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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종 열사 장례식을 둘러싼 시국회의에 대한 단상.

 

  우리는 왜 그동안 국정원 촛불이 2008년의 광우병 촛불처럼 타오르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가졌다. 촛불을 꺼뜨린 자들, 그중의 하나는 국정원 해체가 아닌 국정원 개혁을 주장하던 민주당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이었다. 국정원개혁특위에 여야가 합의함으로써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사실상 마무리 되었다. 국회개혁특위에는 특검도입도 없으며 오히려 악화될 전망이며 기만적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개인휴대전화 감청을 지원할 수 있도록 이동통신사의 감청장비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하였다. 부르주아 계급의 양 날개인 민주당과 새누리당의 개혁특위는 사실상 서로 자신들의 입지에 유리하도록 입맛에 맞게 국정원을 요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비판하고. 대중들의 열망을 받아 투쟁을 지속 해야될 시민단체가 중심이 된 시국회의(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민권연대등) 또한 국정원 해체가 아닌 해체수준의 국정원 개혁을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의 요구에서 사실상 말만 바꾼 것이다. 이들은 자생적으로 분출되던 대중들의 박근혜 퇴진투쟁에 대한 열망조차 받아 안지 못하였고, 박근혜 퇴진투쟁을 반대하기도 하였다. 또한. 비폭력 평화투쟁의 기조와 집회 내내 유명 인사들의 발언으로 집회를 지루하게 만들었다.

 

 이들의 이러한 추수주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은 지난 FTA 투쟁. 용산. 광우병 투쟁때도 분출하는 대중들의 열망을 비폭력평화주의로 막아왔으며, 집회는 부르주아 야당 혹은 야권대연합의 정치적 인사들의 입지를 강화하는 무대로 작용하였다. 이들 시민단체들의 수장들 또한. 집회를 자신들이 정치적인 입문을 위한 무대로 활용하였다.

 

 국정원 촛불이 2008년처럼 광범위하게 대중적으로 확산하지 못한 것은 위의 두 가지 요인때문이다. 이들은 대중들의 자생적인 분출에도 못 미치는 추수주의적인 정치기조로 모든 투쟁에 한계를 규정하며. 대중투쟁에 걸림돌로 작용하였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할 것은 이들 시국회의와 타협한 일부 네티즌들이다. 이들은 2008년도 광우병 투쟁부터 시민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광우병대책위의 기회주의적인 행동에 반발하였으나, 이들 중 일부 출세주의자들은 시국회의의 인사들과 타협하였다. 이번 이남종 열사때 장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참여했던 자들이다. 한때 이들은 열심히 투쟁했으나, 이젠 시국회의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관료화 되고 행세주의자로 변모하였다. (자원봉사 했던 사람들은 이들과는 결코 다르다.)

 

 이남종 열사 장례위원회는 바로 당일 구성되어서. 4일장이 구성되기까지 일사천리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다른 단체나 조직들은 장례위원회 회의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것 자체가 패권주의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생각은 최소한 9일까지 만이라도 장례를 유지하는 견해가 많았다. 간신히 전태삼 선배님이 유족을 설득했으나. 이미 누구도 결정된 것을 돌이킬 수 없었다.(네티즌들은 한국진보연대 박석운 대표의 사퇴를 위해 아고라에서 서명을 받기도 하였다.)

 

열사의 유지는 철도파업이 철회되어 불타오르는 시국이 가라앉을 것 같아서 분신을 한 것 같다. 최대한 우리는 열사의 죽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계속 투쟁했어야 했다. 그러나, 4일 이라는 시간은 너무도 짧았다. 안타깝지만 이남종 열사와 열사의 유지까지 그냥 보내야만 했다.

 

 (서울역 장례식 때는 누군가 태극기를 흔들었으며, 장례차량에도 태극기를 걸어서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는 시국회의의 정치적 기조가 NL이 주장하는 애국주의 이기 때문이다. 뉴라이트도 어버이연합도 태극기를 흔든다. 노동자. 민중에게 국가란 없다. 국가는 부르주아들의 것이기 때문에 타도의 대상일 뿐이다. 계급의식이 없는 민족주의자들이여! 그대들의 애국주의. 민족주의가 뉴라이트의 애국주의와 등치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진정 차별이 없고 모두가 평등한 세상에 고이 영면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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