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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가지 이야기 / J.D.샐린저

이게 도대체 무슨 얘기야? 이건 무슨 뜻이지? 그래서 뭐라는 거야?

 

묻기 시작하면, 즐거움은 사라진다. 그래서 나는 인물의 생김새나 성격, 사물에 대한 묘사를 눈여겨 읽기 시작했다. 장황한 묘사 속의 언어들.

 

"장난스런 이름 하며 전체적으로 예쁘지 않은 것은 별도로 하고, 그녀는 영원히 기억할 만하며 터무니없이 민감하고 좁다란 얼굴을 가졌다는 점에서 끝내주게 매력적인 여자였다"라거나, "그의 두 눈은 그저 거론할 수 있을 정도로만, 그것도 한참 심각하게 생각하다가, 더 곧바르고 더 깊고 더 짙은 갈색이거나 아니면 더 큼직하게 자리잡은 눈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만 사시였다."라는 식의....

 

천재소년 테디는 말한다. "나는 풀이 푸르다는 것까지도 말하지 않을 거예요. 색깔은 단지 이름에 불과해요. 그러니까 내 말은, 만일 아저씨가 아이들에게 풀이 푸르다고 말한다면, 그건 아이들에게 풀을 그냥 딱 그만큼만, 그리고 모르긴해도 그 보다 훨씬 나은 방식으로 보는 대신에 어떤 특정한 방식으로 - 아저씨의 방식으로 - 보도록 기대하게 만든다는 거예요. .. 나는 아이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아주 진실한 방식을 갖고 시작하길 바래요. 사과를 먹는 모든 사람들이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대로 말고요. 그게 내가 말하고 싶은 거예요."

 

샐린저의 이상한 묘사와 몇몇 단편에서 느껴지던 이상한 매력은, 샐린저 자신의... 세상을 보는 진실한 방식이었고, 거기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덧. 최승자 시인이 번역했다. 물론 이 책을 선택한 중요한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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