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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최근 슈리 님의 포스트 [좌파는 성매매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를 둘러싸고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소란이 한바탕이 일어났었다. 나로서는 그 글의 원문은 읽지 않았지만 그 텍스트를 둘러싼 비판들은 한윤형 님과 구멍 님의 글을 중심으로 보았다. 어째서 공평하지 못하게 그렇게 읽었냐하면 거만하지만 최선을 다해 솔직한 말로 그 포스트가 어떤 내용으로 쓰여있을지,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태도에 입각해 쓰여있을지 충분히 예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걸 예상하고서 그 글을 태연히 볼수는 없었다. 이것은 한편으로는 질낮은 글을 눈에 담을 시간이 없다는 지적 우월감/자만감과 개인적 다급함이 중첩된 것이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내 자신이 정확히 저런 글을 써보고 그것으로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자존감을 획득하던 사람이었기에 드는 복잡한 감정이기도 하였다. EM님의 말씀처럼 이 집단은 '스승'이나 '선배' 없이 시작을 했다. 그 전에도 이런 사람들이 없던 것은 아니다.
2. 하지만 차이를 들어보자면 크게 2가지 정도가 일단 떠오르는데 우선
1) 왕고가 없는 들뢰즈 이후의 현대정치철학 : 2000년대 중반 이후 번역출판된 (주로) '들뢰즈 이후의 현대정치철학'를 통해 읽었다는 것. 나는 이런 단순한 사실만 포착하고 있다가 지인의 지적을 듣고 이 사실의 특이성을 느꼈는데 그것은 '선배가 없다는 것'이다. 독해가 맞든 그르든 맑스는 김수행이 있었고 그것의 비판인 알튀세르는 과천 연구실이 있었고 또 그것들과의 비판적 긴장을 유지하려 들뢰즈에는 이진경이 있었고 네그리에는 조정환이 있었다.
하지만 들뢰즈 이후에 등장한 지젝, 바디우, 랑시에르 등에는 '선생'이나 '선배'로 대표될 얼굴이 딱히 없었다. 물론 먼저 나보다 그 책들을 영어로 읽은 선배들의 번역을 통해 우리가 읽게 된 것이긴 하지만 해당하는 이가 지젝을 전문적으로 번역할 의지를 가질 사람이었다기보다는 그냥 좋은 책 한권 번역하자는 식으로 던져주고 간 경우가 많았다. 관련 연구까지는 아니어도 잡문들은 꽤 많았었던 것 싶긴 하지만 앞서의 이름들에 비견할 존재감(이것이 경중의 의미는 아니다)를 가진 사람은 딱히 없었다. 지젝에 이성민 씨가 있다 하지만 이성민 씨의 이름이란 것은 앞서의 이름들과는 참 다른 것 같다.
이러한 선배없음은 잉문학도들의 어쩌면 과잉되어 보이는 자의식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 눈 앞에 아무 것도 없었기에 태초부터 논의를 시작할 수 있었다. 우리야말로 세계를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할 용기/오만을 가질 수 있었다.
2)웹을 통한 과잉전시: 다른 한가지는 이들이 글과 생각이 너무 많은 시선에 너무 오랜 시간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제 분수에 맞는 관심을 받는데 멈추지 못했다라는 말과 같을 수도 있지만 더 중요한 다른 맥락도 있다. 이전과 같은 경우에는 EM님이 말씀하셨다시피 글을 아는 사람들에게 보이고 이들의 자문을 받거나, 아님 홀로 좀더 생각할 시간을 가지거나 하면서 글이 완성될 시간을 더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 텍스트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속도는 이런 답답함을 참지 못한다. 심지어 생각이 시작되고 있는 과정에서도(이를테면 이 블로그 자체도 예외는 아닌) 전시와 독해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후 사태는 이번 일에서 보았다시피 잘 알 수 있다. 원문이 뇌에서 다른 이의 눈으로 들어가는 시간도 빠르고 이 속도는 말과 말이 오가며 가속도를 붙여 가다 견딜 수 없는 경지에 오면 어느 한쪽이 폭발하고 서로 평행선을 그리는 식으로 사태가 마무리된다. 이 부분의 심리 역시 EM님이 잘 지적해 주셨다. EM님은 다른 이들은 별로 발휘하고 싶어보이지 않는 배려를 발휘해 슈리 님의 상황을 그나마 상대적으로 슈리님의 입장에서 말씀해 주고 계신다. 내가 그런 EM님의 말에 동의를 느끼는 것은 앞서 말했듯 나 역시 그런 글, 거칠게 한 줄로 요약하자면 어떤 대상이나 내용을 다루는 것보다는 어떤 신중하거나 (무엇보다도) 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중요한 연극적인 글을 쓰는 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그런 글을 쓰고 그런 글에 리플을 다는 와중 지금 슈리님이 처했을 법한 정신이 우왁!!하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태는 기술의 발전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친 가설을 들어보자면 외톨이 먹물 지망 대학생들의 소비의 장이 공동체 내지 놀이터가 학생회와 연계된 학회에서 인터넷 서점을 매개한 인문학 출판시장으로, 생산의 장이 학회 발제문이나 레포트, 운동 문건이나 대자보, 타세력과의 토론문에서 블로고스피어나 인터넷언론 등으로 이동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주의: 다른 얘기도 그렇지만 이 부분은 특히 가설로서의 성격이 더 강하며, 글쓴이의 학생운동 무경험이라는 어떤 치졸한 콤플렉스에서 비롯된 판타지일 수 있다는 점을 전제한다. 만약 이 가설이 맞다 하더라도 이 가설 자체는 중요한 중간고리들을 빼먹고 있는데 이를테면 '게시판' 문화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한윤형의 [키보드워리어 전투일지]나 [안티조선운동사], 김민하의 [레닌을 사랑한 오타쿠]가 어떤 역사적 기록들과 재밌는 해석들을 보여주고 있다.
