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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국경없는 친구들에서-한가지 이야기, 다른 시각들(2)

Name  
   류은숙  (2006-04-14 15:47:09, Hit : 206, Vote : 26)
Subject  
   <잡지>국경없는 친구들에서-한가지 이야기, 다른 시각들(2)
<한가지 이야기, 다른 시각들>

Tha Ble Por의 얘기

저녁이었다. 헤어지는 인사를 하고 있을 때, 난 머리에 뭔가를 이고 발걸음을 재촉하는 많은 사람들을 봤다. 소형 트럭 뒤에 농장 트럭이 줄섰고, 사람과 물건들을 태우고 국경문이 닫히는 저녁 6시 전에 국경을 넘으려고 대기하고 있었다. 난 오렌지 주스의 경로를 추적해봤다. 타이 치앙마이 주변에서는 3바트(약 90원)이던 것이 버마의 Peung Kleung에서는 5바트(약 150원)가 되고, 버마 남부의 Jaido까지 가면 8바트(약 240원)로 가격이 치솟을 것이다. 동시에 쌀과 거대한 대나무 다발이 나를 지나쳐 타이 쪽으로 운반되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 오늘날 Peung Keung 마을은 크고 번성해 보인다. 국경의 검문소까지 일련의 가게들로 꽉차있다. 하지만 이 모든 건물들 뒤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다소 지쳐있다. 카렌 민족 연합(KNU)이 국경의 버마쪽 지역에서 권력을 갖고 있을 동안에는 전쟁이 미치지 않았고, 이 국경 마을은 국경없는 사람들의 여행과 왕래로 살아움직였고 타이, 카렌, 몽, 파오, 버마 등 풍부하고 다양한 민족 문화가 풍부했다. 모든 주변 환경은 숲과 지속가능하게 회전되는 경작으로 풍부했다.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어느날, 주민들이 농사짓던 많은 경작지가 야생물 보존 지역으로 선포됐다. 그리고 국경의 버마쪽 권력은 KNU에서 정부군과 그 동맹세력으로 넘어갔다. 인구의 2/3에 달하는 무국적자들은 신분규제정책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여러 세대에 걸쳐 이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할 증거가 없거니와 이주해왔거나 약 20년간 이 마을에서 살아온 사람들은 오렌지 색깔의 “불법 입국자” 카드를 가질 수 있을 뿐이어서 이 신분카드로는 어떤 지위도 주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문화적 다양성이 국가 불안요소가 되버렸고, 마을 정미소에는 쌀이 없고, 보건소에는 해열제만 남았을 뿐이고, 돼지들에게 먹일 것이 없게 되자, 10대들은 도시에서 일용직을 구하기 위해 떠나기 시작했고, 많은 가정들이 먼 곳으로 재이주했다. 남아있는 사람들은 먹을 걸 돈주고 사야 하거나 난민 캠프에서 무료 의료 서비스를 구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것이 전쟁의 결과였다. 더 중요한 점은 버마쪽으로 더 들어가면 농사지을 땅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 자신들은 1백만달러의 기금, 교육보조금, 또는 마을에 공장이 들어서는 것을 발전 프로그램으로 생각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오래된 땅에서 농사를 짓고, 자연이 주는 음식을 먹고,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것이 발전이고, 이런 것들은 돈주고 살 수 없는 것이다.

나는 타이쪽을 뒤돌아봤다. 모든 것이 고요했다. 버림받은 시장 진열대들, 군인들이 있다. 아주 낡은 군복을 입고 있어서 어느쪽 군인인줄 모르겠다. 군인들은 기둥에 기대서 담배를 피우며 지루함에 누군가를 등칠 일을 기다리고 있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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