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브라질 땅없는 노동자 운동 활동가 인터뷰

신마리님 블로그에서 발견한 글... '땅없는 노동자' 라고 하는 구나~

진즉에 찾아서 읽고 갔으면 좋았을 것을... -_ㅠ

 

피터 허디스, 루 터너(Peter Hudis. Lou Turner) <뉴스와 편지> 1998년 11월
원 제목 = 브라질에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몸부림


브라질에서 활동하는 이 단체의 사람들이 땅 소유 문제에 대해, 생산 과정의 문제에 대해, 남녀 평등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뭘 고민하는지 보여줍니다. 너무나 근본적이고 철저한 고민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룰라가 대통령이 될 정도로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룰라 뒤에서 중요한 구실을 한 브라질 진보 세력 사이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글입니다.



편집자 주: 이 글은 브라질 `땅없는 노동자 운동'(Movimento dos Trabalhadores Rurais sem Terra, or MST)의 활동가 모니카 디아스 마르틴스 (Monica Dias Martins) 인터뷰다. 1979년에 세워진 이 단체는 회원이 50만명이며 수많은 땅 점거와 항의에 참여했다. 이 인터뷰는 1998년 11월2일 피터 허디스 루 터너(Peter Hudis. Lou Turner)가 진행했다.



- `땅없는 노동자 운동'이 요즘 전반적으로 강조하는 것에 대해 말해주시죠?

-- 우리의 쟁점은 토지 개혁 그 자체가 아닙니다. 땅 문제에서 시작했지만, 다른 많은 문제들도 제기합니다. 생산, 교육, 사회주의, 급진적인 사고 같은 거죠. 우리는 우리가 단순히 땅만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생산 관계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기계, 트럭같은 물건은 나눌 수가 없어요; 모든 가족이 참여하는 재산의 사회적 소유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점유한 땅은 우리 단체의 소유도, 그렇다고 정부의 소유도 아닙니다. 직접 생산하는 가족이나 모임의 것이죠.

모든 것이 집단적으로 결정됩니다. 먼저, 사람들은 땅을 어떻게 쓸지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두번째로, 많은 개선작업에 필요한 기금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과정을 토론하면서, 우리는 이익이 사회 과정 측면에서 무엇을 뜻하는지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이익을 나눌 것인가 같은 많은 의문이 생겼습니다. 학교에는 얼마를 배정할 것인가? 건강 관리와 어린이 양육을 위해서는 얼마를 쓸까? 땅을 점유하면서 협동노동 과정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이 것은 싸움속에서 떠올랐습니다. 이 문제는 소규모 집단에서만 생긴 것이 아니에요. 어떤 정착지는 800가구 이상이나 됩니다.

생산물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다른 문제가 생기더군요. 우리는 우리의 협동노동 체계가 자본주의 체계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또 도시의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싶었습니다. 어떤 때는 생산자들이 직접 손으로 종이에 글을 써 옥수수나 콩 자루 안에 넣었어요. 자신들이 다른 방식으로 생산하려고 노력한다는 것을 다른 이들에게 전하려구요.

우리는 새로운 사회의 생산 과정을 창조하려면 마르크스주의 이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그래서 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공부도 해야 합니다. 아침에 일하고 오후에는 공부를 하죠. 우리가 공부하는 것은 우리가 하는 일과 관련된 것입니다. 정착지에 학교가 있습니다. 선생님도 아침에는 육체노동을 해야합니다. 자신의 생계수단은 자기 스스로 마련해야 하니까요. 그러나 누군가는 경험을 체계화해야하고, 모든 것을 기록해야 합니다. 그래야 모든 경험을 잃어버리지 않고 보존할 수 있으니까요.

정착지 내부에서 토론하는 것외에도 우리는 지역별, 주별, 전국 단위 세미나를 매년 엽니다. 여기서 우리가 각각 활동한 서로 다른 것에 대한 지식을 교환합니다. 이런 모임에서 정치 변화, 정부 변화, 자본주의 변화에 관한 전략이 나옵니다. 여기의 논의 결과를 정착지로 되가져가서 새롭게 생각을 주고 받습니다.

- `땅없는 노동자 운동'이 20세기에 이미 실패한 혁명의 조명 아래 정신 노동과 육체 노동의 구별을 의식적으로 허물려고 한다고 말하시겠습니까?

-- 처음부터 그렇게 분명했는지는 잘모르겠는데요, 지금은 분명합니다. 땅없는 이들만 공부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인들도 정착지에 와서 그들이 어떻게 일하는지 봄으로써 공부해야 합니다. 교회에서 시작된 민초운동(민중운동)은 사람들에게 가난해지고 모든 것을 잃고, 지식인의 모든 것을 버리고 노동자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땅없는 노동자 운동'은 이런 편견을 고집하지 않아요. 지식인도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지시하지 않아요. 그들은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지시합니다.

