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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환은 수학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요긴하게 사용하는 테크닉입니다.
사교육시장에서 수학 하나로 먹고 살고 있는 저로써는
치환을 한번 하는 게 곧 돈입니다.
그런데...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무엇이라고 치환하려는 시도는
어지간하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A : 너는 요즘 어떤 고민을 하니?
B : ○○문제, ○○문제, ○○문제...
이렇게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도 거의 있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A : 너는 생각은 어떤데?
B : 나는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생각해.
A : 그니까 너는 ○○문제, ○○문제, ○○문제를 생각하고 있고,
○○론의 입장을 취하고 있구나. 하지만, ○○문제는 ○○로 봐야하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거나, 생각한다면, 내가 B의 입장이라면, 매우 짜증날 것입니다.
나의 고민의 과정이 겨우 "○○문제"라는 식의 한 단어로 정리되는 게 싫고,
내 입장이 누군가가 이미 그런 주장을 했다는 식의 ○○론이나 (음모론 제외 ㅋ),
○○주의라고 내가 먼저 나의 입장을 정리하기도 전에,
혹은 정리를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데...
남들에게 그렇게 이야기당하는 것도 싫습니다.
이런 게 불쾌하고 싫은 결정적인 이유는,
이런 경우의 치환의 과정은 내 이야기를 왜곡시키기 때문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미세한 지점들을 다 뭉개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성폭력의 문제를 자본주의의 문제로 봐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에 대해,
어떤 근거도 도출된 명제든, 그 명제가 참이든 거짓이든 간에,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왜곡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면, 그 다음부터는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만 할테니까요.
치환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사라지게 하는 수법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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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낯뜨거라...)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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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고 보니 안치환이 이름하나는 좋은 이름이네... ㅋㅋㅋ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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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스 // 저도 안치환을 살짝 떠올렸는데, 거기서 '안'자의 의미까지는 생각못했어요.ㅋㅋ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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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1일 일요일 오후 3시, 경복궁 전철역 3번 출구 앞.안 오면 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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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한 // 이거 무슨 집회갈 때, 땍을 내려주는 기분인데요.ㅋ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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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환, 환원,,,요즘따라 그런 식의 화법에 대해 많이 경계하게 되네요- 근데 생각보다 어렵다는..때때로 그건 의식적인 행동이기보다는 무의식적인 '습관'에 가깝기도 한 거 같고.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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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 // 어떻게 보면, 치환이나 환원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자신이 받아들이는 특수한 방식인 거 같기도 해요. 예전부터 알고 있는 어떤 생각이나 관점 같은 것과 새로 접한 이야기들 사이에서 연결지점을 찾으려는 작업은 매번 그런 구조라는 것을 의식하면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을까해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