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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관계, 박탈감

  • 등록일
    2007/12/27 05:01
  • 수정일
    2007/12/27 05:01
권력관계는 그냥 관계다. 당신들이 애써 말하는 권력관계는 '권력관계'와 그냥 '관계'를 애써 구분하는 이분법이다. '권력관계'와 그냥 '관계' 사이의 권력을 조장하는 표현일 뿐이다. 관계속에서 권력을 성찰해야 하는 것이지, 잘못된 관계로서 권력관계를 상정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들은 계란후라이에서 권력관계를 보라고 하면서, 이미 잘못된 관계라고 단정하지 않았는가? 나는 감히 말하고 싶다. 권력관계가 뭔지 알고나 떠들라고. 가사도우미와 고용주의 딸의 관계가 무조건 잘못된 관계라니... 노동계급이네 어쩌네 운운하는 인간들이, 가사도우미를 노동자로 인식한다면, 과연 저딴 소리를 할 수 있었을까? 당신들은 고용주의 딸을 공격한 것이지만, 그렇게 공격함으로써, 스스로 가사도우미를 노예로 인식함을 드러내었다. 분명히 이런 전제가 없이는 나올 수 없는 편견이었고, 욕설이었다. 즉, 가사도우미를 동시에 공격한 것이기도 했다는 의미다.


나는 박탈감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박탈감은 그 화살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항상 돌아봐야 한다. 민주노총에서 여름에 총파업을 할 때, 정부와 언론에서 말하기를 "가뭄에 웬 파업"이라고 했다. 농민들에게, 또 농촌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박탈감을 조장하여, 노동자들을 억압하려는 수작이었지. 연봉 1억을 받는 조종사들이 파업했을 때, 연봉 4500만원정도 받던 지하철노동자들이 파업했을 때, 정부와 언론에서 그들을 "노동귀족"이라고 했다. 그들보다 벌이가 좋지 못한 노동자들에게 박탈감을 조장하여, 파업을 무력화하려는 수작이었지. 군가산점 제도는 군대를 다녀온 남성들의 시간과 처지에 대한 박탈감에 대하여 그 화살을 여성, 군미필자들을 향해 돌리려는 정부의 수작이었지. 그 수작에 말려들는 바람에 군대를 통하여 정부에게 착취당한 노동에 대하여, 아무런 금전적인 보상을 받지도 못하고 있잖아. 물론, 그 수작때문에, 여성과 군미필자들이 받는 고통은 또 어쩌고... 자, 당신의 박탈감은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누구를 향하고 있습니까? 정권과 자본가들에게 향해야 하는 박탈감인데, 오히려 정권과 자본가들에게 현혹되어서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향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아무데나 향해서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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