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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함께 한다면, 정규직화 쟁취 이룰 수 있다.

모두가 함께 한다면, 정규직화 쟁취 이룰 수 있다.

서 정 은 | 서울열차 새마을 승무원

* 편집자주: 지난해 3월 3일 철도청은 새마을 여승무원 31명에게 12월 31일자로 계약해지 해고통지서를 보냈다. 새마을 여승무원 정규직화와 철도 비정규직 철폐 투쟁은 11월 25일 철도청 서울지방본부 앞 집회로 첫 포문을 열었다. 12월 중순 철도청은 전원 재계약을 약속했다. 그러나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철도공사로 전환된 철도청의 여성차별적 고용정책과 비정규직 고용 확산에 맞서는 투쟁은 매주 화요일, 금요일 고속철도 대합실에서 계속되고 있다. 철도노조의 첫 비정규직 노동조합원이 된 20명의 서울열차 새마을 승무원들은 여승무원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사회진보연대는 여승무원 직제 폐지와 정규직화 요구를 갖고 이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

걱정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했던 우리 새마을 승무원의 투쟁도 어느덧 2개월을 훌쩍 넘었다. 당시 우리는 우리의 억울한, 아니 어쩌면 당연한 권리를 주장하고 이 사회 노동자들의 일부로서 비정규직의 부당함을 외치는 것에 대해 낯설고 이상하게만 바라보는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이며 진실로 공감하게 할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했던 것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와는 달리 우리의 일에 대해 자신의 일처럼 관심 가져주시고 함께 동참해주신 분들이 많았기에 차츰 힘을 얻어 싸우기 시작했던 것이다. 해가 바뀌면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승무계약 연장을 하게 됐고, 이젠 보다 당당하게 정규직화 쟁취를 이루기 위해 한발 한발 나아갈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 그 이후 어쩌면 그 모든 분들이 있었기에 너무도 쉽게 우리의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왔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우리의 더 큰 목표인 정규직화 쟁취 앞에서 정작 이 투쟁의 주체들인 우리들부터 하나 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과연 가능할 것인지 부딪혀보고 맞서보지도 않고 흔들리기 시작하여 투쟁에 앞서서 외치지는 못할지언정 힘겹게 이끌어주는 이들 뒤에서나마 함께 뛰며 서로에게 격려조차도 해주지 못했던 것이다.

그럴 때마다 우리의 일,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고 우리의 목표, 조금만 더 함께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용기를 주고 다시 한번 힘내자고 손 붙잡아 주는 이들이 있었기에 다시금 일어서게 된 것이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나서서 외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갔고, 우리의 상황을 알릴 수만 있다면 밤샘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우리의 얘기를 호소할 때 일부에서는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거나 등 돌리는 사람들, 심지어는 심신적인 압박까지도 가하는 이들이 있었고, 우리의 상황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알리고자 밤새워가며 또는 이른 새벽부터 작업한 홍보물을 무참하게 제거해 간 자들과 계속되는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잦았다.
그렇게 뒤늦게나마 지난 몇 일간의 투쟁과정을 지켜보면서 누구에게나 힘들고 지칠 수 있는 상황을 보다 적극적인 투쟁을 시작하기로 했었을 당시 우리 승무원 중에서 극히 일부만 해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다같이 함께해도 모자랄 정도로 부족한 활동들을 더군다나 이 추운 겨울에 체력이 바닥 날 정도로 이끌어 온 그 몇몇 승무원들이 대단하고 고맙게만 느껴졌고, 그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이만큼 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부끄럽게나마 여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젠 모두가 함께하면 정규직화 쟁취, 진정으로 이룰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우리 모두가 스스로 당연히 했어야 될 일을 이제야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젠 결코 작은 힘이 아닌 큰 힘으로 다가설 때이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더 큰 어려움과 장애에 부딪힐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우리 모두의 확고한 결의와 끈질긴 투쟁을 앞세운다면 반드시 우리의 투쟁은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한다. 모두가 하나 된 마음으로 두려워 할 것 없이 해낼 수 있다는 의지와 서로에 대한 믿음 또한 강하다면 반은 이뤄낸 것이라 본다.
이제 우리에게는 더 이상의 물러섬도 없을 것이며, 더 이상의 분열도 없을 것이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포기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나아가서 이 땅의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절대 희망을 잃지 말고 함께 의지하며 싸워간다면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조금씩 얻어가는 소중한 결실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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