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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에서 온 새해 인사

Name  
   류은숙  (2005-01-13 11:14:09, Hit : 227, Vote : 29)
Subject  
   타이에서 온 새해 인사
타이에서 온 새해 인사

지난 몇 달 동안 "전혀 새롭지 않은"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났습니다. 예를 들어, 호주와 미국의 선거 같은 거죠. 둘 다 똑같이 낡은 사상을 가진 오래된 얼굴을 우리에게 보여줬습니다. 버마 수상의 축출 또한 절대권력이 여전히 똑같은 군부세력의 손아귀에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TV를 켜서 저는 또 똑같은 인기 프로그램이 인질 사건을 열띠게 보도하는 것을 봤습니다. 이러한 "전혀 새롭지 않은" 일들에 대해 저는 한때 낙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TV 프로그램의 아나운서는 누구에게나, 심지어 냉혈한 부패 공무원에게조차 매우 공손하지만, 오늘은 끊임없이 인질범을 가르켜 "it"이라고 했습니다. 그 인질범은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적이 있고, 아내를 집으로 되돌려 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물론, 저는 인질이 된 어린 소년과 그 부모들이 경험한 폭력적인 위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기분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제가 더욱 경악한 것은 뉴스 보도 때문이었습니다. 그 보도는 차가운 감탄사를 포함하여, "그게 인간인가?"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이어서 화난 군중이 그 범죄자에게 달겨드는 광경이 열심히 방영됐습니다. 이런 모습은 이 프로그램에서 아주 많이 보여졌습니다. 그리고 한 유괴범이 틀린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서 잡히게 됐다고 비아냥거리는 내용의 광고물을 뉴스가 쉬는 동안 방영했습니다.
  
저는 오히려,  "당신아이였다면, 당신의 느낌이 어땠을까요?"라고 물었던 인질이 된 아이의 어머니에게 공감을 느낍니다. 그건 그 어머니가 끔찍하고 수용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른 그 사람을 "인간"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니까요. 저는 경찰공무원이 수행해야 하는 인간존중적인 일과 머리를 써야 하는 일 중 어느것이 "뉴스"의 초점이 돼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협상에 임하면서 생명의 손실 없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경찰은 그 "사람(human)"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려고 노력해야만 했을 것이라는 겁니다.
경찰이 그 인질범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면, 그 사람이 귀 기울이고, 자신의 인간성에 대해 신뢰하고,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날 때까지 소년을 살려두는 것이 불가능할겁니다.

TV 프로그램에서는 이러한 분석을 하기보다는 정서적 폭력을 자극하는 것이 아마도 더 쉽고 더 재밌는 일일 겁니다. 빠른 뉴스의 세례를 받으면서, 우리는 사회가, 경제가, 정치가 우리 민중들에게 무엇을 하는지, 그렇게 잔인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질문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점점 더 폭력의 사용을 받아들이고, 더욱더 "국가"라는 말에 사로잡히고, 더욱더 사람들을 흑백, "우리"와 "적들"로 나누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폭력의 사용을 우리가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폭력을 신선하고 생동하는 것으로 느낀다면 우리의 "새해"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하지만, 국경없는 친구들은 언제나, 새로운 순간, 새로운 날, 새로운 해에 희망을 가질 겁니다. 우리는 우리가 변화를 기다리기만 하는 단순한 청중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자신이 주연배우이자 방송작가로서 우리는 줄거리를 새로운 영역으로 밀고 갈 권리가 있습니다. 어떤 등장인물에 대해서도 조명을 비추고 어떤 인물이 무대를 떠나야 하는지를 결정할 권리가 있습니다.  

새해에, 전 세계의 지도자들은 유엔의 정책과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권고를 토론해야 할 겁니다. 개혁된 구조는 열강이 아닌 나라들의 목소리와 참여를 통해 세계 민중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호하는데 목적을 두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둠을 보고"있지만 "빛을 느끼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뉴스가 우리가 희망하는 바를 바꾸지는 못할 겁니다. 우리는 여전히 보통 사람들의 힘이 매일매일을 "새로운" 날로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인간존엄성을 신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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