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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시대 영웅은 원하는가?

  • 등록일
    2023/12/15 13:16
  • 수정일
    2023/12/15 13:16

우리시대 영웅은 원하는가?

언제부터인가? 투쟁이 쪼그라들수록 영웅을 탄생시키고, 이슈를 확산하여 기회와 성과를 내고자하는 모습을 운동사회에서 발견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우리사회에선 영웅이 존재하여야 하나... 다들 슈퍼맨, 원더우면, 마징가젯 같은 영웅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영웅을 통해 세상풍파와 온갖 세산의 어려움들을 위안받고자 합니다.

노동운동 또한 영웅이라는 거대 망상 사로잡혀 주체를 바라보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않은지....

우리시대 진짜 영웅은 소박한 곳에서 자신의 삶을 자신의 일터를 자신의 생존권을 위해 묵묵히 현장에서 두주먹 불끈쥐며 살아가는 이 땅의 이름없는 노동자, 민중들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영웅은 시대가 만들어 놓은 광기와 광대에 불과합니다. 존재해서도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억압과 착취를 받는 자본의 야만시대 세상사 투쟁의 역사이기에....

권력과 정치가 현장에 기반하지 않다보니 영웅과 인물이 대두됩니다.

참으로 초라한 사회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땀흘려 정직과 성실 그리고 세상의 불의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 사라지고 그 빈자리엔 거대한 영웅과 거대한 인물이 텅빈 자리를 메우고 있습니다.

참으로 초라한 사회인 것 같습니다.

전지구 노동자부대의 당당한 위용, 노동자들의 가족들이 세계노동절을 기념하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한사람의 영웅이 아닌 모두가 하나로 일치단결된 모습을 발견하면서 분단의 역사와 짧은 노동운동 그리고 사회운동에서 노동자, 민중을 주체로 세우지 못한 우리사회 노동운동가와 사회운동가들이 깊이 반성하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세상은 함께 움직이고 그 밑바닥에서 현장을 일구고 만들고 함께 노동이 존중받고 노동자가 생산주체로 나설 수 있게 현장과 조직이 신명나게 움직이는 노동공동체는 과연 요원한 것일까? 생각됩니다.

장기투쟁사업장의 투쟁의 날이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긴세월을 지나는 작금의 시대에 우리는 왜 그들만을 투쟁의 벌판으로 내몰까? 과연 그/녀들의 투쟁만이라서 그럴까? 단사의 벽 개별사업장의 벽, 특수고용직이기에....

우라는 장기투쟁사업장을 영웅으로 만들고 그 투쟁을 이끄는 사람에 대해 존경심을 표하지만 정작 그/녀들이 필요한 것은 현장에 함께 어깨걸고 투쟁하며, 노동자연대와 강위력한 총파업투쟁을 함께 조직하고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민주노총, 산별 상근활동가들은 심한 말로 표현하면 조합관료들만의 무사안일한 판단, 현장에 대한 조직화노력의 의지결여, 현상태의 나태한 조직진단이 투쟁보다는 현 상태 유지로 매년 반복되는 임단협과 투쟁이라는 일상수레바퀴에 의지한채 시간 흘러가는 데로 흘러가는 것은 아닐지.... 분명 열심히 투쟁을 고민하고, 승리를 위해 달려가기 위한 노력을 하겠지만....

세상 풍파에 내던져진 정리해고, 비정규직, 장기투쟁사업장의 처점함에 대해 과연 해결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의구심이 깊어만 갑니다.

현장의 민주노조 조합원이 사회적 학살로 내몰리고, 죽지못해 살기위해 투쟁하고 있는 노동자 투쟁의 현장에 우리는 과연 무엇을 생각하고 연대하고 투쟁하는지 깊이 되새겨 보았으면 합니다.

현장을 돌아보면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예전과 다르다고 합니다.

오늘따라 호루라기 시집의 주인공 두산중공업 배달호 열사가 현장에서 재미가 하나도 없다는 말이 생각이 듭니다.

우리 언제부터 머뭇거리고 투쟁보다 타협, 회유, 교섭이라는 것에 의지해 수많은 우리 토대를 자본에게 하나둘 빼앗겼는지....

인천에 있을때 마이크로 노동조합 위원장이 조합깃발을 부여잡고 노동조합 해단식을 하며 하염없이 눈물흘리는 광경이 머릿속에 겹쳐지네요....

무수히 이러한 사업장이 투쟁이 어렵다. 조직화가 어렵다. 현장이 움직이지 않는다. 총파업 총단결투쟁이 어렵다는 이유로 확대간부만의 투쟁으로 우리 전체노동자 투쟁을 스스로 축소시키고 조직와 현장강화를 스스로 예단하지 않았는지 생각 되어집니다.

우리 스스로를 노동운동을 노동조합운동으로 가두어 놓지 않았는지..... 지금도 여전히.... 주체화 조직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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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백무산] 나도 그들처럼

  • 등록일
    2023/12/13 13:57
  • 수정일
    2023/12/13 13:59
나도 그들처럼
백무산
나는 바람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계산이 되기 전에는
나는 비의 말을 새길 줄 알았습니다
내가 측량이 되기 전에는
나는 별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해석이 되기 전에는
나는 대지의 말을 받아 적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부동산이 되기 전에는
나는 숲의 말을 알아들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시계가 되기 전에는
이제 이들은 까닭 없이 심오해졌습니다
그들의 말은 난해하여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내가 측량된 다음 삶은 터무니없이
난해해졌습니다
내가 계산되기 전엔 바람의 이웃이었습니다
내가 해석되기 전엔 물과 별의 동무였습니다
그들과 말 놓고 살았습니다
나도 그들처럼 소용돌이였습니다
백무산 시집 < 거대한 일상 >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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