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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중,고등학생들은 일기를 쓰지 않지만, 초등학교때는 매일 일기를 쓰도록 강요받는다. 그런데 매일 일기를 쓴다는 것은 정말 고욕이다.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에서 무슨 새로운 소재를 발견해서 일기를 쓰란 말인가? 옛날은 그나마 놀 수 있는 환경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요즘같은 때는 학교 끝나면 학원에 가고 밤에 집에 돌아와서 자는게 초등학생의 일상이 아니던가? 노는 것이라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게임을 하는 것 뿐이지 않은가.
난 그런 짓들이 싫어서 이 날까지 일기를 제대로 써본 일이 많지 않다. 물론 귀찮아서 그랬던 것도 있지만, 언제까지 똑같은 행위를 강요할텐가.
아이들이 일기를 쓰기 싫어하는 이유와, 문제점, 그리고 대안.
1. 일기 = 글쓰기 공부?
흔히 하는 이야기가 바로 일기를 쓰는 것이 글쓰기 공부가 된다는 것이다.
물론 글쓰기에 있어서 도움이 되겠지만, 글쓰기 공부의 연장이라는 식으로 접근하면 안된다.
선생들이 일기를 쓴 것을 검사할 떄면 맞춤법, 문장구조 등등을 따진다.
제발 그런 짓 좀 하지 마라. 그냥 자기 마음대로 쓰게 내버려둬라.
2. 하루의 특별한 일을 써라고?
앞에서 말했지만, 똑같은 일상 속에서 매일 특별한 일이 생기겠나.
그냥 아무 주제나 꼴리는대로 쓰게 내버려둬라. 아니면 주제를 쉽게 잡을 수 있도록 조언만 해라.
3. 일기는 하루의 반성을 적는 것?
가장 웃기는 것 중에 하나다. 하루를 반성하라고 강요하지 마라.
아이들이 무슨 죄인이라도 되는 줄 아는건가? 죄인취급하지 마라.
그냥 자기 쓰고 싶은대로 쓰게 내버려두면 자신의 생각이 속에 나와 있을 것이다. 그것을 발견 못하는 것은 순전히 '선생'들의 책임이다.
4. 분량도 한바닥을 채우게 강요하지 마라.
글이라는 것은 길게 쓰면 좋은 것이 아니다. 짧은 내용 속에서도 얼마든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것이고, 오히려 길게 하는 것보다 짧게 써서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게 더 나을 수 있다.
한 가지 fact라도 제대로 쓸 수 있으면 충분한거다.
5. 일기라는게 글만 쓰는거냐?
일기장에 글만 쓰라는 법이 어딨냐. 그냥 꼴리는대로 아무거나 하게 내버려둬라.
그림을 그려도 좋고, 낙서를 해도 좋다. 아니면 합성한 사진을 붙이는 것도 좋은거다.
6. 선생부터 매일 일기를 쓰고 가끔씩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모범을 보여봐라.
어릴 때부터 줄곳 생각하던 거다. 나보고는 일기를 쓰라면서 왜 니는 안 쓰는거냐? 그리고 왜 읽고 지랄이야?
선생이 올바른 모범을 보여줘야 애들이 보고 배우는거다. 아니면 시간만 때우고 월급만 받을래?
7. 일기라는건 매일 쓸 필요가 없다.
일기는 매일 써야한다는 규정이라도 있냐? 자기가 쓰고 싶을 때 쓰는거다.
단적으로 노회찬의 난중일기를 봐라. 매일 쓰더냐?
8. 대체 일기검사는 왜 하는거야?
분명히 말하지만, 이것은 프라이버시 침해다.
아이들에게도 사생활이 있고 비밀이 있는거다. 남들이 자기의 일상을 속속들이 알고 있으면 기분 좋냐?
그냥 썼나 안 썼나 확인만 해라.
그리고 아무리 일기를 잘 썼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불러주는 그따위 짓은 제발 자제해라.
9. 시대가 바뀐 지금, 일기쓰기를 강요할 필요가 없다.
가장 중요한거다. 언제까지 아이들에게 일기쓰기를 강요하는 구시대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을텐가.
이제 생각을 바꿔보자. 정 글쓰기 실력을 늘리게 하고 싶으면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
단편소설을 써보게 할 수도 있고, 글을 읽고 사람들과 토론할 수도 있다.
좀 다양하게 생각을 하자. 상상력이라는게 왜 있는것인가?
댓글 목록
neosc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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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일기쓰기와 독후감.. 애들 잡아먹으려고 만든 거 같아요. 중학교때 일기 점수가 10점으로 한문이나 음악점수랑 같았는데.. 맨날 그것때문에 미치는 줄 알았어요. 나중에는 '오늘은 국사공부를 했습니다' 하구선 국사책 주루룩 베끼고.. '오늘은 노래를 부르며 놀았습니다'하고선 노래가사 주루룩 베끼고.. 그게 일기였으요. 흐..부가 정보
xylit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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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거 참 기차네요. 매일 써야하는 일기의 최소량이 정해져 있었나봐요? 그래도 그렇지 그런 식으로 일기썼다는 분은 처음이에요. ㅎㅎㅎ부가 정보
neosc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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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리톨/ 대학노트 반장을 채워야 됐어요. 엄청나게 많은 양이었음.. 처음에는 글짓기 수준이었는데, 2학년이 되었더니 친구들이 그렇게 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따라했죠. 방학때는 미치는 줄 알았음. 저는 워낙에 악필이라 일기점수가 '미' 위로 올라간 적이 거의 없는데, 어떤 놈은 일기점수 '수'받고, 저 같은 놈은 '양' 받고.. 그 놈의 일기 점수 때문에 반 등수가 10여등씩 뒤로 밀리고 그랬어요.부가 정보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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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행인은 2중 일기가 있었답니다. 학교에 제출용으로 쓰는 일기와 저 혼자 보는 일기... 그런데 혼자보는 일기는 잘 쓰지 않게 되더라구요. ㅋㅋ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