화 방법으로 택해야 되리라고 본다. 그러한 입장에서 정리해 보면, 우리는 귀납적 추론이 기본적으로 보편적인 법칙도출의 유일한 방법임을 받아들이되, 단 긍정, 확인하는 경험적 사례에 의하여 한 명제(보편적 법칙)의 참을 검증할 수는 없으므로 Popper의 반증법을 사용하여 간접적으로 검증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나) 확률적 확인론


이러한 배경에서 실험과학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는, 확인주의자들의 입장을 고려하고 확률적 확인론을 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확률적 확인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즉 어떤 법칙을 지지하는 증거란, 제한되고 불완전한 증거이기에 그 증거들이 법칙에 대한 절대적 확실성을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그 법칙이 참일 확률이 높다(more or less highly probable)는 특성을 제시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그러한 법칙이란 확률적 가설의 성격을 띠게 된다. 고로 과학에서의 법칙이 확률적 특성을 띤 보편적 진술임을 인정하고 그러한 확률적 법칙을 도출하는 귀납법의(불완전한) 정당성을 불완전 하지만 그대로 용인하자는 것이다. 일단 이러한 확률적 추론론의 입장을 택하고 난 후의 어떤 보편적 명제의 확률적 검증(test)은 다음과 같은 논지에 의해 진행된다.

즉 ‘확률적 가설인 법칙 Li에 의하며, 선행조건 C1...Cn이 실현되었을때, 문제의 사건 E가 일어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는 형태로 명제를 진술하고, 이를 다시 (선행조건 C1...Cn이 실현되었을때) 확률적 가설인 법칙 Li가 참이라면, 현상 E가 일어날 확률은 P이다’라고 추론된 명제를 진술한다. 이러한 명제가 참인가, 즉 법칙 Li가 참인가를 확인하는 방법의 논리는 부정식(modustollens)이란 간접 추론법에 의해 그 형식이 주어진다. 이 추론법은, If a, then b 라는 대전제에서, b가 거짓(falce)이면 따라서 a도 거짓임을 증명하는 연역적 논법이다. 이러한 연역적 추론에서는 ‘b’가 절대적으로 거짓일 수 있으나, 경험적 자료에 근거한 귀납적 추론에서는 ‘b’가 거짓임이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b’가 가능성이 적음이(improbable) 드러나는데 그칠 뿐이다. 따라서 한 명제를 확률적 귀납적 추론에 의해 test할 때, 우리는 ‘b’가 거짓임을 증명하는 사례에 의해서가 아니라 ‘improbable’함을 보여주는(지지하는) 사례에 의해서 추론하게 된다. 고로 앞서 진술한 명제에서 ‘확률적 가설인 법칠 Li가 참이고, 그 전제조건 C1...Cn이 충족되면’을 부정식의 ‘a'에, ‘사건 E가 나타날 확률은 P이다’를 부정식의 ‘b’에 대치하여, ‘IF 확률적 가설은 법칙 Li가 참이고 그 전제조건 C1...Cn이 충족되면, THEN 사건E가 발생할 확률은 p이다’라는 부정식의 대전제 명제를 세운다. 그리고 나서 ‘사건 E가 발생하는 확률 p’를 실제관찰을 통하여 점검하여 improbable한 사례가 주어지면 가설인 법칙 Li가 거짓임을 추론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우리가 확증하려는 연구가설은 Popper에 의하여 반증(실제로 improbable함을 보이는 것)은 될 수 있으나 입증될 수는 없으므로 우리는 우리의 연구가설 대신에 영가설, 즉 ‘확률적 가설인 법칙 Li가 참이 아니다’를 도입하여 부정식의 대전제 명제를 ‘IF 확률적 가설인 법칙 Li가 참이 아니고 조건 C1...Cn이 충족된다면, THEN 사건 E는 q의 확률로 일어난다’로 바꾼다. 관찰을 통해 실제 사건 E의 발생확률의 크기(이를 환원하면 집단간 평균의 차의 크기)를 관찰하여 이 확률 q’와 q가 같지 않으면, 부정식의 ‘b’에 해당하는 ‘사건 E가 q의 확률로 일어난다’가 improbable한 것으로 추론한다. 따라서 ‘확률적 가설인 법칙 Li가 참이 아니다’도 거짓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론하여 reject하고 이와 모순관계에 있는 대리가설인 연구가설(Ha)을 받아들인다.



4. 귀납적 추론과 연역적 추론


이와같이 취납적 추론의 정당화에 대한 문제점을 영가설을 사용한 반증적 제거법으로 극복하여 귀납적 추론법을 과학의 기본방법으로 삼을 수 있음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반증적 제거법에 의한 귀납적 추론이 과학적 방법의 모든 것은 아닌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자연관찰을 통하여 선행조건에 후행사건이 따르는 것을 관찰하고 여기에서 귀납적 추론을 하므로써 일반화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활동에서는 그러한 소박한 경우는 드물다. 과학활동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어떤 자연현상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면 특정한 가설 또는 이론으로 그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형성하고, 이 가설 또는 이론이 타당한가를 검증하기 위해 이 가설에서부터 관찰가능한 현실에 부합시킬 수 있는 명제를 연역한다. 그리고 이러한 명제가 현실과 합치되는가? 하는 것을 보기 위해 실험을 통해 그 명제에 해당하는 현상을 발생시켜서 관찰하고, 그 관찰 결과에서 진술한 바와 같은 귀납적 추리를 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어떤 현상을 우연히 관찰하고 거기에 직관적으로 또는 상당히 여러 단계의 논리적 추론에 의해 어떤 가설을 도출하는 과정은 연역적 추론에 해당하며, 이가설에서 직접 현실을 관찰하여 부합되는 점을 찾는다든가 또는 가설에서 다른 검증 가능한 명제를 도출하여 현실과 부합되는 점을 찾는다는 것은 연역적 추론의 절차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연역적 추론이 확실성있는 추론 모두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부정적인 관찰사례에 의해 가설을 반증하는 것도 연역적 추론에 해당되고 단지 긍정적 사례에 의해 가설을 확인 하는 것만이 귀납적 추론에 해당되겠다. 그렇긴 하지만 편의상 다음절에 한하여 귀납의 의미를 확장하여, 현실적 관찰자료에서 가설 또는 명제에 대해 추론하는 것을 귀납적 추론이라고 하자.


5. 귀납적 추론과 통제적 관찰


일단 귀납적 추론의 정당성을(불완전 하지만) 인정하기로 한다면, 다음에 제기되는  문제는 어떠한(보편적 법칙의 도출을 위한) 귀납적 추론의 원칙에 의하여 경험적 사실에서 부터 개념적 명제를 도출하느냐의 문제이다.  즉, 어떻게 하여 개별적 사례에서 부터 사건과 사건사이의 인과관계를 추론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이다.  이에 대하여 J.S.Mill은 Ockham, Bacon, Hume 등의 논리를 근거로 Cannons of Elimination이라는 공준하에 여러 소귀납법칙들을 제시하고 있다.  Mill에 의하면 어떤 후행 사건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조건들, 사건들, 속성들의 집합이라고 보고, 결과인 후행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하여는 이러한 다양한 요소들에서 결과 사건과 무관한 요소들을 제외하여 추리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와 같이 제외하는 방법들로서 소귀납법들을 열거하고 있다.

그 첫째 방법이 일치법(method of agreement)이다.  이것은 어떤 현상 발생의 필요조건을 탐색하는 데 주로 적용되는 방법으로서, 한 현상의 사례들이 다른 모든 특징은 다르지만 단 하나의 공통 특질을 가지고 있다면 그 공통특질을 그 현상의 원인(또는 결과)으로서 추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주로 자연적 관찰법을 사용하는 연구나 pilot study에서 원인에 대한 시사를 얻기 위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이 지니는 난점은 복합원인이 한 현상을 일으키는 경우나, 결과 현상의 특성과 원인으로서 간주된 특성이 우연에 의해서 공존하는 경우에 적용하기 곤란하다는 점이다.

둘째, 귀납방법은 차이법(method of difference)으로서, 이것은 한 현상 A의 발생의 충분조건을 찾기 위하여 그 현상이 나타나는 사례 a와 그 현상이 나타나지않는 사례 a를 비교한다.  그리하여 두개의 사례가 하나의 특성을 제외하고는 모든 특성이 같다면, 그리고 그 특성이 사례 a에서는 나타나지만 사례 a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 특성을 현상 A의 원인(또는 결과)으로서 즉, 현상 A의 발생에 대한 충분 조건으로서 결과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방법은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을 확인할 수 있고 사례가 2개이면 충분하다.  더우기 현상 A와 충분조건 특성이 우연히 공존함을 제거할 수 있고 그 원인의 복합성을 확인할 수 있기에 실험의 기초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실험에서 실험집단과 통제집단의 차이는 바로 이 법칙이 적용된 경우이다).


