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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5월 1일 LG vs 넥센 시즌 2차전

  • 등록일
    2011/05/02 23:02
  • 수정일
    2011/05/02 23:02

5시간이 넘는 경기에서

몇번의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다가

결국 넥센이 10:9로 이겼는데,

진짜 좋게 이야기하면 손에 땀을 쥐는 경기였고,

나쁘게 이야기하면 똥줄타는 경기였다.

 

전반적인 평가는

타자들은 잘쳤고, 투수들은 못 던졌다.

뭐, 야구를 하다보면 그런 경기도 있는 법.

 

눈에 띄는 지점 요약

1. 봉중근은 컨디션에 정상이 아닌 게 티가 났음에도, 위기관리능력이 있었다.

2. 강정호가 18타수만에 안타를 치고 나서, 결국 마지막 타석에서 결승타를 쳤다.

3. 송신영이 블론세이브를 했지만, 잘 던졌다. 중요할 때마다 삼진을 잡았다.

 

그리고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TV중계를 했는데,

8회초 넥센 공격에서 점수는 6:8

1사 1,3루에서

LG 투수는 이상렬이고, 알드리지 타석에서

알드리지가 친 타구가 우익수와 2루수 사이에 뚝 떨어지는 안타가 되었는데,

1루주자가 3루에 갈 때, 우익수가 3루에 송구한 것이 뒤로 빠져서

1루주자까지 모두 홈에 들어와서 8:8 동점이 되었다.

 

이 때, 양상문 해설위원은 투수 이상렬이 3루를 백업하지 않은 것을 질책했는데,

이것은 결과론적으로는 정확한 지적이겠지만,

이상렬 선수의 입장에서 처음부터 3루로 갔어야 했는가? 라는 질문을 한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상황이 1사 1,3루에서 타자가 친 타구가 뜬공으로 잡힐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투수는 일단 홈으로 가는 것이 맞다.

뜬공으로 잡히면 3루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분명히 홈송구가 이루어질 것이고,

이 때, 투수가 백업을 한다면 포수의 뒤로 가거나,

아니면 중계플레이를 위하여 포수의 앞쪽에 서는 것이 적당하다.

실제로 이상렬은 그런 플레이를 하기 위한 위치로 이동했다.

 

그런데, 이렇게 뜬 타구가 막상 바가지 안타가 되어버리고 나니

수비해야 하는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3루주자는 당연히 여유있게 홈에 들어오게 되고,

우익수는 3루로 공을 던지게 되는 상황이 되었는데,

여기서 하필이면 공이 뒤로 빠진 것이다.

 

이상렬은 안타가 되고 나서 다시 3루쪽으로 이동했다.

나름대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는 최선을 다한 플레이였고,

결과가 안 좋았을 뿐,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양상문 해설위원은 이상렬 선수가 3루로 먼저 갔어야 한다고 말했고,

그래서 이상렬 선수의 플레이가 문제였다고 했지만,

내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자 그럼 이와 같은 상황에서 LG의 수비진은 어떻게 해야 했을까?

우선 타구가 우익수와 2루수 사이로 떴기 때문에,

우익수와 2루수는 공을 잡으러 가는 것이 당연하다.

유격수는 우익수가 3루로 송구할 때, 중계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이 적당하다.

(어차피 뜬공이 되든, 안타가 되든 2루에서 승부할 일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3루수는 3루를 지키고, 포수는 홈을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

1루수는 1루를 지키다가 안타가 되어 중계플레이가 필요할 것 같으면,

우익수가 홈으로 송구할 때, 중계플레이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서는 것이 적당하다.

 

이렇게 생각하면 남은 선수들은 송구에 대한 백업을 들어가야 한다.

그런데, 홈과 3루 두군데를 한 명이 다 백업할 수는 없다.

이럴 때는 투수가 홈을 백업하고, 좌익수가 3루를 백업하는 게 적당하지 않은가?

 

좌익수가 3루를 백업하는 것이 거리가 조금 멀어보여도

불가능한 거리는 아니기 때문에, 그게 더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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