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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도 계산이 됩니다.

집에서 쉬면서 검색을 하다보면 참 재미있는 세상임을 알게된다.

보수 경제지인 해럴드에서 나온 기사인데 위 제목에서 보듯 사랑도 계산이 된단다.

사랑을 계산할 정도면 자본논리에 치열한 사람일 터.

읽어보니 나름 일리는 있어보인다. 그렇다고 인정해 버리면 참세상같은 진보 매체에서 매도될 가능성도 있겠다 싶어 조심하게 된다.

아~ 그렇게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겠다 라는 수준에서 그만 두었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글을 옮긴이는 더 자세한 분석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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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친 혹은 놓칠 물고기가 커 보이는 법이다. 이 사람을 택하자니 전에 만난 사람이 아쉬워지고 앞으로 남은 기회가 아까워지는 경험, 많이들 했을 것이다. 과거에 대어를 떠나보내고 미래에 대어를 낚을 기회를 흘려버려 결국 멸치로 만족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방법이 있다.

바로 37%의 법칙이다.

잠재적인 파트너의 37%를 시험하고, 이 중 가장 뛰어난 점수를 받은 사람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을 만나는 즉시 선택하는 것이다. 수학적으로 따져봤을 때 제대로 된 짝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확률을 좀 더 높이고 싶은가. 그렇다면 짝짓기에 발벗고 나서라. 능동적으로 선택에 참가하는 쪽이 선택 과정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 훈남과 미녀 커플은 꽤 있어도 미남과 훈녀 커플은 드문 이유가 여기 있다. 사랑의 화살이 어지럽게 오가는 전장에서 아직은 남자들이 여자들보다 더 적극적이기 때문이 아닐까.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차이퉁’ 편집장 하노 벡이 쓴 ‘사랑의 경제학’(더난출판)은 사랑하면서 참고할 만한, 그럴싸한 대차대조표다.

이 책은 결혼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한다.

경제적 관점에서 결혼은 괜찮은 선택이다. 집세 부담이 줄어드는 등 고정비용이 감소한다. 부인이 셔츠를 다릴 동안 남편이 자동차를 세차하는 등 분업의 장점도 누릴 수 있다. 일인분을 차리나 이인분을 차리나 식사 준비 시간은 큰 차이가 없으니 대량생산의 이득도 있다.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경제학자들은 결혼의 가치를 한 해 10만 달러로 환산해냈다.

기혼 남성들의 수입과 임금 상승 속도가 미혼 남성들보다 뛰어나다는 통계에 대한 분석도 곁들였다.

음주가무와 멀어진 생활, 기혼자는 책임감이 강하다는 고용주의 편견도 큰 이유지만 역으로 경제적 능력이 있는 남성이 결혼할 확률이 높기도 하다. 매력적인 신랑감은 돈 잘 버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또 결혼해서 행복해지기도 하지만, 행복한 사람일수록 결혼 빈도가 더 높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하지만 결혼한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결혼 1년을 전후한 시점에 가장 높아지고, 결혼한 지 10년이 지나면 결혼 전 수준으로 떨어져버린다고 한다. 인간들은 금세 행복에 익숙해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연구는 일생 동안 단 한 번도 결혼하지 않는 사람들의 행복지수가 세월이 어느 정도 흐른 뒤에는 결혼한 사람들의 행복지수 수준에 근접해간다는 결론을 내렸다.

어쨌든 이혼이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지 않는 한, 결혼이 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동거와 배우자의 직업에 대한 충고도 제시했다. 동거가 안정적인 결혼생활로 이어질 확률은 낮다. 동거를 결혼으로, 즉 고정고용 계약을 맺어버리면 인간은 상대에게 나태해지기 때문이다. 또 남편과 아내의 직업이 무관하면 무관할수록, 실직위험에 대비한 보험으로서 결혼의 효용가치는 더욱 커진다.
연애와 결혼의 변화 추이를 경제학적으로 좀 더 자세히 분석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배진아 옮김.

이고운 기자(ccat@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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