     A 현 상                                 현 상 A


a1           a2    <-- 이들 각각의 -->        a, a

                       한 사례

                                                 A가 아닌 현상


     a3                                   현상 A의 원인(α)

                    원인

  <일치법>                                  <차이법>


물론 이러한 방법에서 여러가지 곤란한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그 첫번째는 원인이 되는 특성 이외의 모든 다른 특성들을 동등하게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는 (가) 모든 다른 특성들을 현실적으로 완전히 파악 열거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며, (나) 또 설령 그것을 파악 열거했더라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고 어떤 성질 a와 현상 A사이의 인과관계를 추출하기 위하여 체계적 통제라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즉, 문제의 특성 日를 제외하고 모든 다른 조건들을 균등하게 통제한 연후에 사례들을 관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제된 관찰(controlled observation)을 해야 한다는 이유이다.  이러한 통제의 대표적 방법이 ‘항상성 유지’ 또는 ‘무선화(randomization)’이다. 두번째 곤란한 문제는 현상에 따라서는 사례 a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특성日를 제거하기 곤란한 경우의 문제이다.  이러한 경우는 자연관찰법을 사용하거나 Quasi Experiment 방법을 사용하여야 한다. 세번째 문제는 현상 A와 원인이라고 추론된 특성 日가 우연적으로 공존하는(즉, 日가 현상A의 원인이 아닌) 가능성을 제거한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제거할 수 없고 이따금 극히 드물게 우연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의 추론은 잘못된 추론이 되기에 이러한 우연성을 제거 통제하여 해석해야 한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우연확률을 근거로 검증하는 통계적 검증방법을 사용하게 되는 것이며 반복 실험하여 그러한 우연성 여부를 밝히는 것이다. 네째로 현상 A가 어떤 원인 조건 日나 月의 어느 하나에 의해 일어 난다고 관찰, 추론하였으나 실제는 원인 조건 日와 月가 복합되어서 현상이 일어났을 경우에 추론의 문제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조건(변인)들의 세밀한 사전사후 분석에 의하여(그리고 그 결과로 보다 엄밀한 통제를 가함에 의하여)극복 될 수 있다.  이러한 절차가 실험전후에 행하여 진다.

세번째 방법은 공변법(method of concomitant variation)으로서, 한 현상이 특정한 양식으로 변화하는 데 따라, 다른 현상(조건)이 어떤 양식으로 항상 변화될 때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론하는 벙법이다.  이 방법은 원인, 결과간의 양적관계를 측정하는 벙법으로서 주로 사용되며 항상 차이법의 보조를 받는 다.  실험에서 독립변인의 수준을 2개 이상 달리하여 그에 따른 종속변인의 변화를 관찰하고 독립변인과 종속변인 사이의 어떤 함수 관계를 추론하는 것이 이 방법에 근거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네번째 방법으로는 잔여법(method of residue)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복합되어 있는 현상과 복합되어 있는 조건들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밝히고, 매 현상에 대하여 한 요소 현상과 한 조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단적으로 밝히어 종국적으로 문제의 단일 현상과 단일 원인 조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음을 추론하는 것이다.  이것은 일련의 실험을 계속하여 종국적인 독립변인과 종속변인 사이의 관계를 찾는 converging series 실험방법의 기초를 이루는 방법이다.

다섯째 방법은 일치차이 병용법으로서, 특정 원인이 나타내는 사례에서는 日라는 특성이 공통적으로 일치하며 나타나지만, 특정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례에서는 특성日가 나타나지 않을 때, 이 특성 日를 그 현상의 원인으로 추론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일치법을 사용하기 곤란하거나 불가할 때 사용한다.

이러한 Mill의 귀납적 방법들은 경험적 자료에서 어떻게 귀납적 추론을 하는 가의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데, 실험의 기본 논리는 무엇이라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기초로서 주로 차이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Mill의 방법에서도 문제점은 있다.  Mill은 그의 방법이 인과적 연결을 발견하는 방법이며 동시에 인과적 관계가 존재함을 증명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과적 관계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선행상황 조건이 규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한사건의 발생과 함께 수반되는 상황조건이란 수 없이 많다. 이 상황조건들 중에 특정조건들만 선택하고, 그것을 우리가 일치법 또는 차이법에 의해 통제, 조작한다고 했을 때, 사실 우리는 그 특정 선택된 조건들만이 적절(relevant)하다는 신념(belief) 또는 지식위에서 출발하는 것이며, 이러한 지식은 Mill의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에 의해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즉 Mill의 방법은 인과관계의 선행조건 요인들을 적절히 바로 분석했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Mill의 방법자체가 어떤 것이 적절한 분석이고 어떤 것이 부적절한 것인지 가려주지 못한다. a)적절한 요인들을 파악하여 분석했다면 그 적절한 요인들을 찾은 논리적 근거가 문제가 되고, b)적절한 요인들을 파악 고려하여 분석하지 못하였다면 그것은 불완전 불공평한 추리가 된다. 일치법에서는 a)가, 차이법에서는 b)가 문제가 된다. 적절성의 문제는 또 다른 인과적 연결관계의 문제이며, 이것이 Mill의 방법사용 이전에 답이 구해져야만 한다. Mill이, 그렇다면 모든 상황조건을 다 고려하면 되지 않겠는가하고 반문하겠지만, 이것은 문제를 더 어렵게 만든다. 무한한 가능한 조건들을 모두 생각해 본다는 것은 불가한 것이다. a)무한한 가능한 조건들을 모두 포함하여 문제를 없애려 한다든지, b)두개의 사건 사이의 모든 가능한 차이를 모두 조사하여 단 하나의 점에서만 다르게 한다는 것은 불가한 것이고 Mill의 방법은 적용불가하게 된다. 그렇다면 Mill의 방법은 인과관계의 발견의 방법이 아니라 적절한 상황들이 고려된 위에서 적용가능한 것이다.

다음으로 Mill은 자신의 방법이 증명의 방법(methods of proof)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런데 위에서 논의한 것처럼 모든 조건이 고려되지 않았고, 임으로 선정되어 고려된 조건만이 인과적으로 적절한 연관이 있는 조건이라는 전제위에서 출발하였다. 따라서 이에서 나오는 추리가 증명의 추리가 될 수는 없다. 또한 임으로 적절한 조건으로 선정된 것의 분석자체도 한개 이상의 다른 양식으로 분석가능하며 이는 나름대로의 위험을 수반한다. 또한 아무리 긍정적 사례를 수집했다고 하더라도 바로 다음번에는 거짓임을 보여줄 가능성이 언제나 남아있다는 점이다. 즉, 귀납적으로 증명한다는 것은 확실성 없이 논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면을 다시 실험상황과 관련지워 고려해 볼때 우리의 선택 즉,


             1. ABCD → abcd    3. AB → ab

             2. AEFG → aefg    4.  B →  b

           󰠏󰠏󰠏󰠏󰠏󰠏󰠏󰠏󰠏󰠏󰠏󰠏󰠏󰠏󰠏󰠏󰠏󰠏󰠏󰠏󰠏󰠏󰠏󰠏󰠏󰠏󰠏󰠏󰠏󰠏󰠏󰠏󰠏󰠏

             ∴  A  →   a     ∴  A  →  a 에서


1,2,3,4라는(가능한 인과관계에 대한) 가설을 전제로 하고서야 Mill의 방법은 성립된다. 다시 말하여 Mill의 방법은 가설검증의 방법이 되는 것이다(그러한 가설을 선정, 설정하기 까지의 과정은 차치하고). 이는 곧 통제된 실험의 방법인 것이다. 그리고 위의 처음 논리를 따른다면 이 실험의 방법이란 진리를 증명(proof)하거나 예증(demonstration)하는 것은 아니며 확인하는데 지나지 않는다. 주의깊게 통제되고 Mill의 방법에 완벽히 따랐다고 하더라도 한 실험의 결과란 결코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적인 실험결과는 문제삼은 가설을 확인(confirm)하며 그 가설이 더욱 가능성이 있게 할 뿐 그 가설의 결론을 확실성을 가지고 확립시키는 것은 아니다.

자연현상을 이해하고 통제하려는 데서 자연현상의 특성간의 인과적 연결관계를 찾으려했고, 인과적 관계에 대한 주장은 항상 보편성을 내포한다. 그런데 보편적 인과법칙이나 보편명제란 Mill의 방법에 의해 발견되지도, 증명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Mill의 방법은 인과적 관계를 진술하는 가설을 관찰이나 실험에 의해 확인하는 기본 방법이다.

일단 이러한 제한점은 인정하더라도 Mill의 방법(특히 차이법)이 실험방법의 기초 논리를 제시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그러면 이러한 방법논리의 기초 위에서 실제로 경험적 자료를 통제된 관찰에 의하여 획득하는 작업인 실험이란 무엇이며 또 어떻게 수행되는가.



6. 실험과 통제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이 실험은 과학의 전형이다. 따라서 실험은 과학이 기본과정으로 삼고 있는 전제들을 받아들여 그 전제로 삼게 된다. 이러한 전제들이란 앞서 진술한 논지를 배경으로 제기되는 것이며, 이러한 전제위에서야 실험에 의한 자연법칙 도출이 가능하다. 자연세계와 관찰자인 인간에 대한 가정들인 이러한 전제들을 약술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과학의 기본가정

  자연현상에 대하여는 먼저 시간, 공간, 물질들이 현실적으로 실재함을, 따라서 인간이 관찰하는 현상, 사건 속성들이 실재함을 가정해야 한다. 둘째로, 우주현상에는 질서가 있으며 이 질서에는 항상성이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즉 우주현상에 규칙성과 제일성(uniformity), 일관성, 안정성 등의 특성이 있음을 가정하는 것이다. 세째로, 결정론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은 모든 자연현상이 선행사건에 의해서 발생하며 보편적인 인과율의 법칙을 따른다는 것을 상정하는 것이며, 현상들, 사건들 사이의 관계에서 이러한 인과관계를 찾아냄이 가능하다는 것을 상정하는 것이다. 네째로, 경험주의를 인정해야 한다. 자연현상이 실재하고, 규칙성이 있고, 인과률에 의해 발생하는 한, 이러한 현상에 대한 지식을 직관에 의해서가 아니라 감각을 통하여, 지각을 통하여 현상의 발생을 경험적으로 관찰함으로써 획득하는 것이 최선의 그리고 타당한 방법임을 인정하는 것이다. 다섯째로, 부분 현상이 전체를 대표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즉 어떤 자연현상을 완벽하게 모든 시간, 공간에 걸쳐 관찰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따라서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일어나는 한정된 부분에서부터 그 현상의 일반ㄴ 모두의 특성을 추리할 수 있음을 전제하는 것이다(물론 그 부분이 전체 현상의 가장 대표적이며 편중되지 않은 경우임이어야 하지만,).

