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터널 안에 함께 있기

  • 분류
    이야기
  • 등록일
    2008/03/17 08:14
  • 수정일
    2008/03/17 08:14
  • 글쓴이
    파란꼬리
  • 응답 RSS

- 내가 어두운 터널에 있을 때, 난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 터널 밖에서 어서 나오라고 외치며 출구를 알려주는 사람이 아니라, 기꺼이 내 곁에 다가와 나와 함께 어둠 속에 앉아 있어줄 사람. 우리 모두에겐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샘에게 보내는 편지>

 

글로 읽을 땐, 맞아 맞아,하던 것도 실제로 하려면 쉽지 않다.

 

쭌을 서운하게 해 놓고 책을 펴고서야 그래서 서운했겠고 화가 났겠군,하고 생각을 한다.

 

나는 쭌이 아프다고 하면 슬그머니 성이 난다.

왤까?

 

그가 아프면 내가 힘이 들고

그가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는 것 같아 불만이다.

 

실제로 나를 힘들게 하지 않아도

그가 아프면 내가 맘과 몸이 힘이들까 봐 지레 걱정을 한다.

 

그러고 말한다.

운동도 안 했잖아, 잠도 잘 안 자잖아. 그러니 아프지. 안 아프려면 이러저러하게 해야지.

 

터널 밖에서 출구를 손가락질하며 소리만 질러 대는 것이다.

 

아이들을 만나면서도 그럴 때가 많다.

그래 네가 아프겠구나, 이래서 힘들지? 하는 반응이 쭌을 대할 때보단 많지만,

(그들과는 쭌보다 심리적인 거리가 있어 듣기를 더 할 수 있나?)

그래도 거기서 멈추지 않고 이런 것은 어때? 이렇게 해 볼까? 하고 내가 생각하는 출구를 제시한다.

그리고 아이가 수긍하면 뿌듯해하다.

 

나 역시 아플 땐 끌어주는 것보다 함께 있어주는 것에서 힘을 얻는데도 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