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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이 근질근질해서

  • 등록일
    2007/07/23 20:07
  • 수정일
    2007/07/23 20:07
아 이거 블로그에 포스팅 안할라고 했는데, 도저히 시국이 시국이라서 그런지 입이 근질근질해서 참을 수가 없구나. 내가 블로그에 포스팅을 안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간단해. 솔직히 지금은 불질이 별로 재미없거든. 재미없으면 그냥 안하면 되는데, 또 그게 잘 안되니까. (중독이야 중독.) 맨날 컴터만 켜면 블로그들 싹 살피고 있으니, 재미도 없으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그러고 있는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 언젠가부터는 종종 멈춰야겠다는 생각을 했지. 그런데, 또 안쓰겠다고 하니까, 일이 막 터지는구나. 나의 입을 또 근질근질하게 만들다니...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블로그 중독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했으나, 금단현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다시 돌아오고 말았다는 것. 그러므로, 매우 오랜(자의적 판단이므로.ㅋ) 시간이 지났다고 치고~ 다시 시작~ 나는 앞으로 둘 중의 하나의 과제를 해결해야해. 금단현상을 극복하던가, 뭔가 좀 재미를 느끼던가.ㅋㅋ 그리고 가끔씩 이번처럼 도망갈래~


1. 요즘 가수 싸이를 비롯한 연예인 병역특례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데... 관련기사 나는 이 부분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다. 지금 병무청의 태도는 군대에서 '보고'나 '감사'가 가지는 의미를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나는 싸이가 부실근무를 했는지, 그렇지 않은지, 싸이가 기획과 테스팅을 했다는 게 문제인지 이런 거는 일단 관심없다. 또 싸이가 병역특례를 위해서 비리를 저질렀는지의 여부는 알아서 수사해서 밝히든지 말든지 그건 내 알 바 아니다. 물론, 비리가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재입대'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남는다. 중요한 것은 병무청에서 싸이가 복무하던 당시에 '이상무' 판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그래서 소집해제가 되었다. 그렇다면, 싸이는 이상없다는 곳에서 이상없는 줄 알고 근무했다는 이야기다. 만약에 뭔가 이상해서 지금에라도 지적해야 한다면, 그 이상한 부분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병무청에서 져야 한다. 군대는 위계질서가 있는 곳이다. 물론 이런 거 안 좋은 거다. 그런데, 어쨌든 위계질서를 성립하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소통 방법은 '보고'와 '감사'다. 군대에서는 신병때부터, '보고'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특히 무언가 상급부대나 지휘관에게 보고를 하고 나면, 그것에 대한 조치가 내려지지 않는 것은 보고자의 책임의 영역에서 벗어난다. '감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감사'를 통해서 지적된 부분들을 고치는 것은 '감사'를 받은 사람들의 몫이지만, '감사'에서 지적되지 않은 부분들을, 그것을 지적하지 않은 감사자의 책임이 된다. 정리하면, 싸이의 근무내용에 대한 감사가 있었고, 그것에 대해서 '이상무'라는 판정을 내렸다면, 그래서 병무청에서 아무런 문제없다면서 '소집해제'명령을 내렸다면, 차후에 싸이의 근무내용에 대한 의혹이 붉어졌을 때에는 병무청에서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당신들이 이미 이상없다고 했기 때문이다. 싸이에게는 더 이상의 책임이 없다. '소집해제'명령을 내린 병무청의 실수고, 그렇다면 병무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 혹시라도 책임을 끝까지 추궁할라면, 당시에 '이상무' 판정을 내린 감사자를 찾아서 그들에게 업무상의 과실을 따지면 되는 것이다. 나는 이게 그나마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2년동안 부대에 있으면서 '보고'와 '감사'에 대해서 들은 내용이 이런 것이었다. 그러므로, 싸이의 저 주장의 사실관계가 맞다면, 무조건 싸이를 군대에 다시 보내서는 안된다. 이재진과 강현수에 대해서도 뭐, 같은 기준으로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2. 납치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어떤 게시판들에는, 납치당한 사람들보고, 그냥 죽으라고 쓴 인간들도 있던데... 외교통상부의 권고가 있었다고... 그래서, 혹자들은 납치의 책임은 국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위험하다고 권고했는데도, 무시하고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간 개인들의 문제였다고 한다. 뭐 지금 그게 누구 책임인지를 논할 단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이거 참 이상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권고는 권고일 뿐이다. '권고'는 그것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책임을 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본질적인 문제는 "아프가니스탄이 왜 위험한 곳이 되었는가"에 있다. 특히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그곳이 위험한 곳이 된 이유는 파병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부터 말해야 한다. 그리고 즉각 철군해야 한다. 故 김선일씨의 경우도 그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는 납치당한 사람들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철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국익을 위해서는 그 사람들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 나는 그 말에 애써 반박하지 않겠다. 국익이 원래 그런 것일 뿐이다. 모두의 이익인 것 같아 보이지만, 알고보면 누군가의 이익일 뿐이다. 또다른 누군가의 손해 또는 죽음에는 관심없는 단어다. 즉, 납치의 책임은 국익에 있다. 3. 이런 의미에서 보면 새만금 방조제도 건설자본의 이익이고, 국가의 이익이 될 지도 모른다. 역시 그런 계산하는 인간들은 죽어가는 존재들에는 관심도 없다. 번개라도 쳐서, 지진이라도 나서 방조제를 무너뜨렸으면 좋겠다. 우리 동네 커다란 호수를 매립해서 생겼던 일들이 방조제로 막힌 새만금에서는 더욱 노골적으로 벌어절 것이다. 어떤 인간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지형을 갑자기 바꾸려고 하는데, 많은 생명들은 지형을 갑자기 바꾸면 살아가기조차 힘들어진다. 여태까지 무수히 많은 자연재해로 포장된 사고들이 가난한사람들을 죽여가면서 그것을 증명해왔다. 어디 죽은 게 사람들 뿐이겠는가? 또 그렇게 될 것이고, 그럼에도불구하고 누군가는 또 그곳에서 살아갈 것이다. 그래서 결코 끝나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다. 4. 이랜드에서 노동자들이 파업을 했더니 하루에 65억의 매출손실이 났다고 한다. 근데, 그건 손실이 아니다. 손실이라고 할라면, 원래 당신이 가지고 있던 돈이 없어져야 하는 것인데, 당신이 가지고 있던 돈이 없어진 게 아니라, 당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팔지 못한 것일 뿐이다. 노동자들이 이랜드 그룹에서 65억원어치의 물건을 빼돌린 게 아니란 말이다. 그러므로 손실이 아니다. 이런 걸로 법정에서 손해배상소송을 할 수 있다는 건, 뭔가 이상하지 않나? 이딴식의 논리로 따지면, 노동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하는 바람에 노동자들이 받을 수 있는 임금을 못받게 되는 것도 다 임금손실이다. 그건 당연히 사측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지. 노동자들을 해고 했을 때, 재취업을 할때까지는 사측이 임금 손실분을 계속 지급해줘야 한다. 그것이 노동자들의 '임금손실'을 보상하는 최소한의 방편이겠지. '매출손실'은 어거지다. 자본가들만 경제의 주체인 듯 대하는 태도... 지겹고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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