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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조조로 디워 본다

1. 날이 너무 더워, 어딘가 시원한 곳을 찾아 영화관에 갔다. <디워>를 보려다가, 아무래도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듯도 하여, <라따뚜이>를 보기로 했다. 도착한 시간은 6시 50분 쯤. 7시 35분에 시작하는 <라따뚜이>는 표가 거의 남지 않았다는 메시지가 뜨고 7시 15분에 시작하는 디워는 여유가 있는지 아무런 메시지가 뜨지 않는다.

라따뚜이, 진짜 재밋더라.

2. 근데, 아동영화...스토리 혹은 이야기구조, 연기, 내용등의 퀄리티가 후지면 아동영화인가? 그런거 후지다고 지적하면 언제나 나오는 답들에 대해, 잠시 고민했다. 애들이 보고, 식구들이 볼거라면 더 잘만들어야지 않을까? 아동의 개념은 근대 이후의 개념이다. 아이들 안에 미래가 있고 부처가 있단다. 아끼자.

3. B급 영화는 누가 지정할까? 저예산으로 후다닥 만든 영화, 혹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의미가 있어 마니아 층이 만들어진 영화를 지칭할 때 쓰이는 말 같은데...근데 기백억이 투자되고 미국시장 석권을 노리는 B급 영화라...

4. 결국 내일 아침 조조로 보고, 그 옆에 새로 생긴 닭갈비집에 가서 닭야채 볶음밥을 먹기로 했다. 물론 혼자 보고 닭갈비집에서 옆지기를 만날 생각이다.

5. 옆지기 말로는 아마도, 내가 <디워>를 상당히 즐겁게 볼 것 같다고 한다. '허이구 지랄한다.'며 ㅋㅋ거린다는 것인데, 글쎄다 어쩔까나, 바이블을 믿음으로 읽으면 잔인한 전생신도 사랑과 평화의 신이 된다. 사실 난 CG떡칠된 번쩍번쩍하는 영화 좋아한다.

6. 사람들의 삶이, 좀더 여유롭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뭐든 좀 천천히, 생각하다 보면 좋은텐데... 세상에 대해서 해보는 생각은, 언제나 이런 모호하고, 멀고 먼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7. 진중권은 이야기를 참 잘한다. 친할 수 있으면,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다. 그가 이야기 하는 방식이 문제있다고 할 게 아니라, 듣는 사람들의 빈약한 사고체계(?)를 탓해야하지 않을까? 누구나 사실,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는다 그러나, 그렇게만 듣는게 나쁘다는건 다들 알잖아?

8. 오늘 길에 중고만화책과 중고비디오테잎을 쌓아놓고 파는 곳에 들럿다. 김준범의 <기계전사 109>같은게 있으면 좋겠는데, 없다. 책도 좀 있는데, 고리끼의 <어머니>가 있길래 집어들었다가 책상태가 너무 나빠 다시 넣었다. <태백산맥>과 <아리랑>, <장길산>이 책장 위에 묶여 있는데, 너무 꽉 묶어서 첫 권과 끝 권에 자국이 생길 것 같아 사고 싶은 생각이 안들었다. 전반적으로 책에 대한 애정 따위는 전혀 없어보이는 그 가게에서 그래도 잠깐 고민했던 책은 무슨 90년대 시인선 이런 책이었다. 그 중, 이연주라는 시인의 시. 이 이연주가 내가 기억하는 그 이연주가 맞을까? 시를 보면 그런 것 같은데...아, 이연주의 첫 번째 시집 제목이 뭐였지? 두 번째 시집 <속죄양, 유다>는 기억이 났는데, 첫 번째 시집은 글 쓰기 직전에야 생각이 났다. '이연주'치고 '가족사진'쳐서 읽고, 세계사 시인선에 있는 <매음녀가 있는 밤의 시장>을 사서 읽으시라.

9. 내일 9시 40분 조조를 보고, 11시 30분쯤 옆지기와 만나 신촌방향으로 조금만 걸으면 나오는 닭갈비집에 가서 닭야채볶음밥을 먹을 생각이다. 아마, 소주를 같이 먹을 것 같다. 아트레온. 어떤 미친 놈이 낮부터 닭야채볶음밥 안주로 소주를 먹고 있으면 그게 박노인일 수도 있겠다.

10. 보고 나서, 세 줄 이하로 요약해 주겠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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