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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 등록일
    2006/08/24 04:26
  • 수정일
    2006/08/24 04:26

할 줄 아는 요리가 별로 없는 내가,

(사실은 하려고 하지 않으니, 할 줄 아는 요리가 없는거죠. 그러니까 요리를 자꾸 해야함.)

평소에 라면도 끓이기 귀찮아서 잘 안먹는다는 내가...

오늘은 어쩐일로 오징어 두마리를 내 손으로(사실은 칼로) 해치웠습니다.

여태까지 오징어를 그렇게도 많이 먹어봤지만,

오징어의 내장을 만져본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머 그래봤자, 오징어 겨우 두마리, 내장 빼내고, 칼로 대강 썰어서, 국에 집어 넣는 일.

그게 끝인데, 머 그거 하는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머 대단한거라고...

 

근데, 26년간 오징어잡이 배를 타셨다는 (선원의 신분으로) 아버지가 계시고,

그와 맞먹는 기간동안 오징어를 건조시키는 일을 하신 (남의 집 일을...) 어머니가 계신 내가

저걸 처음 해봤다니요. 생각하면 할수록 어이없는 일입니다.

 

사실 나는 마른 오징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물론 오징어 덮밥, 오징어를 넣은 국, 찌개 이런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누가, "너는 오징어를 왜 안 먹냐?"라고 묻는다면,

여태까지는 "지겨워서..."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런 말은 못할 것 같습니다.

나는 먹는 것만 지겨웠던 겁니다.

 

그래도 고향에 가면,

아버지가 만들어주시는 오징어 물회는 또 먹을 겁니다. (회만 좋아합니다.)

다음에는 나도 꼽사리 껴서, 솜씨를 좀 배워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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