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로 매우매우매우 바쁜 일상이다.
젊을 때 고생하면 늙어서 더 고생하는데 젊었을 때 이렇게 고생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난 지금 너무 젊다고!! 느무느무느무 젊다규!!!!!!!!! 캬악!!!!!!!!!!!!!!!!!!!!!!!!!!!!!!!!!!!
음.
그래도 나름 뿌듯하기도 하다.
조연출 하고 있는 작품이 부산 영화제에 걸리기로 확정이 됐단다.
(이런거 미리 말해도 되나? 되겠지? 안되는게 어딨어 말 하고 싶은데 췌!)
일단 한고비 넘겼다고는 생각하지만,
소올~직히 말하면 아직 가편본이 썩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연출자를 미친듯이 꼬집어서 바꿔야 할까 싶기도 하고.. 내 맘대로 해도 되나 싶기도 하고,
근데 연출하시는 분이 매우 착하신 분이셔서 나쁜 인간이 되고 싶은 욕망이 마구마구 솟아오른다.
나도 모르게 막대하게 되는 기분;;;;;
발란스를 맞추고 싶은건가?
나는야 발란스쟁이 우후훗..;
며칠 전 안국에서 일을 마치고 지나는 길에 우연히 조계사에 들렀다.
이명박정권의 종교 탄압(?)에 반대해서 스님들이 단식농성을 하고 계셨다.
어이쿠, 물론 고기를 먹어야 기운이 솟는다는 생각은 허구이지만,
그래도 평소에도 풀만 먹던 사람들이 단식까지 한다고 하니 쩜...
(아, 고기에 대한 맹신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_ㅠ;;;)
기륭 언니들도 실신하더라도 끝까지 단식하신다고 하고 아놔 밥은 먹으란 말이야ㅠ_ㅠ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먹고 살면서 하자고요ㅠ_ㅠ
아, 조계사에 대해 할 말은 이게 아니었고..;;;;
우연히 불탑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멀리서 앉아서 보고 있었는데,
눈이 갑자기 카메라 줌 땅기듯이 땡겨서 사람들의 얼굴을 클로즈업 했다(상상속에서).
눈을 감고 손을 모으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알 수 없는 간절함들이 묻어나왔다.
그리고 뭔가 찡- 하고 울렸다.
저 사람은 무슨 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무엇을 저렇게 간절히 원하는 것일까 하고.
매우매우 궁금해지면서, 어떤 간절함들이 갖는 울림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간절함으로 가득차 있던 때, 가 있었다.
석가모니를 모르더라도, 십자가를 지고 있지 않더라도,
내 안에 어떤 신들을 섬기지 않더라도,
늘 기도하고 싶은 심정이던 때가 있었다.
그 때는 입버릇처럼 아무생각 없이 사는 것 같다고 말하곤 했는데,
아무 생각이 없었는지는 몰라도,
어느 때보다도 더, 간절하던 때였던 것 같다.
그리고 왠지,
미친듯이 바쁨에도 불구하고 감정 기복이나 생활이 좀 밋밋하다고 느껴지는 요즘의 나는
간절함이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간절하고도 간절하던 때에는,
노래를 부르더라도, 말을 하더라도, 글을 쓰더라도, 영상을 만들더라도.
그 무엇 하나를 하더라도, 그 모든 것에 감정이 쏠렸던 것 같다.
그래서 열심히 하지 않아도 용서가 됐던 것일까?
혹은 간절함이 내 열심보다 커서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느끼는 것일까?
음.
어찌되었든.
간절해지기로 했다. 인간적으로다가.
조연출을 하는 영화는 어느 농민회에 관련된 영화인데,
작업을 진행하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왜 이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물어야만 했다.
바쁘고 바쁘지 않고를 떠나서, 돈을 많이 받고 적게 받고를 떠나서(나처럼 돈에 집착하는 인간에게 이건 정말 큰 결심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이유.
물론 가끔 묻어나오는 가부장성 혹은 남성성과 간간히 비추는 민족주의와 이런것들은 쫌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편집에서 모두 도려내버릴테다+_+!!!;;;;;;)
그래도, 이 사람들이 던지는 삶의 간절함들에 대해서,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의 간절함은,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간절함으로 전염되는 것 같다.
이 영화의 주인공들 중 단 한명만 딱 한번 만나봤지만,
영상을 계속 보면서 던져지는 간절함들이,
내게 새로운 몽글몽글한 감정을 만들어내고, 나 또한 간절해지도록 만든다.
왜 그동안 더 간절해지지 못했을까 싶기도 하다.
이렇게 간절한 사람들의 이야기인데.
뭐, 자책할 필요는 없지..
한번 매우 간절하고 절박하면서 아프고 힘들게 지내봤으니,
이번엔 매우 간절하고 절박하더라도 즐겁고 씩씩하게 지내보고 싶다.
내 간절함을 강요하거나 폭력적으로 말하지 않고 조용히 깊은 울림으로 다가가고 싶다.
그리고 간절한 다른 많은 사람들도 아프지 말고 슬프지 말고 굶지 말고
더 힘내서 간절해 졌으면 좋겠다. 아흐 난 굶는 사람들 보면 제일 마음이 아프더라ㅠ_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