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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른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2004)

 

부모에게 버림받은 4남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답답한 현실을 무척이나 담담한 시선으로 잡아내고 있다.

 

제각각 아버지가 다른 4남매에게 "나도 행복해지면 안되니?"라고 말하며 떠난 어머니와 "나도 요즘 사정이 안좋아"라고 말하며 푼돈을 쥐어주며 돌아서는 아버지들... 오히려 아이들같이 무책임한 어른들의 모습과 뿔뿔이 흩어지지 않기 위해 현실의 어려움을 담담하게 겪어내는 어른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룬다.

 

보는 내내 많은 관객들이 눈물을 흘렸지만 감성이 부족한 나는 그냥 한숨만 나오더라. 영화 속의 일은 비단 일본에서 어쩌다가 한번 일어난 일이 아니라 바로 지금 우리 주변 어느 곳에서나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가난에 찌들리고 집에서 쫓겨날까봐 조용히 그림자처럼 집안으로 스며드는 4남매 앞에서 "댁의 아이는 이번 성적 제대로 나왔어요? 우리 애는 국어가 원체 약해서..."라고 대화를 나누는 어른들처럼, 나 자신도 일부러 그러한 현실을 애써 무시한 채 배부른 고민만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영화보다 더한 현실이 우리 주위에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우리들은 정말 "아무도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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