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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신난다!!!!!

  • 분류
    이야기
  • 등록일
    2008/03/11 16:17
  • 수정일
    2008/03/11 16:17
  • 글쓴이
    파란꼬리
  • 응답 RSS

좀 전에 동생과 통화를 했다.

동생이 전하는 말.

'울 아부지 연금타게 되었어.'

 

오오오잇!!! 오와아아아!!!

 

울 아부지는 전교조 해직 교사다.

 

초등학생 땐가 뉴스에 아빠가 나왔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9시 뉴스에 제일 먼저.

아빠는 명동성당에서 단식을 하셨고 초췌한 얼굴로 짧은 인터뷰를 하셨다.

 

엄마는 남들 몰래 먹으라며 죽을 싸들고 서울에 가셨고

아빠는 드시지 않으셨다.

엄마는 많이 우셨다.

 

그러고 병원에 실려가시는 장면이 또 뉴스에 나왔다.

 

한참을 학교에 못 들어가시다 내가 고등학생 땐가 대학생 때 그 즈음에 복직을 하셨다.

고등학생 때 아버지 직업란에 '학원 강사'라고 써서 냈던 기억이 나는 것을 보면

여튼 19살 즈음에 복직을 하셨던 것 같다.

 

중간에 잠깐 복직되셨다가 다시 해직되시고 우여곡절이 있기도 했다.

 

그 때 정부에서는 해직될 때 받은 퇴직금을 다시 내라고 했다.

그러면 해직 전 경력이 인정될 수 있고,

그럼 근무 기간 20년을 채워야 받을 수 있는 연금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린 돈이 없었다.

게다가 아빠는 정의로운 일을 하다 피해를 보았으니

그 손해를 나라가 보상해 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렇지 않아, 결국 복직 후 근무 년수를 20년을 못 채운 아버지는

올 해 여름 연금을 못 받게 되는 상태로 퇴직을 하시게 되었다.

 

부모님의 노후 문제는 늘 고민거리였다.

말로야 자식 둘이 있는데 무슨 걱정이야, 하기는 했지만 먹고사는 문제가 그리 만만한가.

 

그것 땜에 엄마 많이 속상하셨고 두 분 많이 싸우셨다.

엄마는 따로 소송이라도 걸라 하셨지만

아빠는 조직에서 함께 해결할 문제라고 따로 행동하지는 않으셨다.

 

그런데 오늘 전교조 사무실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올해까지 은행 이자로 퇴직금을 다시 내면 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5000여 만원을 넣어야 하는 모양이지만,

그래도 살림 걱정은 없게 되었으니 참 다행이다.

 

아 행복하다.

 

입이 벙긋벙긋하다.

 

아부지, 엄마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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