  다음으로 관찰자인 인간의 능력에 관하여서는, 첫째로 현실을 관찰하는 도구가 되는 인간의 지각능력과, 인간의 감각능력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는 관찰도구(각종 실험기구)의 신뢰성을 가정한다. 두번째로 현상 발생에 대한 인간의 기억능력이 신뢰로움을 가정하며, 세째로 문제에서 관찰로, 관찰에서 설명으로 옮아가는 추상화의 도구인 연역과 귀납적 추리력을 신뢰할 수 있음을, 즉 인간 추론의 합리성을 가정한다. 이러한 전제 가정들이 인정되고 용납된 위에서 실험은 현상의 발생과 관찰의 통제를 그 핵심방법으로 하여 실시된다.


2) 실험에서의 통제


  물론 실험에서는 몇 개의 기본 절차들이 있어 이 절차들은 먼저 어떤 자연현상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문제에서 선행사건과 후행사건이 “If A, then B"인 명제형태로 검증 가능한 가설이 진술된다. 그리고 이 가설의 전제부 진술 A와 결과부 진술 B가 현실의 조건들과 상응되어 독립변인과 종속변인의 형태로 조작, 관찰되며 관찰결과 선행사건에 따른 후행현상이 실제로 일어났는가가 증거자료로서 수집된다. 이 수집된 자료를 분석 해석하여 가설의 참, 거짓여부가 검증되면, 그 결과를 실험에서 관찰하지 않은 일반 사례에까지 일반화한 법칙을 도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절차와 관련된 논리를 일일이 여기서 다 언급할 수 없기에 본론에서는 실험의 가장 중요한 특성인 “통제”의 내용을, 통제의 문제점들을 중심으로 기술하겠다.

실험에서의 통제란 어떤 자연현상의 인과관계를 발견하기 위하여 인위적으로 현상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인위적으로 알려진 조건, 상황들을 조직하되, 가설에서 명시된 특정조건(즉 독립변인) 이외의 조건(기타 변인)이 작용하여 현상이 발생될 가능성을 막는다. 그리하여 특정조건에 의하여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극대화 시키고 기타 조건에 의하여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을 최소화 시킨다. 그러므로써 특정 선행사건(독립변인)과 후행사건(종속변인)사이의 진정한 인과관계성(the causal relationship)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추론하도록 보장하는 방법이 통제인 것이다.

  이러한 통제의 절차 논리란 근본적으로 J.S. Mill의 차이법이 논리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통제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구가설의 주요 변인의 영향과 기타 가외 변인의 영향이 조직적으로 복합되어 현상을 발생시켜 confounding효과를 일으킴으로 현상발생에 대한 참 인과관계를 추출해 낼 수 없다. 즉 실험의 기본 논리인 차이법의 귀납추론이 적용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차이법에 위배되는 추론, 즉 그릇된 취납추리를 가져오지 않기 위해서는 연구가설의 주 변인의 영향을 최대화하고 기타 변인의 영향을 제거시켜야 한다. 그러나 기타 변인의 영향은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에 주 변인 즉 독립변인의 변화와 함께 체계적으로 변화하는 변인들(가외변인)의 효과는 제거할 수 있으면 제거하고 제거할 수 없으면 최소화한다. 독립변인의 변화와 함께 체계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으나 현상 발생이나 현상 관찰에 불필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인들(통제변인들)의 영향은 고정화시키거나 무선화시켜 현상 발생의 인과관계 추론에 영향을 주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통제의 개념들은 Mill의 차이법의 논리에 근거를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실재로 실험에서의 귀납추론을 오도할 오류들과 이들을 통제하는 절차, 테크닉, 이들을 점검하는 법들을 약술하면 부록과 같다.



7. 현상, 수학적 모델, 확률, 실험


  과학은 자연현상을 관찰하여 그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현상 자체를 기술하고, 그 자연현상의 본질에 대한 일반적 법칙을 도출함으로써 그 자연현상을 설명하려는 작업들의집합이다.

  이를 위하여는 자연현상의 어떤 사건이 발생했는지 안했는지를 관찰하는 것과 동일한 조건하에서 반복 관찰했을 때 그 현상이 항상 발생하는가를 밝혀주는 것이 과학의 기본작업이다. 그런데 한 현상이 발생했는가 안 했는가, 그 크기가 어떤가를 밝히기 위해서는 먼저 현상에 대한 이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현상 자체를 어떻게 범주화하고 어떤 면들만을 선택하여 관찰할 것인가. 그리고 관찰된 사건의 발생 여부 또는 그 크기를 어떻게 표시 또는 표상하여야 할 것인가. 또 표시된 현상발생과 그 현상에 대한 일반화(법칙) 사이의 연결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의 문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그 현상에 대한 이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 자연현상이 규칙성있고 일관성있게 기계적으로 일어난다는 기본가정 이외에도, 그 현상의 요소사건 또는 요소부면들이 본질적으로 어떠한 특징(객관적 과학화의 처리가 가해질 수 있는)을 지니고 있는가에 대한 이론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필요성에서 제기되는 것이 첫째는 자연에 대한 형식이론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자연현상이 지니고 있는 특징들(모든 특성이 아니라 대부분)을 형식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형식화 가능한 특성을 저네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철학적 가정들이 존재론적, 인식론적, 과할철학적으로 전개되어야 하지만 일단, 자연현상의 어떤 특성들을 형식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하자.

  다음의 문제는 그러면 어떻게 이를 형식화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현실적 현상의 사건들의 특성을 추상화하고 이러한 사건요소들 사이의 관계성을 밝혀 일반적 법칙 또는 설명을 제시하려는 것이 과학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또 현상 자체의 발생여부의 곤찰과 발생의 크기와 반복관찰 가능성 여부를 밝혀주는 것이 과학의 기본작업이라면, 이러한 작업을 보다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형식체계가 찾아아졌고, 현상의 발생문제를 전형적으로 나타내 주는 체계와 현상의 본질(과정들)을 형식화하여 나타내 주는 체계가 찾아졌다. 이러한 탐색에서 찾아진 것이 수학적 체계이다.

  수학적 체계란,(1)추상적 실체인 잘 규정되지 않은 “요소” 또는 사물들의 집합과,(2) 이들 요소 사이의 가능한 관계성, 또는 규정되지 않은 ‘조작’들의 집합과,(3) (1)과 (2) 둘 사이의 특정관계를 규정하는 공준과 정의들로 이루어진다. 즉 가정과 정의를 조합하는 논리를 사용하여 요소들에 대한 새로운 진술, 정리가 주어지고 이러한 진술 . 정리의 진실성 여부가 기본공준과 정의의 진실성 여부에 의해 결정되는 추상적이며 규정이 잘 안되어 있고 연역적인 형식체계이다. 이러한 수학적 체계는 어떤 현실적 실체에 대한 체계가 아니라 정의와 공준에 의해서 어떤 것이 어떤 추상적 형식특성을 지니는가에 대한 체계, 즉 추상적 요소들 사이의 추상적, 필연적 관계성의 체계이다.

  그러나 이러한 추상적 체계의 형식 특성이 현실적 대상의 일정한 특성에 대응될 수 있고 이러한 체계의 규정된 또는 규정되지 않은 개념이 현실대상의 특성과 동일시 될 수 있다면, 이 추상적 체계는 현실의 모델(an idealized model of reality)이 되는 것이며 이 체계의 어떤 논리적 결과 또는 진술이 현상에 대한 참 진술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한 추상적 체계인 수학적 체계가 현실에 대응되어 적용될 때 주어지는 용어가 수학적 모델이며, 현실의 사건과 대상에 정확성의 특성을 지닌 수(number)를 대응시키는 것이 수학적 모델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과학적 방법이란 자연을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기술들(description)'을 선택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자연은 유한할 수도 있고 무한할 수도 있다. 또한 유한하면서 유한히 기술될 수도 있고, 무한하면서 유한히 기술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수학적 이론을 지니고 있다면 그 대상현상이 유한하며 유한하게 기술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 수학이론의 핵심이다. 수학적 기술의 첫 단계는 한 현상의 시간적 척도 T와 모든 가능한 상황의 집합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상이란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가능한 양식의 집합으로 규정할 수 있고, 발생이란 상황들의 계열로 간주될 수 있다. 즉 현상은 다른 현상, 즉 다른 상황계열로 구성될 수 있다. 따라서 현상의 발생 O란 시간척도 T내의 요소 t와 각 t에 상응하는 상황요소 Oi를 상응시켜주는 함수이다. 즉 한 현상이란 곧, {O1, O2,...,On}의 집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 현상의 완전한 기술이란 발생 Oi의 가능한 무한집합을 기술하는 것이다. 그런데 Bernoulli와 Tchebycheff의 정리에 따른다면 무한한 연속적 현상을 비연속적 현상을 사용하여 임의의 정도까지 추정할 수 있다. 연속적 현상을 비연속적 함수로 기술할 수 있고, 이는 특정 수 또는 기호의 집합을 유한히 기술함으로써 기술 가능하다. 이러한 기술을 가능하게 하는 접근방법의 하나가 확률론적 접근이다.

  수학적 모델 중에서, 현상의 발생 여부와 현상의 발생 크기, 현상의 존재 등의 양적 특성에 대한 대표적(이론)모델이 확률적 모델인 것이다. 이러한 확률적 모델에 근거하여 현상의 발생여부 또는 그 크기를 수의 개념에 대응시켜 표시하여 측정하고, 일단 얻어진 측정치의 집합을 data로 규정하고, 이를 조직화 . 요약 . 일반화하고, 이를 근거로 추론함으로써 현상사건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방법이 통계적 방법인 것이다.

