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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했다고 말하는 사람들, 비판을 자제하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지난 12월 28일 투쟁도 미흡한 점이 많았지만 그래도 시작이라 생각되어 글을 썼다가 올리지 않았다. 가리고 숨기려 해도 멘붕인 것은 멘붕이다. 어떠한 미사여구를 붙여도 패배가 승리로 바뀌지는 않는다. 승리라고 애써 포장하는 것보다는 패배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쪽이 낫다.

 

 철도가 국가와 자본의 것이 아니듯이. 이 투쟁 또한 철도노조 집행부만의 것은 아니다. 이 투쟁은 철도노조가 시작했지만. 지금 투쟁은 함께했던 인민들의 것이다. 철도노조 집행부는 민주당. 새누리당 부르주아계급에게 철도를 헌납했다. 그것도 전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 직권조인 이라는 방법으로 지도부 자신들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자 민주당에게 구걸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정부는 오히려, 때는 이때다 싶어 대대적인 탄압을 가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노조와해까지 감행할 것이다.(2.26현재 철도노조 징계결과: 해고 130, 정직 251, 감봉 23) 지도부(통진당계열)의 판단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 부르주아계급은 민주당이고 새누리당이고 할 것 없이 여야가 한통속인데 누구를 믿는단 말인가? 누가 봐도 웃을 일이다. 아니. 당신들은 우리마저 박근헤와 부르주아 계급에게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이 배신감과 패배감을 극복하는데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인가? 박근혜정권 출범이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는가? 안녕하지 못한 사회. 죽음의 도미노 현상이 계속되는 사회속에서 이 투쟁은 비단 철도투쟁 뿐만이 아니라. 죽음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꿔가는 소중한 시간이기도 했다. 당신들 지도부는 분출하는 현 시국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철도노조 집행부 다음으로 패배의 일등공신은 민주노총 관료들이다. 자신들은 계속 투쟁을 이어 나가겠다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지만. 민주노총이 침탈당했을 때 바로바로 전국적인 투쟁과 총파업을 조직하고 투쟁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 주말에 파업을 단행하고 혹은 한 달에 한번 총파업 일정과 느슨한 투쟁일정을 잡아서 투쟁을 김빠지게 만들었다. 단지. 철도노조 집행부가 검거되지 않고 커피믹스만 털렸다고 안심하고 희화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 다음 공신은 투쟁은 하지 않고 밥숟가락만 얹으려고 하면서 발언만 길게 하던 야당 정치인. 노동관료. 출세주의자들이다.

 

 그 다음은 우리 내부의 적. 비폭력 평화주의자들이다. 특히 다함께는 비폭력을 주장하며 투쟁하는 사람을 말리거나 경찰의 민주노총 침탈이 들어오기 사전에 미리 빠져나갔다. 28일 인도. 지하도가 모두 막혔는데 싸우는 사람들은 소수이고 대부분은 관망하거나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 막히면 무조건 뚫어야 한다. 나약하게 대응하는 사이에 여성동지들과 장애인 동지들이 폭행당하였다. 싸우려고 하지 않는 자들은 제발 집회에 좀 나오지 마라. 아님 싸우는 것 좀 제발 말리지 마라. 이렇게 나약하게 투쟁 한다면 10만이 아니라. 100만이 모여도 마찬가지이다.

 

 몇 주 뜬구름을 걷는 기분이었다. 대충 예상은 어느 정도 했지만. 이렇게 흐지부지 끝날 줄은 미처 몰랐다. 두 달 만에 치뤄지는 국민 총파업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김 빠진 사이다 밖에 더 되겠는가?

 

 이 투쟁 또한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투쟁에 있어서 비타협적인 투쟁을 견지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자본가 계급과 그들의 정부는 쉽게 평화적으로 행동하거나 타협하면 웃음거리만 된다는 것. 그들은 결코 화해할 수 없는 타도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지금도. 추운 겨울 노숙농성을 하며 비타협적인 투쟁을 견지하는 장기투쟁 사업장 동지들한테 우리는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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