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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환

  • 등록일
    2007/02/07 09:58
  • 수정일
    2007/02/07 09:58
치환은 수학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요긴하게 사용하는 테크닉입니다. 사교육시장에서 수학 하나로 먹고 살고 있는 저로써는 치환을 한번 하는 게 곧 돈입니다.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무엇이라고 치환하려는 시도는 어지간하면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A : 너는 요즘 어떤 고민을 하니? B : ○○문제, ○○문제, ○○문제... 이렇게 말하거나, 생각하는 것도 거의 있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A : 너는 생각은 어떤데? B : 나는 이렇게, 저렇게, 그렇게 생각해. A : 그니까 너는 ○○문제, ○○문제, ○○문제를 생각하고 있고, ○○론의 입장을 취하고 있구나. 하지만, ○○문제는 ○○로 봐야하지 않을까? 이렇게 말하거나, 생각한다면, 내가 B의 입장이라면, 매우 짜증날 것입니다. 나의 고민의 과정이 겨우 "○○문제"라는 식의 한 단어로 정리되는 게 싫고, 내 입장이 누군가가 이미 그런 주장을 했다는 식의 ○○론이나 (음모론 제외 ㅋ), ○○주의라고 내가 먼저 나의 입장을 정리하기도 전에, 혹은 정리를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데... 남들에게 그렇게 이야기당하는 것도 싫습니다. 이런 게 불쾌하고 싫은 결정적인 이유는, 이런 경우의 치환의 과정은 내 이야기를 왜곡시키기 때문입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미세한 지점들을 다 뭉개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성폭력의 문제를 자본주의의 문제로 봐야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에 대해, 어떤 근거도 도출된 명제든, 그 명제가 참이든 거짓이든 간에, 성폭력에 대한 이야기를 왜곡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면, 그 다음부터는 자본주의에 대한 이야기만 할테니까요. 치환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사라지게 하는 수법입니다. 그래서 가만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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