  어떠한 현실에서 다른 형식체계인 수학체계를 이용하여 대응시켜 현실을 설명하기 위하여서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 이론 또는 논리가 필요하게 된다. 첫째는, 현상자체의 특성을 규정하며 대표하여 표상하는 이론이고, 둘째는 형식체계의 기본개념,구조,규칙등에 관한 이론이며, 세째는 이 둘을 연결시켜 주는 연결논리 또는 연결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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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이론                                      실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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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건(event)이라는 추상적 개념적         1. 실험결과의 사건인 실제 현실의 결

   실험의 결과를 다룬다                       과를 사건이라는 요소로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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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사건이라는 요소에 확률이라는         2. 이 사건에 확률이론의 확률이라는

   수를 짝지웢준다.                           수를 대응하여 부여한다(상대적 발

                                              생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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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렇게 했을때에 요소들 간에 있을        3.

   수 있는 논리적 관계에 대한 참 진술      1. 이는 확률이론이라는 수학적 형식체

   을 제시한다.                               계와 실험의 개념화 조작 및 논리적

                                              체계가 부합됨을 가정한 위에서야 가

                                              능하다.

                                           2. 1이 참이라면 그에 관한 진술은 참

                                              이다.

                                           3. 1이 참이 아니라면 그에 관한 진술은

                                              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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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연역적 추론이다.                        4. 특정사례에서 보편으로 귀납적 추론

   공준이 참이면 그 결과도 참.                이다.

(logicodeductive)                             (연역적 추론이 첨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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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전제가 참이면 결론도 참.                5. 전제가 참이면 결론도 참. 전제의

   전체의 참 여부는 공준, 공리에 의           참 여부는 관찰과 일반화에 의해 주

   해 자명적으로 주어짐.                      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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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떻게 결정하는 가를 가르치는 것이      6. 결정에 수반되는 위험부담보다는 결

   아니라 어떤 결정에 수반되는 위험           정논리를 가르침.

   부담을 가르쳐 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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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률이론은 그 성질상 이 세째 부류에 귀속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연현상 집합의 요소들이 어떤 확률을 가지고 발생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보고, 이 요소들에  숫자를 부여하여 그 발생확률을 부여하는 것이며, 현상발생이 all-or-none 적이기는 하나 조건에 따라 그 변이성이 상당이 커서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지닌다고 보고, 이 불확실성에 어떤 규칙을 주어 불확실성을 규칙성으로 표상하고져 하는 것이다. 이러한 확률이론을 근거로 통계이론이 형성되는 것이며, 통계이론을 실제로 적용하여 현실에 대한 추론을  할때 그것이 통계적 추론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통계적  이론  또는 확률적 이론과 실험(통계적 추론을 가능하게 하는 관찰을 제시하는)은 전자는 개념적 실험이며 후자는 실제적 실험으로 써 다같이 어떤 사건들의 요소와 이의 집합과 실험의 결과를 다룬다는 면에서 공통적이다. 서로 다른 점을 열거하면 p.104의 표와 같다.

  이상에서 현실과 수학적 모델, 확률이론과 실험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 이러한 관계의 이론 위에서 과학적 물음이 던져지고 실험이 실시되고 확률적 추론이 이루어 진다. 그러면, 이러한 확률적 추론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전제되는 것은 무엇일까? 다음 절에서 살펴보기로 하자.



   8. 실험적 물음에 대한 확률적 추론을 하기 위한 조건


  물음이 던져졌을 때 관찰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얻는 것은 확률적 추론 임이 위에서 드러났다. 가설을 설정하고 통제를 가하여 실험을 실시한 연후에  그 결과에 대하여 확률적 추론을 하기 위하여는 충족되어야 할 조건들이 있다. 이들 조건을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1)확률의 형식이론이 주어져야 한다. 형식이라 함은 공리체계에 따라야 함을 의미하며 또한 규정되지 않은 개념이 있음을 의미한다. 확률이론에서 는 적어도 다음의 개념이 규정되거나 이론 내에서 적어도 규정되지않는 것으로 인정이 되어 있어야 한다.


  ①사건 또는 관찰 -사건 또는 관찰은 “a라는 동전을 n번을 던져 표면이  나옴” 또는

    “제n번째 점수가 3.0이다.” 등과 같이 단일 명제로 규정될 수 있다. 또는 어떤 숫

    자를 취한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②표집 - 사건이 단일 명제에 의해 규정된다면 표집이란 그러한 명제의 논리적 연

    결이다. 이러한 연결의 논리적으로 독립적인 요소들의 수가 표집크기이다. 사건이

    숫자라면 표집은 n차원의 공간에서의 한점이다. 그리고 이점의 위치는 그점에

    상응하는 관찰의 크기값이다.

  ③기초확률법칙 - 어떤 관찰(사건)이 어떤 특정 급간에 떨어질 확률을 진술하는 법

    칙이다. 이 법칙은 일반적으로 long-run빈도의 극한 값을 확률로 하는 법칙이라고

    하겠다. 이 이론에서 사건(관찰)들은 불연속적 값을 취하며 기초확률은p=∫baP

    (x)dx의 함수로 흔히 규정될 수 있다.

  ④모집단 -상술한 기초확률법칙을  따르는 모든  사건(관찰)들의 집합이다.

  ⑤사건들의 독립성 - 개별사건들이 독립적으로 발생하며 이들의 공통확률은

     p=pX1)Xp(X2) 주어져야 한다.

  ⑥무선표집 -동일 모잡단에서 추출되었으며 독립적인 요소들로 이루어진

    표집이다.

  ⑦통계치 -관찰에 대한 수리적 함수로서 규정된다.

  ⑧자유도 -통계치에 따른 자유도가 규정되어야 한다.


  이상과 같은 기초개념이 규정되는 이외에 확률이론은 다음 조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즉 가설이 참일 때 어떤 통계치의 특정값 또는 특성이 출현할 확률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즉 O(X1, X2,...Xn)이 무선표집이며 기초 확률법칙이 알려져 있으며(예: 정상분포), t가 그 표집의 어떤 통계치이며 1또는 그 이상의 자유도를 갖고 있다면 확률이론은 t의 기초확률법칙을 진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확률이론은 어떤 특정가설(사건이 일어날 수 있는 양식에 관한 가설이며 대체로 어떤 무선적 관찰이 일정한 측정척도내의 특정 급간 내에서 일어날 long-run빈도를 기술하는 가설이다.)을 인정한다면 어떤 사건의 발생확률을 수학적 용어로 진술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가설은 요소들의 전집 즉, 모집단을 참조하여 논하는 것이며 따라서 무한집합을 논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관찰하는 것은 유한집합이며 따라서 모집단과 관련화여 추론하는데 문제가 있다. 그러나 만일 이 가설(확률적 이론과 관련된)을 충분히 보편적으로 만들며 확률이론을 강하게 만들 수 있다면 실제의 관찰에 대한 확률을 추론해낼 수 있을 것이다.

  “If H가 참이면, 사건 x는 확률 p로 일어날 것이다.”고 진술할 수 있으며 이를 부정식을 써서 “if H가 참이면, 사건 x는 확률 p로 일어날 것이다. 그런데 획득된 확률 q가 p와 크게 다르면(improbable), 그러면 H도 참일 가능성이 적다.”고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2) 일정한 수의 관찰집합이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논의한 확률이론은 보편적 관찰의 특성과 관련된 이론을 제시한 것이며, 특정한 관찰 사건집합과 연관짖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추론을 할 수 있는 사건발생의 집합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관찰”이란 즉, “사건”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 정의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의 정의는 관찰의 적절성(adequacy)에 관한 문제인데 이러한 “관찰”, “사건”의 정의, 또 그 적절성의 정의는 독립적으로 주어질 수 있는 거서이 아니라 던져진 질문 물음과의 연관에서 규정될 수 있는 것이다. 일단 “관찰”이 규정되면 다음에 관찰수와 관찰들을 묶은 문제가 제기되는 데 이것이 실험방안의 문제이다. 실험방안이란 어떤 의미에서 주어진 관찰수에서 최대한의 정보를 획득하도록 관찰을 집단으로 묶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3) 물음과 연관하여 대리가설들이 구성되어야 한다. 과학적 이론의 기본특징은 한 현상을 다른 이론 또는 가설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따라서 한 가설의 입증은 별 의미가 없고 다른 대리가설들의 반증이 커다란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적적한 대리가설이 구성되어야 한다. 적절한 대리가설들을 구성하기 위하여 지켜야 할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①가설들은 표집이 추출된 전집과 표집이 추출된 양식에 관한 충분한 정보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초 확률이론과 관찰된 내용에 근거하여 대리가설들 중에서

    선택하는 엄밀한 방법이 설정될 수 있다.

  ②각 대리가설의 명제들은 기초 확률이론의 언어로 표현되어야 한다.

  ③이 명제들의 논리적 연결은 그 조합과 연결 규칙이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④각 대리가설은 그 내에서, 그리고 확률이론과 관찰과의 관계에서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⑤각 대리가설은 본래의 물음에 대한 모든 가능한 답을 다 열거해야 한다.

  ⑥어떤 두 대리가설을 연접시켰을 때 양립할 수 있어서는 안된다.

  ⑦한 대리가설의 기본명제는 다른 어떤 대리가설의 기본명제와 논리적 모순이거나

    논리적 대등이어야 한다.

  ⑧적어도 두 개의 대리가설은 주어져야 한다.


  4) 확률이론과 관찰에 근거하여 하나의 대리가설을 선택하는 방법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선택방법의 조건이 지켜져야 한다.


