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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년 7월 1일 삼성 vs 롯데 시즌 11차전

  • 등록일
    2011/07/02 03:51
  • 수정일
    2011/07/02 03:51

연장 11회까지 진행하는 동안에

양팀 모두 7명씩의 투수를 동원하는 총력전이었다.

 

초반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경기의 후반으로 갔을 때에도

삼성 투수들은 위기에서도 승부를 적극적으로 하는 데에 비해서

롯데 투수들은 위기가 오면, 일단 도망가는 투구를 한다는 것.

이 점은 심각하게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롯데투수들만의 잘못이 아니다.

롯데 수비 때, 9회와 11회에 주자가 23루가 되니, 일단 고의사구를 통해서

만루로 채우고 나서 생각하는 부분도 사실 그리 좋은 결정이었다고 볼 수 없다.

 

9회에는 2사 23루에서 박석민 타석에서 고의사구를 하여,

2사 만루가 된 뒤에 최형우의 타석때, 볼카운트가 1-3까지 몰렸다.

그 상황에서 5구째에 최형우가 타격을 했기 때문에

또 하필이면, 그 타구가 땅볼이라서 위기를 모면했을 뿐이다.

(최형우의 입장에서라면 2-3이 되더라도 기다리는 게 좀 더 합리적이었다고 본다.)

투수들이 적극적으로 승부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 때문에, 고의사구를 하면,

만루에서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그거야말로 망하는 길이 될 수 있다.

 

결국 11회에서 1사 23루에서 박한이 타석에서 고의사구를 하여,

1사 만루가 된 뒤에 박석민의 타석때, 밀어내기 볼넷으로 경기가 끝났다.

이처럼 승부처에서 적극적으로 승부하지 못할 투수들이라면,

1루가 비어있다고 해도 고의사구는 하지 않았어야 한다.

 

9회에서 2사 23루에서 박석민하고 적당한 수준에서 어렵게 승부하여,

유인구 위주로 던지면서 최악의 경우 볼넷을 허용해도 상관없다는 자세가 필요했다.

11회 1사 23루에서 박한이하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수준에서 승부를 하면서

유인구 위주로 던지면서 최악의 경우 볼넷을 허용해도 상관없다는 자세가 필요했다.

 

그런데, 롯데 벤치는 그런 거 없이, 바로 고의사구를 선택했다.

아마도 고의사구를 선택한 근거는 좌우놀이였을 것이다.

9회 2사 23루에서 우타자 박석민을 상대할 투수는 좌완 이명우였고,

그 다음 타자 최형우는 좌타자였다.

11회 1사 23루에서는 좌타자 박한이를 상대할 투수는 우완 김수완이었고,

그 다음 타자 박석민은 우타자였다.

 

내가 답답한 것은 롯데벤치가

고의사구와 정면승부. 좌우놀이.

이렇게 두 가지로만 작전을 짠다는 것이다.

1루가 비어 있을 때의 투수의 이점은 1루를 채워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1루를 채워도 한 번 더 기회가 있다는 점이다.

롯데벤치는 그런 이점을 날려버렸고,

만루에서 불리한 승부를 하다가 결국 밀어내기로 졌다.

 

질 때 지더라도 이렇게 지는 것은 철저하게 벤치의 책임이다.

 

그리고, 11회말 무사 12루에서 배영섭 타석에서

배영섭이 희생번트를 댔을 때,

당시의 롯데 3루수인 전준우가 공을 잡고 나서,

3루로 던졌으면 2루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었다.

그런데, 전준우는 망설였고, 그냥 1루로 던지고 말았다.

그래서 1사 23루가 된 것이다.

 

1사 23루와 1사 12루는 차이가 엄청 크다.

하일성 해설위원은 이 점 때문에,

전준우의 수비가 아쉬웠다는 이야기를 수차례 했는데,

이건 전적으로 전준우의 잘못이 아니다.

아마도 전준우는 오늘 밤잠을 설치겠지만, 분명 그의 잘못이 아니다.

 

전준우는 3루에서 전진해서 나오면서 공을 잡았기 때문에,

2루주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아무리 3루 수비를 잘하는 선수라도, 이런 판단은 2루주자를 보지 않은 채로

감으로 해야 하기 때문에, 곧바로 3루에 던진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배영섭이 번트를 댄 순간,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그 사람에게 이 수비 실수의 책임이 있다.

그 사람은 바로 강민호.

포수다.

 

희생번트의 상황에서는 지금과 같이 전진수비를 하면,

주자가 야수의 뒤쪽에 있기 때문에,

1루수나 3루수, 투수가 주자의 위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게 된다.

이 때, 포수가 공을 잡은 야수에게 던질 방향을 확실하게 지시해야 한다.

포수만은 주자의 위치를 한 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강민호는 아무일도 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는 공을 잡은 뒤에 "어디로 던질까?"라고 생각하는 시간의 차이로 인해

상황이 달라진다.

전준우가 2루주자의 위치를 보지도 않고, 3루에 던졌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은

아무리 봐도 무리다. 정상적인 수비라고 생각할 수 없다.

포수의 지시가 필요한 상황이었을 뿐.

전준우가 잘못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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