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목욕탕의 추억...?

오늘 느즈막히 일어나서 "출발 비디오여행"을 보면서 아침겸 점심을 먹고, 자전거 끌고 한강변에 나가서 운동 좀 한 다음, 오랫만에 동네 목욕탕에 갔다.

 

사실 집에서 샤워를 하고 살기에 목욕탕은 그닥 가지 않게 되는데, 오늘은 머리가 띵하고 몸도 무거운 것 같아서 집근처에 있는 목욕탕에 가게 된 것이다.

 

사우나, 온탕, 냉탕을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는데, 초등학생처럼 보이는 아이들이 참 많다. 냉탕은 완전히 아이들 수영장이 되어버렸다. 수영도 하고, 난간에서 다이빙을 하지 않나, 로보트 장난감을 던져놓고 잠수해서 찾는 놀이를 하지 않나...

 

사실 난 어렸을 적에 목욕탕을 가본 적이 없다. 나는 아버지가 일하는 회사의 사택에서 살았었고, 그 사택에는 집집마다 목욕탕 시설이 꽤 잘 갖춰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처음 가본 대중탕은 초등학교 6학년 수학여행때 하룻밤을 묵었던 도고온천이었고, 그때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옷을 다 벗는 것에 대해서 참 부끄럼을 많이 탔던 것 같다. 옷을 넣고 잠그는 사물함이나 발목에 차는 열쇠도 낯설어서 힘들기도 했고...

 

갑지가 그 아이들을 보니 그때 생각이 어렴풋하게 떠올랐다. 그리고 나도 저 아이들처럼 목욕탕에 얽힌 포근한 추억 하나 없다는 것이 불행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손바닥이 쪼글쪼글해질 때까지 목욕탕에서 2시간을 있다가 나왔다. 물론 돈이 아까워서 그런 것도 있지만...ㅎㅎㅎ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