  ①관찰에 내포된 정보는 대리가설 선택에의 필요조건이 되어야 한다.

  ②주가설이 참일 때, 규정된 바의 관찰 집합을 근거로 그 가설을 기각 하는 확률과

    대리가설이 참일 때 주가설을 기각하는 확률이 도출될 수 있어야 한다.

  ③가설의 선택방법은 편견이 없어야 한다. 이는 기본적 용어와 조작과 관찰들의 집

    합에서 의미있는 명제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가에 대한 형식이 주어져 있어야

    하며, 어떠한 물음에 대해서건 대리가설을 형성하는 방법이 주어짐을 전제로 한

    다. 그 위에서 좋은 형태의 가설들에서 한 가설을 선택하는 불편견적 방법이 주어

    져야 한다.

  ④이 선택방법은 통계적 추론의결정 문제에 대한 미흡한 점이 없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들을 충족한 위에서 통제된 관찰을 하고 우리의 물음에 대한 답을 확률적 추론을 통하여 구할 수 있다. 그러나 확률적 추론을 통하여 답을 구했다고 하여도 문제점은 있다. 그것은 첫째로, 확률이란 개념이 절대적이고 불변의 유일개념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으로 변천된 개념이며 10여개의 확률이론(Weatherford, 1982)들 중에서 하나를 임으로 선택한 위에서 확률추론을 논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그 확률이론을 선택함에 대한 정당화의 문제가 제기된다. 둘째로, 특정관찰 사건을 실험의 물음에 적합한 관찰로 규정하고 선택했는데 그러한 적절성을 판단한 준거를 정당화해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세째로, 가능한 여러 가설들을 형성하는 양식의 정형성 여부이다. 일상의 자연문제를 확률적 언어로 바꾸는 정형적 공리의 결여문제이다. 특히 모든 가설에서 어떤 진술 내용은 검증 않고도 참이라고 전제하고 들어가는 데(예: 무선성) 그러한 전제의 타당성이 문제된다. 마지막으로 한 가설을 다른 모든 가설들을 제쳐놓고 선택하는 선택 결정의 준거에 대한 타당성의 문제가 제기된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고려한다면 어떤 과학적 물음을 가지고 가설을 설정하고 실험을 하고 확률적 추론을 통하여 결론을 내린다는 거서이 그 물음에 대한 완벽한 절대적인 답을 얻는 것은 아니라는 유보적 특성을 지니고 있을 알 수 있다.



9. 맺는 말


  실험방법과 관련하여 논리학, 과학철학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중심으로 실험의 논리적 기초를 일부 살펴보았고 실제 실험에서 통제(control)를 진행시키는 논리를 약술하였다. 이외에도 관찰결과에서 통계적 검증을 하여 추론하는 통계적 추론의 논리와 결과에서 보다 포괄적인 이론을 형성하고 이에 대해 설명하는 논리들도 논의되어야 하겠으나 이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한다. 끝으로 한 가지 덧붙일 말은 실험과 실험자료에서 추론한 결론에 대한 태도이다. 현대 과학철학자들은 실험방법의 기본개념과 가정들에 대하여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실험을 하여 어떤 경험적인 자료를 획득하고 그에서 추론을 했다고 했을때, 이러한 우리의 행위는 많은 기본개념들과 가정들에 대하여 취한 어떤 입장에서 행하여진 것이며 따라서 그러한 입장을 벗어난 순수한 경험적 자료의 획득과 추론이란 찾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한 까닭에 우리는 실험에서 얻어진 경험적 자료와 그것을 근거로 이루어진 추론에 대하여 겸허한 태도를 지녀야 한다.


  “The wrong view of science betrays itself in the craving to be right; for it is not his possession of knowledge, of irrefutable truth, that makes a man of science, but his persistat and reckless critical quest for truth”

                                                         (Karl R. Popper)


 

 

 

출처:성균관대학교인지심리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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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2 19:54 2006/10/12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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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 2006/10/12 19:35

바넘효과 [Barnum effect]  
 
[요약]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징을 자신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 
 
[본문]
19세기 말 곡예단에서 사람들의 성격과 특징 등을 알아 내는 일을 하던 바넘(P.T. Barnum)에서 유래하였다. 1940년대 말 심리학자인 포러(Bertram Forer)가 성격 진단실험을 통해 처음으로 증명한 까닭에 '포러효과'라고도 한다.

포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각의 성격 테스트를 한 뒤, 그 결과와는 상관없이 신문 점성술 난의 내용 일부만을 고쳐서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는 이 테스트 결과가 자신의 성격과 맞는지 맞지 않는지를 학생들이 평가하도록 하였다. 자신이 받은 테스트 결과가 자신에게만 적용되는 것으로 착각한 학생들은 대부분이 자신의 성격과 잘 맞는다고 대답하였다.

포러가 학생들의 성격 진단 결과로 나누어 준 점성술 난의 내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특성을 기술한 것이다. 포러는 실험을 통해 보편적 특성을 개개인에게 적용할 때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가를 알아보고, 그 결과로 바넘효과를 증명한 것이다.

사람들은 보통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자신의 성격으로 묘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특성이 있는지의 여부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좋은 것일수록 강해지는데, 이처럼 착각에 의해 주관적으로 끌어다 붙이거나 정당화하는 경향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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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2 19:35 2006/10/12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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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 2006/09/28 21:39

게슈탈트 상담이론 소개와 사례 

게슈탈트 심리치료(Gestalt therapy)는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프릿츠 퍼얼스(Fritz Perls)에 의해 창안된 심리치료 이론이다. 펄스는 정신분석 이론과 골드슈타인의 유기체 이론(개체와 환경을 하나의 전체적인 통합체로 보는 시각), 실존주의 철학(지금-여기에서의 경험을 중시), 라이히의 신체 이론(인간의 감각운동이나 신체활동이 심리작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신체언어가 중요하다고 보는 입장) 등의 다양한 이론과 기법을 바탕으로 게슈탈트 치료를 발전시키게 되었다. 이러한 게슈탈트 치료의 생성 방식은 게슈탈트 치료 개념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바로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개방성이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지각의 장(field)을 넓혀주고 이를 통해 현실에서의 경험에 대해 개방적이 되면 될수록 책임감 있는 선택과 행동이 가능하다고 보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의 인간은 자신의 현실에 대해 능동적으로 자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유로운 선택과 행동이 가능하며, 나아가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능동적인 존재이다. 이것이 바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궁극적인 치료 목표이다.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항상 새로운 경험과 이론을 폭넓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를 치료적 자세에도 적용하여 내담자의 다양한 특성과 문제에도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접근하고자 한다. 그밖에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치료 이외에도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리라 생각된다.

Ⅰ.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주요 개념

1) 게슈탈트란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의 게슈탈트라는 용어는 지각심리학인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빌어온 것인데, 전체, 혹은 형태라는 말로 번역될 수 있다. 게슈탈트란 개체가 사물을 지각할 때 산만한 부분들의 합으로서만 지각하는 것이 아니라, 개체의 장을 능동적으로 조직하여 의미있는 전체로 지각하는 방식을 이르는 것이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그 적용범위를 지각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사고, 감정, 욕구, 신체감각, 행동 등 모든 유기체 영역까지 확장시켜 적용하고 있다. 특히 게슈탈트 심리학의 이론 중에서 전경과 배경, 집단화 원리(유사성, 근접성, 연속성, 완결성), 맥락효과와 같은 개념을 치료이론에 도입하였는데, 이는 개체가 자신의 욕구나 지각을 바탕으로 다양한 게슈탈트를 형성하는 기초적인 원리가 된다. 개체는 게슈탈트 형성을 통해서 자신의 욕구나 감정을 의미있는 행동으로 만들어서 환경과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실행하고 완결지으려고 한다. 그러나 개체의 욕구나 감정이 곧 게슈탈트는 아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그 상황에서 실현할 수 있는 행동 동기로 지각한 것이 바로 게슈탈트이다. 그러므로 환경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개체의 욕구나 감정은 게슈탈트라 할 수 없다.

2) 전경과 배경(Figure & Ground)
대상을 지각할 때 자신에게 관심이 있는 부분을 지각의 중심으로 삼고 나머지는 배경으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즉, 자신의 주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관심이 주어지는 부분은 전경이 되고 나머지는 배경이 된다. 예를 들어 만화영화를 열심히 보고 있던 아이가 아빠가 돌아오시자 TV는 보지 않고 아빠에게 매달리며 좋아하는 장면을 생각해 보자. 아빠가 돌아오시기 전에 아이의 전경은 만화영화였다. 그러나 아빠가 돌아오시자마자 아이의 전경은 아빠에게로 옮겨가고 만화영화는 배경이 되었다. 이처럼 건강한 사람은 매순간 전경으로 떠올려진 욕구나 감정을 바탕으로 게슈탈트를 형성하고, 그 게슈탈트가 해소되어서 배경으로 사라질 수 있도록 하는 반면, 건강하지 못한 사람은 전경을 배경으로부터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해서 자신의 게슈탈트를 형성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런 교체는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라는 과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미해결 과제(Unfinished business)
개체가 전경으로 떠올렸던 게슈탈트가 해소되면 이는 배경으로 사라진다. 그러나 전경으로 떠올려졌던 게슈탈트가 해소되지 못하면 해소되고자 하는 강력한 행동동기를 가진 채, 전경이 되지도 못하고, 배경으로 사라지지도 못한 상태로 있게 된다. 이렇게 해소되지 못한 게슈탈트를 미해결 과제라 한다. 이러한 미해결 과제는 계속적으로 완결지으라는 요구를 하며 다른 게슈탈트가 선명하게 전경으로 떠오르는 것을 방해한다. 예를 들면 아침에 어머니에게 야단을 맞고 몹시 화가 난 상태에서 학교에 온 아이는 쉽게 공부나 놀이에 집중할 수가 없다. 미해결과제는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러운 교체를 방해하기 때문에 개체의 적응을 방해한다. 그러므로 미해결과제가 쌓일수록 개체는 자신의 게슈탈트를 효과적으로 완결짓지 못해서 심리적인 혹은 신체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다. 미해결과제가 생기는 이유는 개체 자신이 자신의 게슈탈트 해소를 방해하는 인위적인 차단활동을 하거나 환경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차단하는 경우이다. 그러므로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목표는 내담자의 미해결 과제를 완결지을 수 있도록 차단행위를 알아차리게 하고 이를 알아차림으로써 미해결과제를 게슈탈트로 떠올리게 하는 것이다. 대다수의 내담자는 자신이 어떤 미해결과제를 갖고 있는지 조차 자각하지 못한 채,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으로 고통받고 있다. 그러므로 내담자의 미해결과제를 선명한 게슈탈트로 떠올려서 이를 해소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다.

