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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間

  • 등록일
    2008/01/29 01:53
  • 수정일
    2008/01/29 01:53
내가 보여준 30쪽짜리 문서를 내 앞에서 무려 5초동안 훑어보고 다 읽었다고, 아니 안봐도 무슨 이야기인지 다 안다고 겨우 그런 거 보고 있냐고 비웃던 인간. 학교를 상대로 교육투쟁 하던거 졌더니, 타겟을 잘못 잡아서, 교육부를 상대로 하지 않아서 졌다고, 이제와서 나한테 따지던 인간. 학부제 개편안을 막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막상 학부제로 신입생들이 들어와야, 그들이 모순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가장 가열차게 싸울 거라고, 그들이 있어야 이길 수 있다고. 그래서 일단 내년까지 기다리자고 말하던 인간. 나의 견해는 나의 입에서 소리로 나온 순간부터 어딘가 허공에 매달려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그저 나를 비웃는 듯한 반대 신자유주의 노래가 들리고 맑스교에서 떠들고 있는 모순의 정점을 언제나 언급하고, 자기들을 좌파라고 말하고 자기들만이 대안이라는 선언이 들리고. '김대중정권 퇴진'의 구호가 들리고, 같은 곳에서 '노무현 탄핵반대'의 구호가 들리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가 들리고. 미친 소는 보이는데, 멀쩡한 소는 보이지 않고. 나는 그렇게 살아온 인간. 나의 견해는 다 어디론가 가고 나와는 다른 누군가의 견해를 진보라는 이름의 겨울 잠바로 운동이라는 이름의 봄 코트로 가꾸려는 사람들과 함께. 서로 다른 의견을 갖고 싸우는 것에 대해서 일단 거부감부터 갖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전술적 오류나 한계를 지적하는 것에 대해서 무조건 대의를 비난하는 것으로밖에 받아들일 줄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나의 생각을 이해한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그만 싸우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함께. 결국 그만 칭얼거리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는 그런 거 이제 익숙해서 또다시 누군가가 그렇게 나와도 그의 생각의 기원까지 엄밀하게 추리해낼 수도 있지만, 어디서부터 꼬여있는지 따질 수도 있지만, 뭐 이제 그런 건 필요없고, 그냥 대충대충 피해가면서 다시 안만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데. 몇번이고 그렇게 생각하다가도 그래서 긴 시간동안 도망쳤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이야기하고 싶어서 힘들었던 것들을 참아내고, 날카롭게 벼리던 분노를 일단 접고, 결국 발걸음을 다시 돌리는 인간. 진실하고 무관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생겼어 참 당황스러웠지 길가던 낯 모르는 사람과 한참동안 애길 나눴어 가슴 속 짙은 외로움으로 떨리는 눈을 볼 수 있었지 벗겨진 나를 보는 것 같아 거짓없이 안아 주었어 안녕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자리에 남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삶의 헛된 시련 진실하곤 무관한 일 혼자 남은 영혼은 가슴은 거센 바람에 찢겨도 아무 상관 없는지 가슴 속 짙은 외로움으로 떨리는 눈을 볼 수 있었지 벗겨진 나를 보는 것 같아 거짓없이 안아 주었어 안녕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자리에 남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삶의 헛된 시련 진실하곤 무관한 일 혼자 남은 영혼은 가슴은 거센 바람에 찢겨도 아무 상관 없는지 안녕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자리에 남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삶의 헛된 시련 진실하곤 무관한 일 혼자 남은 영혼은 가슴은 거센 바람에 찢겨도 아무 상관 없는지 안녕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자리에 남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삶의 헛된 시련 진실하곤 무관한 일 안녕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자리에 남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삶의 헛된 시련 진실하곤 무관한 일 안녕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자리에 남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삶의 헛된 시련 진실하곤 무관한 일 안녕이라고 말하는 순간 그 자리에 남게 되는 건 견딜 수 없는 삶의 헛된 시련 진실하곤 무관한 일 --------------------------------------------------- 1999년 12월 이기찬 4집 [One Man Show]중에서... (duet with 조규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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