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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을 했다.

3주밖에 안 되는 수줍은 방학이 바람과 같이 지나고,

지난주에 개강을 했다.

 

개강하자마자 파견 갔다오느라 정신 없다가, 주말에 엠티도 다녀오고,

오늘 본원에 나가니 이제야 개강한 느낌이다.

 

 

학생에 관심 많은 치프샘에 방학에 뭐했는지 발표를 하라는데,

뭐했나 생각해보니 딱히 한게 없다.

 

동아리 마지막 학년이라 온갖 동아리 모임에 나갔고,

첫번째 정기 휴가를 나온 동생과 며칠 놀았고,

사랑방 모임에 몇 번 나갔고,

이게 다인가 보다.

책도 몇 권 읽었고, 영화도 좀 봤는데, 그런건 별로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앞으로 뭐하고 살까 생각하고 있다.

 

의대에 와서 6년 더 유예되고 싶다고,

별로 하고 싶은게 없다고,

오래도록 그렇게 말했었는데,

이젠 뭔가 하고 싶은게 있을락 말락 한 것도 같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러나 저러나 뭐하고 살지 생각해야될 땐거 같기도 하고,

걍 그렇다.

 

내 생각이 그렇다 보니 보는 사람마다 어떻게 그 일을 하게 되었냐고 묻게 되는데,

뭐 재밌어서, 그냥 흘러가다보니 자연스럽게, 어쩌다 보니,

뭐 이런 대답들을 계속 듣다 보니,

생각할 것 없이 이대로 가다보면 되는건가 싶기도 하고,

그러다가 귀얇게 그때쯤 젤 친한 녀석 하는대로 따라가게 되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뭐 졸업도 1년 남았고, 인턴도 할거니깐 앞으로 2년은 더 생각해봐야겠지만,

그래도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레지던트를 할까, 하면 무슨 과를 하나, 그건 나중에 뭘 하고 싶어서 하는건가,

의사로 살게 될까, 의사가 아니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공부하고 싶나, 그럼 무슨 공부, 나는 책만 보며 살 자신이 있나,

 

 

그냥, 한가하니깐 잡생각이 드나보다.

 

개강했지만 9월까지 한가하다.

9월까지만 이렇게 빈둥빈둥 오만 생각이나 하며 살아야겠다.

 

그 뒤엔 공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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