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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중용에 대하여

  • 등록일
    2023/12/08 11:09
  • 수정일
    2023/12/0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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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용에 대하여

김수영

그러나 나는 오늘 아침의 때묻은 혁명을 위해서
어차피 한마디 할 말이 있다
이것을 나는 나의 일기첩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중용(中庸)은 여기에는 없다
(나는 여기에서 다시 한번 숙고한다
계사(鷄舎) 건너 신축 가옥에서 망치질하는 소리가 들린다)
소비에트에는있다
(계사 안으로 우는 알 걷는
닭소리를 듣다가 나는 마른침을 삼키고
담배를 피워 물지 않으면 아니 된다)
여기에 있는 것은 중용이 아니라
답보(踏步)다 죽은 평화다 나타(懶惰)다 무위다
(단 <중용이 아니라>의 다음에 반동(反動)이다>라는
말은 지워져 있다
끝으로 <모두 적당히 가면을 쓰고 있다>라는
한 줄도 뺴어놓기로 한다
담배를 피워 물지 않으면 아니 된다고 하였지만
나는 사실은 담배를 피울 겨를이 없이
여기까지 내리썼고
일기의 원문은 일본어로 씌어져 있다
글씨가 가다가다 몹시 떨린 한자(漢字)가 있는데
그것은 물론 현정부가 그만큼 악독하고 반동적이고
가면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1960. 9. 9>

p.s 국가의 속성은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노동자 인민의 투쟁만이 혁명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다.
그 혁명의 역사가 동틀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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