나는 한 때 혁명당원이었습니다. 그러나 계속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내가 땅없는 노동자들과 함께 있으니 그들을 지시할 수 있을 거라고 좋아했어요. 그러나 나는 대중운동과 당 사이에서 변속장치 벨트 구실을 하려고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정착지의 교육과정, 그러니까 급진적인 행동을 하고 급진적인 사고에 참여하는 모든 것들이 사회를 바꾸는 문제와 관련해 제 흥미를 끄는 것들입니다. 정치 정당 대부분은 이런 문제를 토론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중요한 것은 선거니까요. 그들은 먼저 선거에서 이기고 나중에 여성 문제나 땅없는 이들 문제를 논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합니다. 나는 이 말을 안믿어요. 선거는 크게 바꾸지 못해요. 우리는 기다릴 수 없어요. 스페인 내전 때와 꼭같은 거죠. 대중은 생산관계를 당장 바꾸고 싶어했지만 정당들은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 혁명적으로 권력을 쥔 뒤에 생길 새로운 관료주의의 문제를 어떻게 피할까 하는 문제에 대한 토론도 하십니까?

-- 혁명적이 되도록 남들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이 사회주의적 생각을 품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과정을 바꿀 수 없다면 다른 사람들처럼 권위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교육과정 중에 우리는 마르크스, 레닌, 그람시, 체(게바라) 등등을 공부합니다. 땅없는 사람들은 이들을 존경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이 사회 변화에 대한 중요한 생각을 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성공하지 못했지만 어떻게 새로운 사회를 창조할 것인가를 익히는 과정의 한 부분입니다.

이것은 아주 놀랍고 도전적인 운동입니다. 우리가 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다고 생각하면 꼭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결코 그치는 일이 없어요. 내가 사회주의 지식을 갖췄으니 이제 이것이 전형이라고 퍼뜨릴 수 있게 해달라, 우리는 이렇게 말하지 못해요.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문제, 구체적인 사회 문제를 파악하느라고 바쁩니다. 우리가 사회 변화를 만들고 있으며 이것은 브라질을 사회주의로 이끌 수 있는 것이라고 우리는 믿습니다.

- 협동 과정에서 남녀 차별주의와 노동의 남녀 구별을 허무는 것과 관련해 문제에 직면한 것이 있습니까?

-- 어떤 이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밖에서는 혁명을 할거야, 하지만 집 안에서는 매우 전통적이 돼야지. 우리는 함께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관찰하려고 하고 어떻게 달라질지 토론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 내부에서부터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땅 점유 과정에서 처음 행동한 이들이 여성입니다. 협동노동을 하는 여성들은 남성과 똑같은 댓가를 받습니다. 여성이 언제나 음식을 만든다거나 남성이 언제나 한다거나 하지 않고 교대로 합니다. 저는 큰 변화를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상호관계 측면에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 큰 변화를 목격하지 못했습니다.

- 브라질의 여성운동가들이나 흑인운동과 관계를 형성하셨습니까?

-- 네, 아주 흥미있는 방식으로요. 저는 북동 브라질에서 일하는데, 그곳은 아주 보수적이에요. 우리는 남쪽의 여성 모임에 초청받아 갔습니다. 거기 사람들은 여성 문제에 훨씬 진보적입니다. 400명의 여성과 모임을 준비했어요. 아주 컸지요: 우리 단체가 한 것은 모두 큰 것같아요. 1997년 8월에 나흘동안 만났습니다. 여성의 구실, 살림을 어떻게 할 것인가, 부억에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침실에서는 어떤 관계가 형성되나 등등의 주제를 토론했습니다. 사회 조직 문제, 남성과 여성의 공적, 사적 관계 문제도 토론했습니다.

흑인운동은 브라질에서 강력합니다. 그 뿌리는 퀼롬보(Quilombo) [탈출한 노예들이 세운 독립 공화국]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들 또한 협동 생산 과정이 있었습니다. 우리 단체는 몇몇 흑인 조직과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성운동에 관해서는 특정한 단체와 함께 하지는 않습니다. 많은 우리 단체 활동가들이 도시에서 흑인 조직이 주도하는 대중동원에 참여합니다.

- 현재 당신 단체에서 토론하고 있는 이론적 문제 몇가지를 언급해주시죠?

-- 우리는 좀 더 이론적인 잡지뿐 아니라 신문도 발행합니다. 활동가들을 위한 내부 저널도 있습니다. 신문에서 신자유주의 문제가 제기됐고 토론됐습니다. 우리는 세계화 과정이 정말 새로운 건지, 아니면 새로운 형태로 발전한 제국주의인지 토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전혀 새롭고 다른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로자 룩셈부르크 같은 이들을 연구해서 그들이 제국주의같은 주제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 보기도 했습니다. 우리 조직의 어떤 이들은 제국주의에 대한 레닌의 견해를 비판했습니다. 생각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원문: www.newsandletters.org/12-98brazil.htm
번역: 신기섭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