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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에서 라면 다섯개를 샀다.

  • 등록일
    2006/08/18 17:06
  • 수정일
    2006/08/18 17:06

집 근처에 대형마트가 하나 있다.

고현정씨가 모델로 기용된 LG전자의 물건들은

절대로 들여놓지 않는다는 바로 그 마트다.

이 놈이 대형마트고, 아마도 영동지방 전체적으로 따져도

그 규모가 다섯손가락 안에는 들거다.

 

그런데, 라면을 사러갈 때,

이 대형마트가 다른 가게들보다도 집에서 가깝다.

그래서 며칠 전에 서울로 오기 전에,

라면을 사러 이 곳에 가게 되었다.

 

 

들어갈 때 마트 직원이 45도정도 굽혀서 인사를 했다.

일단 필요한 라면의 수는 2개였는데,

여기는 최소단위가 다섯개였다. 그래서 하는수없이 다섯개짜리를 하나 집어 들었다.

머, 언젠가는 다 먹는 날이 있겠지... 하면서 그냥 집어 들었다.

 

라면을 집어드는 것은 쉬운 일이었으나,

계산을 하고 나오는 것은 정말 까다로웠다.

일단 줄이 무진장 길다. 여름이라서, 관광객들도 많고 해서

이것저것 막 산다. 한명한명이 엄청난 양의 물건들을 사고,

그것을 하나하나 바코드를 찍어내는 것을 다섯명정도 기다리자,

겨우 내 차례가 왔다.

 

나는 달랑 라면 다섯개를 들고 있었다. 바코드를 한번만 찍으면 되는 것이었다.

오천원을 냈다. 영수증과 거스름돈만 받고 가면 되는데, 직원이 또 머라머라 한다.

말도 엄청 빠르다.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직원도 급하겠지...

 

직원 : OOO카드 있으세요?

나 : 네?

직원 : OOO카드요.

 

나는 그 카드 이름만 들어봤지, 어떤 기능을 하는 카드인지 모른다.

그자리에서 차마 그 카드가 무엇을 하는 카드인지 물어볼 수가 없었다.

(사실 별로 궁금하지도 않다.)

 

나 : 없어요.

 

여기서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나의 낙관론은 여지없이 빗나갔다.

 

직원 : 그럼, OOOO카드 적립하실 건가요?

 

그건 또 머냐...

 

이런 걸 몇 가지를 물어보는데, 나는 아는 게 하나도 없었다.

갖고 있지 않으니 모르는 거지.

한참을 그러다가,

내가 결국 그냥 일반 영수증이랑 거스름돈만 달라고 짜증난다는 말투로 말하자,

그제서야 직원은 더이상 말하지 않으면서, 아주 불쾌하다는 표정으로

돈이랑 영수증을 휙 던져주었다.

 

 

 

내가 불만인 것은 이런 거다.

자기들끼리 회원가입을 하든, 마일리지 적립을 하든, 멀하든 상관없는데,

어차피 그런거 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런거 또 잊지않고 말할 것인데,

그런거 상관없이 그냥 돈내고 물건사려는 나의 행위가

왜 비정상적인 것인양 취급하냐 이거다.

거스름돈만 빨리 줬으면 내가 성질낼 이유가 없었는데도,

마치 내가 그 순간의 거래행위를 어딘가에 기록해야되는 사람인 것처럼,

이런카드, 저런카드를 하나하나 확인하려고 드니까, 나도 참을 수가 없었다.

 

 

p.s. : 근데, 저런 카드들은 기본적으로 개인정보를 어느정도 줘야 얻을 수 있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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