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주말에.

어제 오늘 바쁜 하루였다. 승준이 초등 학교에서 국제 퍼레이드가 있어 애들 재롱피는 것 보다, 과 친구 생일잔치가 있어 맥주를 마시고 돌아왔다. 한 30여명이 왁자지껄 모여 한바탕 재미나게 놀았던 어제였다. 크로피쉬를 하나 가득 구워내오고, 닭가슴살을 꼬치로 만들어 소스를 발라 바베큐를 구워 내오길래 맛나게 먹었다. 경래도 맥주 3병을 마시더니, 초대받은 나보다 더 신나게 사람들과 대화를 나눴다. 오늘 아침엔 일찍 일어나 승준이 축구팀 간식 준비를 하러 랜달에 들러 청포도와 딸기, 과자와 스포츠 음료를 준비했다. 어찌나 다들 딸기를 잘 먹던지... 승준이는 지난 주에 어찌어찌하여 두 골을 넣었는데, 오늘은 공따라다니며 분주하기만 했다. 지도 제대로 못해서인지, 기분이 꿀꿀해보여 격려를 해주었다. 돌아오자마자 파키스탄 친구 이브래햄의 생일파티가 있어 그리 원정을 보냈다. 승준이가 읽던 {드래곤 라이더}를 경래가 잘 포장해 생일선물로 쥐어 보냈다. 집에서 늦은 점심을, 어머니가 보내주신 김치로 김치볶음밥을 많이 만들어 경래랑 먹고, 나머지는 저녁으로 도시락을 챙겼다. 도서관 지하에 카페테리아에 들러 저녁을 데워 먹고, 도서관 앞에서 후배를 만나 여담을 나누고 커피한잔 (시나몬 토우스트)를 마시고 이리 앉아 있다. 한 시간 지나면 웨스랑 만남이 있다. 웨스는 나의 단골 프루프리더다. 웨스는 스피치컴 박사과정을 하다 중퇴한 녀석으로, 원래 좀 게으른 성격이지만 영문학을 전공해서인지 까다로운 글들을 잘 다루는 재주가 있다. 내 여러 글들이 출판이 되기까지 이녀석의 도움이 컸다. 오늘은 70년대 한국영화의 장르로써 "멜로드라마"에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의 공식을 풀어쓴 짧은 영화평론을 프루프리딩을 하려 한다. 처음 써보는 영화평론의 글이라 여간 힘이 든게 아니었다. 게다 70년대 <미워도 다시한번>(1968) 등의 네러티브를 분석하는 거라 원본 영화를 예서 구하기도 힘들어 카메라 기법에 대한 고찰은 아예 내 글에서 빠져버렸다. 수업을 진행하는 라티노 교수인 찰스(너무도 성격 좋은 호남이다)의 긍정적인 코멘트가 온다면 한번 작은 논문으로 발전시켜보면 재미있을거란 생각이 든다. 내일은 애들 논문 분석한 크리틱을 그레이딩하고 월요일 교수 만남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얼추 내 일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듯 하다. 그동안 책도 많이 못보고, 글작업도 못했는데, 뭔가 시작을 해야할 듯 하다. 여기저기 어플라이 한 것들이 무더기로 날라올 4월달이다. 거둘 것은 추스리고, 버릴 것은 미련없이 털어버리자. 오늘은 귀가 시간이 12시 정도일 듯 싶다. 웨스랑 모임이 빨리 끝나면 정리해 교수에게 비평을 메일로 넘기고, 언어학과 사람들이랑 맥주 한잔을 해야할 것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