Ⅱ. 알아차림과 접촉(Awareness & Contact)

전경과 배경의 자연스런 교체는 달리 말하면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이다. 이렇게 게슈탈트를 형성하고 해소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이 알아차림과 접촉이라고 말할 수 있다. 알아차림이란 개체가 게슈탈트를 형성하기 위해 자신의 신체감각, 욕구, 감정, 사고, 행동, 환경에 대한 지각이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가슴이 답답하구나’와 같은 신체 감각, ‘배가 몹시 고프구나’와 같은 욕구, ‘몹시 우울하구나’와 같은 감정,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구나’와 같은 생각, ‘나를 비난하고 있구나’와 같은 행동, ‘주변이 몹시 낯설게 느껴지는구나’와 같은 환경자각에 대해 알게 되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알아차림이 이루어지면 자신의 게슈탈트를 선명하게 떠올릴 수 있게 된다.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은 개체 누구에게나 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접촉을 방해하는 행동(접촉경계혼란행동)들로 인하여 미해결 과제가 쌓이게 되면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 역시 방해를 받게 된다. 접촉은 전경으로 떠오른 게슈탈트를 해소하기 위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만족이 욕구의 충족이라면 접촉은 만족을 경험하고 느끼고 향유하는 개념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어릴 때 너무 가난하게 살아서 부자가 되고자 하는 강한 게슈탈트가 형성되었고, 이를 해소하고자 열심히 돈을 모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충분한 것 같지 않고 마음이 공허하다면 이는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이 충분히 부자이고 이제 더 이상 가난하지 않다는 것을 느끼고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을 때, 이 사람은 비로소 부자가 되고 싶다는 게슈탈트를 해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접촉이란 만족 그 자체가 아니라 만족을 경험하는 행위라고도 말할 수 있다. 알아차림과 접촉은 행위이다. 그러므로 행위로써 경험되어질 때 비로소 그 의미를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행위는 현재(지금-여기에서)에서만 경험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알아차림과 접촉은 실존적 행위이다. 이상에서처럼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구체적인 상담기법이라기 보다는 심리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내담자의 문제는 바로 알아차림과 접촉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그러므로 알아차림이 이루어지고 충분한 접촉이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문제는 해소된다. 내담자가 알아차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바로 심리치료이며, 접촉할 수 있는 행동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심리치료이다. 이처럼 알아차림을 경험하게 하고 접촉을 경험하게 되면 내담자는 변화하고 성장하게 된다.

Ⅲ. 기법의 특징

1) 지금-여기에의 체험
게슈탈트 심리치료는 실존철학의 영향을 받았다. 그러므로 실존치료에 공통적인 특징인 현상학적인 관점을 가지고 치료하고자 한다. 개체가 지금 여기에서 경험하는 주관적인 체험을 중시하는 입장이다. 지금 여기에 집중함으로써 내담자는 과거나 미래로부터 벗어나 현재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과거에 대한 후회나 있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염려로부터 벗어나 현재의 자신을 명확하게 지각함으로써 새로운 경험이 가능해진다. 내담자의 과거의 고통이나 미래에 대한 걱정도 현재적인 시각에서 다루고자 한다. 즉 지나간 사건으로서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경험으로 느끼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의미(통찰)를 발견하게 된다.

2) 발견학습
인간은 누구나 완결지으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완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긴장과 불안을 경험하게 된다. 미해결 과제도 이러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내담자의 미해결 과제를 발견하도록 함으로써 이를 완결지을 수 있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긴장과 불안에서 벗어나 심리적 적응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주변 환경이나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알아차리고 발견할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킨다. 발견에는 두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자신의 욕구나 삶의 의미, 사고패턴 , 행동패턴 등을 발견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새로운 행동방식과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체험하는 경험의 발견이다. 이를 통해 내담자는 자신의 삶이라는 게슈탈트를 완성해 갈 수 있을 것이다.

3) 관계중심
내가 나임을 알게 되는 방식을 생각해 본다면 관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설명도 필요없을 것 같다. 내담자의 욕구나 감정, 사고, 행동 등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관계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된다. 내담자의 문제는 나와 나 자신 혹은 나와 너, 나와 세계 라는 관계성을 잃은 결과인지도 모른다.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고 내담자와 치료자의 관계는 이러한 접촉의 좋은 모델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4) 창의적 태도
게슈탈트 치료는 창의적이다. 치료자의 계획이나 구조화에 따라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작업이 아니라 매순간 새로운 게슈탈트의 형성과 해소라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변화와 의미를 찾는 창조적인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치료 시간이 끝나기 전까지 내담자도 치료자도 어디에 이를 것인지를 모른다. 내담자와 치료자의 창조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에 이를 수 있는데, 이러한 해결책은 다양한 접촉의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그러므로 치료자나 내담자 모두 새로움에 대한 개방성과 유연성이 필요하다. 유용한 다양한 실험들은 창의적인 태도 안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Ⅳ. 상담사례

내담자는 33세의 기혼 직장여성으로 귀엽고 통통한 얼굴에 목소리가 고왔다. 대체로 편안한 인상에 매우 활기차 보였다. 이 상담 장면에서의 내담자의 기운 없는 모습은 참 의외였다. 그러나 누가 알겠는가?

내 : 왜 그렇게 하기 싫은지 모르겠어요. 이 자리가 싫은게 아닌데. 왜 이렇게 하기가 싫지요? 왠만하면 묻어져 가는데. . . 거부하고 싶고 편하고 싶어요. 가만히 생각하면 제가 일 장면으로 가면 거부적이 되고 그런 것 같아요. 일이 시작되기 전에 벌써 지치는 기분이 돼요. 곧이곧대로 하려고 하고. 한편으로는 생각 속에서 참 잘한다는 생각도 있어요. 하지만 기대가 높으니까 실제적으로 저를 너무 밑으로 보게돼요. 그렇게 잘해야 하는 것도 아닌데. 제가 굉장히 착해야 될 것 같고, 그렇지 않으면 이기적인 것 같고. 현실에 꼭 만족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이 정도면 돼 한 적이 없어요. 나는 왜 이 모양이지? 이것 밖에 안 되는 건가?
상 : 얼굴이 슬퍼보이네요.
내 : 쓸쓸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져요.
상 : 쓸쓸하게 느끼게 하는 이유가 있나요?
내 : 마음이 그래요. 왜 잘하는게 하나도 없을까? (웃음)
상 : 웃음이 어쩐지 웃음 같지가 않네요. 잘하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가치도 없는 것 같고 그런가 보군요. 그런 생각을 하면 쓸쓸하고 슬퍼질 것 같아요.
내 : 잘하는 것 같다가도 어느 순간 정말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면 그런 기분이 되곤 해요.
상 : 잘한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나 보군요?
내 : 그 말 들으니 상상이라도 이렇게 해야지 했던 것 같아요. 제가 평가받는 것에 민감하거든요.
상 : 좀 천천히 얘기해 주시겠어요?
내 : 평가받는 것이 두려워요. 저 사람이 어떻게 보나. 나를 요만하게 볼 것 같다는 두려움이 있어요. 그러면 . . .
상 : 그렇게 보일 수도 있나

요?
내 : 요만하기만 하니까, 잘한다 할 만한 게 없어요. 아무것도 잘하지 못했어요. 어릴 때부터 말 잘한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렇게
공부도 썩 잘하지 못했고. 머리는 좋은 편이라는 말은 들었어요. 노력을 하지 않는다구요. 어쨌든 짜여진 틀 안에서 평가받는 게 싫
어요. 그저 제 하고 싶은대로 놔두면 흡수할 것은 흡수하고 그럴텐데, 또 뭔가를 하고 평가받고 . . 배우고 일한다는 것은 좋은데
틀은 싫어요. 틀에 맞추기도 싫고. 어릴 때도 그림 그리고 놀고 하는 것은 좋아했어요. 수업시간은 싫고요.
상 : 평가하고 관련이 있나요?
내 : 짜여진 시간이 싫어요. 공허하게 느껴져요. 언제 끝나나. . . 하는 생각.
상 : 특히 어떤 시간이 싫었나요?
내 : 수학이나. 대체로 언제 끝나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상 : 수업이 재미가 없었나요?
내 : 예. 공부하기 싫어요. 지금은 놀아야 하는데 하기 싫다 라는 생각. 제가 수업받을 때 항상 마지못해 들어가서 억지로 앉아 있
는 것 같았어요. 뒤로 자꾸 미루고. 속상해요. 저보다 유능한 사람이라면 발전을 많이 할 텐데.
상 : 또 표정이 시무룩해지네요.
내 : 예. 저보다 유능한 사람이 제 자리에 있다면 . . . 내 욕심에 자리 차지하고 있고. 저보다 유능한 사람이 와야 될텐데. . . 올
해부터는 일에 대한 자신감이 좀 생겼어요. 하지만 행정적인 일은 우러나서 되지를 않아요.
상 : 지금 좀 혼동이 되는군요. 하는 일과 행정적인 일이 별개의 것인가요?
내 : 예, 제가 하는 일은 그런대로 재미있지만 문서를 꾸민다든가, 결재를 올려야 된다

