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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의 실체라...

outwhale님의 [문화연대의 논평과 관련하여] 에 관련된 글.

4년 전 그 시기에 나는 광화문 한복판에서 정말 치를 떨고 있었지만, 정말로 감동 받은 친구들, 동지들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을지 혼란스러웠어. 아니, 나에 대해서만 생각을 해보더라도, 과도한 감동, 선동적인 상황, 군중 심리에 누구보다도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는 내가 아니더냐. (비단, 내가 참여하는 집회의 군중과 함성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총파업 투쟁 속보 2'의 인트로와 같이 선동적인 어법에 충실한 영상물에 대해서는 물론이거니와... 어설픈 흉내내기나 진부한 효과일지라도 나에게는 감정적 동요를 느끼게 하는걸...) 월드컵에 대해, 한국의 영웅적인 선수단과 붉은 악마에 대해, 그 군중 심리와 고양된 감정에 대해 별다른 감흥을 받지 못했던 건, 감동의 실체를 직시하고 있었던 덕분이었을까? SK텔레콤의 선동이 마땅치 않아서? 피파의 상업성과 경기장을 수놓은 초국적 자본들의 브랜드 이미지가 눈에 걸려서? 남성적 문화의 대표격인 '축구'라는 것에 진저리를 치는 감수성 때문에? 여전히 수수께끼이다. .... 레니 리펜슈탈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이 아직도 꺼려진다. '선동 영화'로서 여러 모로 손색이 없다는 그 영화를 보며, 그녀가 선동하는 것이, 그녀가 담아낸 질서정연하고 열망에 차있는 대중들이, 나찌즘이건 뭐건 간에 마음에 울림을 줄까봐... 그러지 않을 자신이 별로 없었는데 말이다. 역시, 2002년 한국의 월드컵이란 위대한 사건이었을까? 아님, 그 사건을 이겨낸 내 감수성을 자신해도 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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