3. 원래는 요즘 내가 하는 일이 항상 그렇듯 좀 뭔가 센치하게 쓰려 했던 포스트인데 어쩌다 나름의 원인분석이 이렇게까지 길어졌다.......사실 가장 많이 든 생각은 이런 것보다는 다른 것이었다.
잉문학도로서, 내가 요즘 자주 생각하는 문제로서 '머리로서 사는 사람'이 현실과의 접점을 찾을 때 '몸으로 사는 사람'이나 그 외의 다른 사람들을 무시할 수밖에 없는지.
20대가 공부를 해야 되는 나이라는 예감을 가지면서도 가지게 되는 불만이나 불안들. 아 나보고 닥치고 배우라는 거냐 네가 배울 만한 사람인지 증명도 안 해 놓고. 공부를 하고 글을 써서 뭔가를 바꾸거나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기여를 할 수 있을까하는. 또 그때까지 있다보면 나도 저 축쳐져 10명도 안 되는 사람이 읽는 글을 쓰고 만족하며 사는 시간강사 선배들처럼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지 않으려면 지금 뭐라도 함께 해나가야 되는 것이 아닐까.
내가 갈법한 길에 이 세상 어느 누구도 닮고 싶지 않기에, 심지어 나까지 포함해서 그러하기에 느끼는 미칠듯한 불안정함. 이런 걸 벗어난 것처럼 보이는 이들에 대한 질투와 벗어난 양 시늉하는 이들에 대한 불신과 증오.
대강 이런 쟁점들. 사실 이런 것들이 나는 진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중요한 원인들이 그렇듯이 이 원인들 역시 안다고 해서 뭔가 속이 시원해지는 그런 것들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 당장 해결될 수 없음을 알고 더 답답해지기도 하는 그런 것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EM님의 조언들이 참 고마울 수 있고 동의가 된다만 절반의 대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 나머지 절반을 EM님이 답해줘야 하는 것은 아니며 사실 그 다른 누구라도 그리하지 못할 것이다.
5. 하지만 물론 이 글과 관련될 사람 중에 이런 말들을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이 없는 것이 일단 내가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섣부른 비관에 빠졌다고 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자신의 상황을 자신들에게 대입시킨다고 하거나. 아니면 내가 주장하는 차이들은 가상적이거나 기껏해야 눈꼽만한 거라고 까이거나. 나는 이런 좌절들을 몇 번 경험했다. 그래서 또 자가소비용 글을 쓰는구나 싶기도 하지만, 내가 먹을 채소를 내가 기르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 싶어 끄적여 놓는다.
그리고 관련된 글 을 트랙백한다. 사실 이 블로그 전체가 이 글과 관련된 것일 수 있지만 이 글들은 그 중에서도 가장 명시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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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백 걸고 싶으신 EM 블로그 글의 트랙백 주소는 http://socialandmaterial.net/wp-trackback.php?p=1086 입니다. 마지막 숫자 부분만 포스트 주소별로 달라집니다. 트랙백 보내는 자세한 방법은 http://blog.jinbo.net/jinbone/420 를 참조하세요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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쌩유!!! 저도 이젠 앙겔부처님과 이웃이 되었근여 ㅎㅎㅎㅎ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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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게슴츠레님께 보였던 어떤 면에선 주제넘는 반응들도 사실은 "그런" 맥락 안에 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게슴츠레님이 잘 이해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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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흐흐 뭐 주제넘은 건 없는 것 같은데요? 언젠가는 EM님과 좀 내용이 오가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곤 합니다. 그건 그렇고 게슴츠레는 누구냐능?!!! 저는 닉네임 '닉네임'입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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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죄송함다;;;)하긴... 별로 알찬 얘길 나눠보질 못한 것 같네요. 닉네임님을 만날 때마다 다른 재밌는 이야기꾼들이 있어서인지.. ㅎㅎ 조만간 좋은 기회가 생기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