든가 하는 행정적인 일이 싫어요. 그런 일은
미루려고 하고.
상 : 틀처럼 느껴지나요?
내 : 제가 잘 못해서 그런 것 같아요. 하기 싫은 것도 있지만 잘 못하니까.
상 : 잘 못하는 것 같다구요?
내 : 예. 저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즐겁게 토론하고, 함께 하는 것은 좋아요. 제 일이 그런 것이기도 하구요. 처음에는 신나게 시작
하지만, 그 일에서 제가 잘 할 수 없는 부분이나, 재미없는 일이 생기면, 일자체가 시들해져요. 피하고 싶고. 하지만 제 일이 그렇
게 불편한 것도 아닌데. 도대체 뭐가 불편한 거지?
상 : 얼굴이 또 쓸쓸해졌어요.
내 : 조금 혼란스러운데. . . . 왜냐하면 관심받고 싶은데 그 욕구가 다 안채워지니까, 그 다음 단계가 가기 싫은 것 같아요.
상 : 구체적으로 어떤 관심을 받고 싶은데요.
내 : 사람들에게 관심받고 함께 나누고, 쓰다듬어 주고, 그런 것을 누리고 싶어요. 그런데 그런 일을 할 때는 그게 안되니까 화가
나는 것 같아요.
상 : 예.
내 : 너무 사랑 받고 싶고, 쓰다듬어 주었으면 싶고, 조
내 : 금 더 관심받고 그러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일을 하라니까 화가 나고 그래요.
상 : 하는 일에서 구체적으로 좋았던 점이 무엇인가요?
내 : 사람 만나는 것이 편했고, 부담도 없고, 내가 무엇을 하던 자유로왔던 것 같아요. 그게 좋아요.
상 : 정말 사람을 만나고 그러는 것을 좋아하는군요. 평소의 모습을 보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잘 융화할 것 같아요. 저하고도 편
안하게 관계를 잘 맺

고 있잖아요. 그런데 훨씬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은 거군요.
내 : 제 기대가 왜 이렇게 크지요? 막내라서 언니 오빠들의 반응에 매우 민감했던 것 같아요. 언니들이 제가 원하는 반응을 해주지
않으면 너무 좌절스럽고, 언니들이 나를 사랑해주었던 것은 알지만, 워낙 나이차이도 많이 나니까, 저를 아이 취급하고 잘 놀렸어
요. 마치 공같이 통통 튀기고 논거죠. 예뻐하긴 했지만 장난을 많이 쳤어요. 제가 학교 다녀와서 재미있는 말을 해주면, 아주 심각
한 표정으로 저를 보면서 다 끝났니? 자 다 웃어주자. 속으로는 굉장히 웃기면서도 그러는 거예요. 지금도 여전해요.
상 : 즐거워진 것 같아요. 표정이 매우 밝아졌어요.
내 : 제가 잘 토라지고 삐지고 그랬어요. 그래도 언니들은 제 저거 5분밖에 안간다. 그러고 정말 저도 5분 정도 삐져 있다가 밖으
로 나와서 헤헤 거리고.
상 : 그게 재미있었나요?
내 : 재미있지 않은가요? 그 때 얘기하니까 재미있어요.
상 : 재미있었을 것 같아요. 한편으로 속상하고 그러면서도 언니들이 자기를 사랑하고 그걸 느끼고, 안심하고, 마치 닥종이 인형으
로 만든 장면을 보는 느낌이예요. 함께 하고, 나누고, 놀고 싶은가봐요.
내 : 예. 놀고 관심받고 싶어요. 저는 겁쟁이거든요. 아무도 안봐주면 구석에 숨어들어요. 그러다가도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해서 밖
으로 나오죠. 마치 언니들과 지냈던 순간처럼요. 아무도 저를 봐주지 않고, 그저 일하고 평가받고 그러는 것이 힘들어요. 상대방이
저를 어떻게 보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언니들보다는 항상 제가 못하기는 했지만, -저는 요만한 꼬마였으니까- 그래서 제가 저도


모르게 상상으로라도 언니들처럼 잘해야지 라는 기대를 저에게 했나봐요. 그러고는 기대와 안 맞으면 힘들어하고 가치없다고 느껴
지고. . . .
-  중략  -

이 상담을 통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 통찰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은 과거를 분석하거나 해석함으로써 이루
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충분한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된 것이다. 내담자는 그때 그때의 감정을 충실
하게 느끼고, 경험한다. 상담자는 경험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내담자의 얘기를 구체화시켜주고 공감해주고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
끌어 나간다. 특별히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없이 마치 친구에게 얘기하듯이 편안하게 매순간의 경험을 나누고 있다. 상
담자는 내담자의 비언어적인 표현을 관찰하여 내담자로 하여금 자각할 수 있도록 하고 이것이 체험의 깊이를 더해 주기도 한다. 굳
이 이 상담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얘기한다면 내담자의 지금 여기의 알아차림을 선명하게 해주고 나아가 선명한 게슈탈트를 떠올려
접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내담자는 상담과정 동안에 자신의 감정과 관련있을 과거 사건을 전경으로 떠올리
게 되고 이를 다시 경험함으로써 긍정적인 힘을 찾게 된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에서는 내담자의 문제의 원인이 된 과거 사건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태도를 지양한다. 과거 경험도 지금 여기에서
새롭게 경험하게 함으로써 현재의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게슈탈트로 떠올리게 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렇다면 이렇게
단편적인 상담으로 과연 내담자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그 해답은 삶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
다. 우리의 삶도 역시 커다란 게슈탈트이다. 그 삶 속에 있을 무수한 알아차림이 이루어진다면 결국 삶의 게슈탈트도 형성이 되고,
나아가 접촉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앞으로 어느 길을 가야 할 것인지에 대해 미래에게 질문한다. 혹은 과거에서 찾으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해답은 현재 내가 어디에 있는가에서부터 찾아지리라 생각된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어떤 생각을 하
고 있습니까? 무엇이 느껴지십니까? 와 같은 질문을 통해서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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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8 21:39 2006/09/2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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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 2006/09/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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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슈탈트법칙
  
 
게슈탈트라는 말은 형태나 모양을 의미하는 독일어 명사에서 유래했다. 영상 인식의 게슈탈트 이론은 독일의 심리학자 막스베르트하이머(Max Wertheimer)가 1910년 여름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 영감을 얻어서 주장하게 되었다. 그는 기차의 불투명한 벽과 창문 프레임이 부분적으로 자신의 시야를 가리고 있는데도 바깥 경치를 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눈이 단순하게 모든 영상 자극을 받아들이고 뇌는 이러한 감각을 일관된 이미지로 정리한 것으로 결론 내렸다.

 

게슈탈트 심리학자들은 베르트하이머에 의한 최초 연구를 더욱 심화 시켜서 영상 인식은 감각적 요소와 형태를 다양한 그룹으로 조직한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네 가지 분류 법칙>

 

1. 유사성의 법칙(the law of similarity)

 

사람은 집중하기 위해서 가장 간단하고 안정적인 형태를 선택한다. 이 법칙이 정사각형, 원, 삼각형 등 가장 기본적인 모양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것은 뇌가 가능한 한 단순한 자극 형태를 유지해서 뇌가 즉시 인식할 수 있는 간단한 형태가 간단한 의미를 전달하기를 원한다.

 

2. 근접성의 법칙(the law of proximity)

 

두뇌는 멀리 떨어져 있는 두 물체보다는 서로 근접해 있는 물체들을 밀접하게 연관시킨다는 내용이다. 손을 잡고 가까이서 있는 두 친구는 20야드 떨어져 서 있는 세번째 사람보다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3. 연속성의 법칙(the law of comtinuance)

 

뇌는 선의 갑작스럽거나 급격한 움직임의 변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하면 뇌는 가능한 한 선의 부드러운 연속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이 선은 그림의 일반적인 선이거나 서너 개의 물체가 모여서 선을 형성하는 것일 수 있다. 연속적인 선에 속한 것으로 보이는 물체는 그 선의 일부가 아닌 다른 물체와는 정신적으로 분리된다.

 

4. 공동 운명의 법칙(the law of commom fate)

 

보는 사람은 같은 방향의 하늘을 지향하는 다섯 개의 화살이나 모아진 다섯 개의 손가락이 모두 동일한 방향을 가리키므로 정신적으로 같이 분류한다. 
내용출처 : [기타] 원광디지털대학 정종순 강의내용 중 

(출처 : '게슈탈트법칙' - 네이버 지식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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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8 21:29 2006/09/2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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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 2006/09/28 20:20

수백년간 일반인은 물론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쟁거리가 됐던 달에 대한 수수께끼가 미국의 부자(父子) 과학자에 의해 풀렸다.

수수께끼는 바로 달이 하늘 높이 있을 때보다 지평선 가까이 있을 때 더 커보이는 이유에 대한 것이다.

달이 하늘 높이 떠 있을 때보다는 지평선 가까이에서 더 커보이는 것은 누구나 느끼는 현상으로 `달 착시(moon illusion)'라고 한다. 하지만 그 원인은 수백년에 걸친 과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학술원회보(PNAS)는 최근호(4일자)에서 미국 뉴욕대 심리학자 로이드 카프만 교수와 그의 아들인 IBM 알마덴연구센터 물리학자 제임스 카프만 박사가 `달 착시현상의 원인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며 표지논문으로 다뤘다.

