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의 최전선

나의 화분 2021/02/26 15:10
여기는 바다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가끔씩 내가 극지연구소에서 일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 번 들어가면 몇 달씩 격오지에 있는 느낌이다. 제주 대중교통체계가 개편되기 이전 2015년 이럴 때 700번 버스를 타고 일과리, 영락리, 무릉리, 신도리 등에서 내리면 버스기사들이 거긴 아무것도 볼 것이 없는데 왜 가냐고 내게 묻곤 했다. 그땐 버스를 탈 때 기사에게 먼저 목적지를 말해야 구간에 따라 다른 요금이 매겨져 교통카드를 찍고 탈 수 있던 시절이었다. 외지인인 내가 제주도민들도 잘 안가는 곳에 뻔질나게 가니 이상하긴 했던 모양이다. 여긴 정말 아무것도 없다.
그런데 나는 이곳이 기후위기와 환경파괴의 최전선임을 안다. 실은 우리가 사는 모든 곳이 기후위기의 최전선이다. 나는 생태계를 파괴하는 산업자본주의 기계에 맞서 지구를 지키는 운동의 최전선에서 오늘도 치열하게 싸운다는 굳은 신념과 강한 소명의식으로 버티고 있다. 다행히 바다를 보면 마음이 놓인다. 태풍이 불고 폭풍이 치는 바다에 나가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탁 트인 드넓은 바다를 보면 답답했던 가슴이 풀린다.
바다를 관찰한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지켜보며 기록하고 해석하며 곰곰이 생각해본다. 지금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낀다. 온통 신경을 집중해 관찰하고 그 의미를 파악해본다. 예전엔 몇 시간 동안 해안도로와 갯바위를 돌아다녀도 사진 몇 장 건지지 못할 때도 많았다. 이젠 실력이 약간 늘었지만 지금도 힘들다. 자연은 내 맘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허탕을 치기도 한다.
장비도, 실력도 부족한 내가 가진 장점은 끈질김, 꾸준함, 열정, 신념, 투지 등일 거라고 생각한다. 오롯이 이 일에 내 모든 것을 투신할 수 있어서 좋다. 끝까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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