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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큰다.

홍아는 날마다 큰다.

키도 크고 하는 짓도 그렇다.

 

요즘은 떼가 큰다.

흐윽.

'내가 혼자 할 거야!'는 독립을 하는 아이의 아름다운 주장인 줄 알았는데, 이리도 힘들 줄이야.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툭하면 울고 짜증을 내는데,,,, 아유 힘들다.

 

기저귀를 갈아 줄라치면

팬티를 입겠다고, 혹은 자기가 기저귀를 갖고 올 건데 엄마가 갖고 왔다고, 혹은 (기저귀가 여러 종류일 때는) 뽀뽀 기저귀를 입으려 했는데 엄마가 곰돌이 기저귀를 주었다고, 혹은 서서 갈 건데 누우라고 했다며 운다.

 

울면서 토하기도 한다.

 

그러고는 눈물을 닦아달라고 한다.

 

눈물을 닦아 줄라치면

화장실 수도꼭지 물로 닦을 것인지, 엄마 손으로 닦을 것인지, 부엌 수도꼭지 물로 닦을 것인지 등이 자기 마음대로 안 되었다며 또 운다.

 

옷 입는 것도, 입는 방법도, 집 밖에 나가는 시기도, 읽고 싶은 책도, 먹을 반찬도, 크림을 바르는 것도, 카메라의 파일을 언제 컴퓨터에 옮길 지도, 불을 끄는 때와 사람도,,,, 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 하는데

말을 하면 들어주는데도

처음에 자기 마음에 맞지 않으면 그냥 막 울어버린다.

 

아이가 속상하면 울어야지, 우는 것이 표현이지, 울면 들어줘야지 하고 생각했지만

너무 계속 짜니까 듣는 나도 짜증이 난다.

결국은 언성을 높여 '울지 말고 얘기 해! 엄마가 말하면 들어주잖아! 울지 마!' 해버렸다.

 

근데 그렇게 속을 뒤집어놓고는 또 엄청 이쁜 짓을 막 한다.

 

요즘은 애교가 늘어

엄마 팔뚝이나 등이나 다리나 등이나 입에 뽀뽀를 쪽! 소리가 나게 한다.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엄마, 안아 주세효!' 한다.

(허리를 살짝 숙여 엉덩이를 뒤로 쭉 빼고 두 손을 앞으로 뻗고 잼잼을 하듯이 손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엄마 안아 주세요!' 한다!)

그러고는 십자가를 보고 '십자가는 엄마 안아 주세요도 못 하는데 팔을 벌리고 있네!' 한다.

 

전에는 홍아가 생존에 필요한 자기 욕구 때문에만 나를 찾는가, 하는 느낌이 있었는데,

요즘은 정서적으로도 이 아이가 나를 참 사랑하는구나,를 느끼게 된다.

 

무언가 아빠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 내게 물을 때

"아빠에게 물어 봐"하면

아빠에게 가서 "응? 응?"하고 묻던 것이(아빠는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

요즘은 묻고 싶은 것을 문장으로 묻더니

오늘은 "아빠 어디로 갈 거니?"하면서 '니'를 높인다. (묻는 종결어미로 '~니'를 쓴 것도 오늘이 처음이다.)

질문을 할 때 종결어미를 높게 소리내는 것을 터득했나 보다.

그 말투가 무지하게 귀엽다.

 

홍아 발음을 들으면 'ㅇ'과 'ㅎ'이 같은 목청소리라는 것을 알겠는 것이,

홍아는 'ㅇ'으로 발음할 곳에서 'ㅎ'으로 소리를 잘 낸다.

"밥 먹었어요?"를 '밥 먹었어효?"라는 식으로.

 

윗몸을 숙여서 뒤보기도 잘 하던 홍아가 어제는 그러다 앞구르기도 해 버렸다.

 

얼마 전 자른 앞머리도 어느 새 눈썹을 덮고.

 

빨리 잠을 더 일찍, 푹, 잘 자게 되고

혼자 숟가락으로 밥도 먹게 되고

변기에 쉬도 하고

밖에 나가서 안아달라고 안 하고 빨빨거리면 좋겠다. 고 생각을 하지만,

지난 동영상을 보며 너무 빨리 크고 있다고 아쉬워하는 것을 보면

그런 날이 조금 더 늦게 와도 될.....라나.....

 

아, 하지만 체력이 느무 딸린다.

쿵푸 팬더도 영화관에서 보고 싶다...

 

이중 생활 홍아와 이중 마음 엄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기멍멍이 생일 축하 중

홍아는 케이크에 초를 꽂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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