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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은 여성주의 지향일 수 있을까?
차마 "페미니스트"라는 말까지는 쓰지 못하겠고...
난 자신없어요.
내가 지금 지향한다고 말할 지라도
그 말은 나의 고유한 의지로만 정의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나는 요즘에는
개인의 욕구는 결코 고유하지 않은 거라는
일종의 깨달음과 같은 것을 느끼고 나서
지난 시간동안 무수히 쌓아왔던 생각들이 무너지고,
또 지난시간동안 부정해왔던 생각들이 서서히 긍정되는 기분을 느끼고 있거든요.
자 이제 다시
남성은 여성주의를 앞에 두고 어떤 생각을 하면 좋을까?
술에 약간 취했어요. 정리가 안된답니다.
내가 오늘 서울역에 다시 간 것은
솔직히 그게 마이링이어서는 아니었어요.
그 곳이 바로
어제 내가 지나간 서울역이었기 때문이었고,
KTX, 새마을 승무원들이 투쟁하는 곳이었기 때문이었어요.
그리고 어쨌든 같이 앉아있을 수 있는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음모론적인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하지만, 나는 오늘 많은 고민을 해야 했어요.
뭐 지금 당장 아무런 결론은 못 내리겠지만...
우리가 "여성주의 지향 블로거 모임"으로 소개되기 전까지는 별다른 고민 없었는데,
소개되고나서 우와우와 하다가 곧 고민에 빠져들고 말았죠.
"나는 여성주의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의 문제였어요.
나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인데, 이러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여
사회적 남성성을 끊임없이 강요받아왔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경우에는 너무 싫은데,
또 어떤 경우에는 내가 강요받아온 것을
어딘가에서 재생산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지요.
그게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아무것도 바꾸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요.
이런 면을 볼 때는 내가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나의 현재의 계급적인 위치,
즉, 현재 내가 가진 경제적인 수단들과 나의 성별 등등으로 나를 규정할 것인지,
아니면 내가 가진 어떤 의지나 욕구들로 나를 규정할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어요.
또 내가 가진 욕구들은 사회에서 강요하고 있는 남성성과
대립되는 것으로 상정될 수 있는 것 같지는 않고요.
하여튼 모르는 것 투성이에요. 몰라 몰라 몰라
어쨌든
모두들 반가웠어요~
특히 오늘 처음 만난
녀름님, 앞으로 친하게 지내요.
지금까지
예상 밖의 스캔이었어요.ㅋㅋ
댓글 목록
nav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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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의 스캔..ㅋㅋ요즘 고민되는것중에 하나가 바로 여성주의지향 블로거모임과 남성들과의 관계인데..;; 뭔가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막상 확 드러내서 얘기하기는 어려운게 있어욤..
아무튼, 예상밖의 스캔은 매우 반가웠다는거-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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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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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 반가웠어요. 예상 밖의 스캔 ㅋㅋㅋㅋ고민이 될 거라고 생각했음-ㅅ-;; 우리 모두 고민되는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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녀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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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 내용을 엄청 진지하게 읽으면서 어떻게 답글을 달지 하다가 어쨌든 이후에 갑자기 웃겨서 ㅎㅎㅎ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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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vi // 네. 뭔가 어려운 문제가 있죠. 아무튼 반가웠어요~당고 // 아무런 말도 없이 조용히 있다가 갑자기 쓱 나타나는 예상 밖의 스캔 ㅋㅋ
녀름 // 그래서 일케 달았군요.ㅋ 뭔가 웃겼다니 좋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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