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식의증거

분류없음 2018/12/14 00:21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검안 (시력검사, 녹내장, 백내장 검사 등 눈에 관한 모든 검사 포괄) 받을 것을 권유받고 한 달 뒤로 약속을 잡은 다음 다시 클리닉에 들렀다. 이것저것 검사한 뒤에 리딩글라스를 쓰라는 처방전을 받았다. 

 

약 일 년 전부터 책을 읽는 것에 부담을 느낄 정도로 눈이 침침해졌음을 알게 됐고 가까스로 참고 견디는 중이었다.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쓸 때는 모니터가 부담스러워 크롬인코그니토 모드로 해놓는 때가 많다. 남들은 보안 때문에 그러는 거구나 하고 좋게 (?) 평가해주지만 사실은 눈이 부담스럽다고... 

 

다행히 다른 증상은 "아직" 없다. 저혈압도 많이 좋아진 편이고 체중이 늘지 않아 약간 우려스럽기는 해도 "큰" 일은 없다. 

 

물건도 오래 쓰면 닳고 본래의 성능과 기능을 잃는다. 당연하다. 연장을 사십 년 이상 썼으니 마모될 때도 한참 되긴 됐다. 원래부터 안경을 쓰는 사람들에게는 없거나 희미할 감회들, 혹은 결이 전혀 다른 느낌을 이제 곧 안경을 써야 할 - 그것도 노안 때문에 - 시점에 깨닫게 되는 것 같아서 약간은 씁쓸하다. 그러나 뭔가를 느끼거나 깨닫게 되려면 "절대시간" 이 필요하다는 것, 그것을 알게 되었다면 약간의 성과... 라고 할까?

 

* 캐나다의 헬스케어 시스템이 미국에 비해 나은 것은 당연한 말이지만 한국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우선 검안 (eye exam) 은 기본 의료 보험에 해당하지 않는다. 꽃개는 다행히 회사 보험을 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 정규직 베너핏을 보장받지 못하는 사람들 - 가외의 돈을 지불해야 하고 이런 점은 치과 치료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연히 저소득계층의 건강이 좋을 턱이 없다. 국민통합건강보험 시스템을 마련한 김대중 대통령과 그 시대의 사람들은 시대를 앞서간 현자들이었다. 

2018/12/14 00:21 2018/12/14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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