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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don't...


 

◆ Shaftesbury

 

인간의 여러 심적 능력들 중에서 아름다움에 반응하는 특수한 미의 능력으로서 '취미(Taste)'가 있으며, 이는 도덕적 감관과 미의 감관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내적 감관'이다. (inward eye, internal sensation) 곧, 내적 감관을 통해 윤리적, 도덕적 행위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듯이, 아름다움 역시 개념적 추론이나 판단없이도 즉각적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미'에 대한 판정은 '도덕성'에 대한 판정과 깊은 연관을 맺는다.

 

※ 취미론자들에 있어서 사회와 윤리의 문제 (무관심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자본주의의 발달은 모든 개인으로 하여금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개인적, 이기적 활동을 사회적으로 정당화시켜 주었다. 이제 모든 개인들은 어떠한 종교적, 신분적, 사회적 제약을 떠나서 자신의 능력에 따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상황은 다른 한편으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무정부적 혼란상태에 대한 불안을 예견케 하였다. (물론, 이러한 상황에 대한 거대한 낙관주의도 존재하였는데 그것이 고전 경제학이었다. 그들에 의하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행동하다보면 경제법칙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서로의 이해관계가 자동적으로 조절될 것이라고 여겼다.) 곧,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서 노력한다면 그들의 이해관계의 충돌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이 시기에 등장한 '사회 계약론'은 이러한 불안감에 대한 가설적 대안 중의 하나였다. 곧, 사회를 이루고 있는 개인들은 최초의 원시적 대결의 상태에서 자신들의 자유의 일부를 귀속시켜 '국가'와 법률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국가나 법률은 그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위해서 자신들의 자유를 일부 헌납한 '공동의 이해관계를 위한' 권력으로서 정당화된다.
  취미론자들은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경쟁적 사회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펼친다. 샤프츠베리에 의하면 '모든 사람은 적어도 어느 정도 도덕적 가치들을 지각하고, 덕과 악덕을 구별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인간은 조화와 부조화, 균형과 균형의 결핍의 차이들을 지각하는 능력과 유사한 하나의 능력으로서 양심 또는 도덕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음의 눈은 "볼품없는 것과, 더러운 것, 싫은 것, 비열한 것과 아름답고 볼품있는 것, 호감을 주는 것과 칭찬할만한 것'을 구별하고 알아볼 수 있다. 이러한 구별들은 자연으로부터 오는 것이다." 이러한 마음의 눈과 내적 감관은 모든 인간에게 내재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아무리 사악한 사람이라도 적어도 칭찬받을 만한 행위와 벌을 받을만한 행위를 구별할 수 있는 도덕감을 갖는다. 모두에게 있어 근원적인 도덕감은 나쁜 습관, 잘못된 종교적 관념들을 통해 흐려지거나 곡해될 수도 있다." 이러한 도덕감이나 도덕적 능력들은 개념이나 관습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주입되는 것이 아니라 '본유적'인 것이며, 이러한 본유적 능력은 우리가 대상에 대해 '무관심적으로' - 이기적 이해관계를 떠난 상태에서 - 대할 때 발휘될 수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대상에 대해 반응하는 능력인 '취미'역시 이와 같이 대상에 대해 '무관심적'으로 관계할 때 발휘되는 것이다.
  
 ⇒ 이로부터 도덕적 심성과 취미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곧, '아름다움'에 대한 판단은 '유용한 것'에 대한 판단과는 구별되지만, '선한 것'의 판단과는 뒤섞여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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