달이 지평선 근처에 있을 때나 높은 하늘에 떠 있을 때나 지구에서 볼 때 거리와 크기가 실제로 거의 똑같기 때문에 달착시현상은 사실 사람의 뇌가 외부 정보를 받아들여 해석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종의 착각이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이 현상에 대해 두가지 설명이론을 제시했으나 두 이론은 서로 반대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돼 왔다.

달 착시현상 설명 이론 중 더 오래된 것(겉보기-거리 이론)은 달이 지평선 근처에 있으면 주변 지형 등의 정보가 뇌의 거리인식에 영향을 미쳐 달이 실제보다 더 커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반면 1965년에 등장한 다른 이론(겉보기-크기 이론)은 높이 뜬 달이 더 작아 보이기 때문에 뇌가 지평선 근처의 달보다 더 멀리 있는 것처럼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즉 `겉보기-거리 이론'은 뇌가 먼저 물체가 있는 곳까지의 거리를 판단하고 그에 따라 크기가 달라보이는 착시가 생긴다는 것이고 `겉보기-크기 이론'은 눈으로 보이는 크기 차이에 따라 거리가 실제보다 멀거나 가깝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카프만 박사팀은 최근 컴퓨터와 광학계를 이용, 지평선 근처와 높은 하늘에 떠 있는 달을 만들어 보여주는 실험으로 `겉보기-거리'이론이 옳음을 입증했다.

달 착시현상은 인간의 뇌가 지평선 근처의 달이 하늘 높이 떠 있는 달보다 더 멀리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지평선 근처의 달이 하늘 높이 떠 있는 달보다 멀리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에 `멀리 있는 것은 작아보인다'는 상식을 보완하려는 작용으로 달이 실제보다 더 커져 보인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 실험 참가자들은 지평선 근처의 달이 높이 떠 있는 달보다 자신들로부터 4배나 더 멀리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컴퓨터 모니터에 띄운 달을 더 가까이 옮길 경우 달이 오히려 더 작아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끝이 점점 좁아지는 철로 그림의 가까운 곳과 먼 곳에 길이가 같은 선을 그렸을 때 먼 곳에 그린 선이 더 길어보이는 `폰조 원근착시(Ponzo perspective illusion)'와 비슷한 현상이다.

지평선 근처의 달이 멀리 있다는 착각을 없애는 실험을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즉 엄지와 검지로 만든 조그만 틈이나 파이프를 통해 달을 보면 주변 지형이 아무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하늘 높이 떠 있는 달과 크기가 같아 보이게 된다.

카프만 교수는 '인간은 물체까지의 거리에 관계없이 실제 크기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어 멀리 있는 자동차나 나무 등은 작게 보이지만 뇌는 실제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며

이런 뇌와 시각 작용이 달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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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28 20:20 2006/09/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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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 2006/09/09 22:40

6월부터 시작했던 사업을 이제야 마무리했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처음엔 당연히 나름대로 원대한 포부가 있었지만

내가 하는 일이 그렇듯 결국 용두사미로 마무리됐다.

 

허수아비를 세워야 하나.

낼모레 철거를 들어온다는데

한가로이 허수아비 따위를 세우는게 과연 가당한 일인가.

낯부끄러운 고민이 계속되었지만

그렇게라도 평택투쟁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조끼를 건네주고 모아준 다른 동지들의 마음을

내 개인의 감상으로 져버리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그냥 슬그머니 폐기하고 이런저런 핑계를 대는 것보다

허수아비를 세워서

결코 잊지말자고

평택을 지키기 위해 무장한 사수대 40명도 아닌

허수아비 40개를 세웠음을

똑똑히 두눈으로 확인하자고 결심했다.

 

40년을 버틴 산리즈카 투쟁이

결코 하늘에서 뚝 떨어지거나 땅에서 갑자기 솟아난 것이 아니라

단 하루 관제탑을 점거하고 10년을 감옥에서 살고,

청년시절 투쟁에 결합하여 이제 노년이 되어서도 산리즈카를 지키는

그런 활동가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었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곱씹으며

나는 오늘 내 부끄러움을 마음에 새긴다.

그 반성과 결의가

평생 내 가슴속에서 나태함과 무기력을 쫒는 허수아비로 설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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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22:40 2006/09/09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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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9 20:21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蹟  遂作後人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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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20:21 2006/09/09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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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09 20:17

The Road Not Taken

                                                                         by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가지 않은 길

                                                                프로스트(Robert Frost)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날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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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20:17 2006/09/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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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기장 - 2006/08/26 17:12

학습지노조의 부산지역 간부가

아주 오랫만에 연락을 했다.

본사앞 집회가 있어 서울에 올라왔는데

잠깐 얼굴이나 보자 해서 사무실로 오시라 했다.

일보러 밖에 나간 사이에 그가 사무실에 먼저 도착했고

내가 들어서자 반갑게 악수를 청하러 내게 다가오는 그를 보며

'아차' 싶었다.

나는 얼마나 기억력 나쁘고 동지에 대한 기본 배려조차 없는 놈인가!

 

그는 얼마전에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신세를 꽤 오랫동안 지고 있었다.

다행히 생명이나 의식엔 이상이 없었지만

정확히 몸의 반이 마비가 되어 장장 6개월을 병원에 누워있었고

지금도 매일 물리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마비된 몸의 반이 아직도 온전치 못해

절룩이며 내게 다가오는 그의 얼굴엔

반가움과 고통스러운 표정이 공존하고 있었다.

 

내가 그쪽으로 갔어야 했는데...

그가 아프단 사실을 깜박하고 있었다.

나는 왜이리도 바보인가!

 

학습지노조의 초기 조직사업에 몸과 마음과 돈을 바쳐 헌신했던 사람

그의 등엔 손수 제작한

"2010년 학습지 노동자 총파업"이란 구호가 적혀있었고

성치않은 손으로 주머니에서 몇개 더 꺼낸 작은 현수막엔

"특수고용 노동자 연대파업으로 노동자성 쟁취"등의

구호가 가득했다.

등에 그런 현수막을 매달고

절룩이며 절룩이며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을 그의 모습이 그저 마음 시리다.

 

기천만원이나 드는 병원비가 없어 고생했다 한다.

한동안 버는 족족 노조활동에 쏟아붓고

워낙에 가진것 없는 특수고용 노동자였으니 그 고생이 오죽했으랴.

주변의 선배들, 학습지 간부들, 조합원들이 조금씩 돈을 모아줬고

그의 아내는

"남들 다 드는 건강보험 하나 안들더니 당신에겐 노조가 보험이었군요"하며

탄식했단다.

 

자신도 해고자 신분이라 근근이 과외로 연명하고 있는 애 둘달린 대전쪽 간부는

매달 10만원씩을 치료비에 보태라며 보내준다고 한다.

가난한 자들의 연대는 이렇게 늘 슬프고도 아름답다.

 

일요일 부산집회에 갈 예정이라고 했더니

자기도 부산역으로 나오겠단다.

몸도 성치않을텐데 괜찮다고 만류했으나

그는 "고문과도 같은 물리치료 꼬박꼬박 받으며 건강해지려고 노력하는 이유가 그런 곳에 가고 싶어서인데요. 걱정하지 마세요. 투쟁의 현장에서 봅시다!"라며 슬며시 웃고는 절룩이며 길을 나선다.

걸을때마다 흔들리는 그의 뒷모습에 왈칵 눈물이 났다.

 

누가 혁명은 끝났다 하는가.

불구가 되어 절룩이는 걸음이어도

혁명은 여전히 제 길을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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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26 17:12 2006/08/26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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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8/24 18:02

친구여 찬 비 내리는 초겨울 새벽은 슬프다
- 채광석

친구여
이렇게 새벽까지 비가 내리는 오늘은
내가 눈물을 찾겠네
가을 넘어선 새벽비가 겨울 문턱을 쳐오면
얇은 옷깃
차갑게 젖은 목덜미로
어느 변두리 싸구려 여관을 서성이고 있을
지친 발자국이여
행여나
가끔씩 포르노 비디오를 틀어준다는
새벽 만화방으로 숨어들어가
천원짜리 라면 한그릇 둘둘 말아삼키고
무거운 눈꺼풀 아무데나 내맡기며
작은 참새처럼 몸 떨고 있을
새벽 일기여
비원길 지나 창경궁으로 접어드는 길목
희미한 한올 불빛만 마주쳐도
흠칫 놀라
자꾸 어두운 담벼락으로 몸을 기댈
야윈 몸뚱이여
불 꺼진 곳으로 쫓겨가며 쫓겨가며
비에 젖은 담배 한가치에
백원짜리 커피 한잔 빼 마시다
왈칵 토해 버리고 있을
공복의 입술이여
오늘은
내가 눈물을 찾겠네
이렇게 새벽까지 차가운 빗소리 긁히면
그대들이 몸 뒤척이며 울어주었던
지난 날 나의 새벽 밤길
이리도 속쓰리 슬픈 시가 되는데
친구들이여
나의 푸른 시들이여
쉬지 말고 걷게나
눈물 보이지 말고 꼭꼭 숨어들게나
발 밑 새벽강에 불빛 흔들려도
어깨가 흔들려선 안되네
비에 젖은 머리칼로 새벽 바람 불어오면
나즈막히 휘파람을 불어보게
호주머니 깊숙히 두 손을 찔러넣고
허벅지의 온기를 느껴보게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
비에 젖은 새벽 발자국
햇살이 날아와 다 지워놓을 때까지
오늘처럼 비 내리는 새벽 눈물은
나의 몫
오늘은 밤새워 시를 쓰겠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6/08/24 18:02 2006/08/24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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